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찾아갈 거야
정규환 지음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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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갈 거야

정규환

푸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거대한 도시 시스템의 작은 부품처럼 느껴질 때, 남들의 속도에 맞추지 못해 뒤쳐지는 것 같아 불안할 때, 이 삭막한 곳에서 나만 홀로 떠 있는 섬 같다는 외로움이 밀려올 때가 있다. <사랑을 찾아갈 거야>는 그런 마음을 위해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책이다. 이 도시를 떠나야 행복이 있을 거라고 말하는 대신, 이 도시에서 현실적인 낭만을 찾아보자고 제안을 한다.

인생의 어느 한쪽이 당장 안 풀리는 것처럼 보여도 하루하루 형태를 잘 유지하며 살아가다 보면 다른 한쪽은 분명히 풀려가기 마련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가 느슨하게 일하고 작은 임대주택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더 높이 더 빨리 달려가야 한다고 부추기는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를 용기를 준다. 이 책은 나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도시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솔직한 관찰기록 같다.

타인에게 벽을 쌓고 그걸 유지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벽이 무너지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본문중에서

요즘은 퍼스널 브랜딩을 권하는 시대다.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고 포장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SNS의 화려한 타인의 삶과 나를 비교하며 조급해하고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나 자신을 자책했다. 그러나 이 책은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신경 쓰기보다 내면의 기준을 세우고 욕망에 솔직해지는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30대에 운전을 못하는 것은 무능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이타적인 발상의 전환이라는 것이다. 세상의 잣대로 스스로를 재단하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나가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유명해지고 싶지만 가망이 보이지 않을 때 유명한 친구를 사귀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는 능청스러운 해법 역시 마찬가지다.

하루하루 불안이 찾아올 때마다 뚜벅뚜벅 나를 향해 걸어오는 행운을 상상하곤 한다.

본문 중에서

서울에서 나고 자란 90년대생 게이로서 작가가 느끼는 서울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복잡한 공간이다. 혐오 세력에게 오물 테러를 당하고 '동성애 반대' 현수막을 마주해야 하는 불친절한 도시지만 동시에 마음을 나눈 친구들과의 추억이 깃든 곳이자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은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저자는 '아무것도 되지 않으려야 무엇이라도 될 수 있을것'이라고 말한다.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을 용기, 아직은 그럴 용기가 없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 있을까. 이 책은 정답을 알려주지 않지만 수많은 오답 속에서 나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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