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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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 히데히로

사람과나무사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일 마주하는 식탁 위의 감자와 양파, 차 한 잔의 여유를 주는 찻잎을 보며 거대한 인류의 역사를 떠올리기는 어렵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움직이지 않는 식물이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자극하며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거대한 동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순금과 같은 가치를 지녔던 후추를 향한 탐욕이 콜럼버스와 마젤란을 바다로 보냈고 소박한 감자 한 알이 아일랜드 대기근을 일으켜 초강대국 미국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이야기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길에서 지나치던 식물들이 모두 인류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역사의 한 축이었다는 것이다.

영국 해군이 즐겨 먹던 국물 없이 걸쭉한 카레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즐겨 먹는 카레라이스의 원형이다.

본문 중에서

중세 유럽에서 후추는 단순한 향신료가 아니라 부와 권력의 상징 그 자체였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앞다투어 미지의 바다로 탐험가들을 보낸 이유도 바로 인도에서 나는 후추를 직접 손에 넣어 막대한 부를 거머쥐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도, 마젤란의 세계 일주도 후추를 향한 검은 욕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후추 무역을 독점한 국가는 세계의 패권을 쥐었고 그 패권은 대영제국을 거쳐 오늘날의 미국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작은 식물 하나가 인간의 욕망과 만나 인류의 역사를 얼마나 격정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귀족이나 상류층에서 후추의 인기가 치솟고 그에 따라 엄청난 가격이 형성된 데는 사실 실용적인 목적보다는 자신의 높은 지위와 부를 과시하기 위한 상징적 목적이 더 크게 작용했다.

본문중에서

사실 제일 놀랐던 에피소드는 감자였다. 감자는 '악마의 식물'이라고 불리면서 종교재판에서 화형을 당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자라 유럽의 굶주린 민중을 구원했지만 동시에 무서운 역병을 일으켜 1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일랜드 대기근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당대의 유럽인에게 차는 동양의 신비한 음료였다.

본문 중에서

17세기에는 차가 유럽에 열풍을 일으켰다. 영국인들은 차에 설탕을 넣어 마시기 시작했고 이는 폭발적인 수요로 이어졌다. 중국에서 차를 수입하며 발생한 막대한 무역 적자를 메우기 위해 영국은 인도에서 아편을 재배해 중국에 파는 비인도적인 삼각무역을 시작했다. 결국 아편전쟁이 일어났고 세금은 미국 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읽고 나니 매일 마주하는 식탁이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보였다. 딱딱한 역사 교과서가 아니라 식물의 역사를 읽으면서 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알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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