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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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씩씩하고 활기가 넘치던 솔렌은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한 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유죄판결을 받은 자신의 의뢰인 아르튀르 생클레르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게 된 것이다. 그 사건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고 정신적으로 무너지게 된 솔렌은 로펌을 그만둘 결심을 하게 된다. 우울증 및 번아웃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 솔렌은 의사로부터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뜻밖에 조언을 듣게 된다. 처음 이 제안을 받았을 때는 탐탁지 않았던 솔렌은 무료함을 달랠 겸 봉사활동을 검색하던 중 우연히 '글을 대신 써 줄 작가'를 찾는다는 자원봉사 구인광고를 보게 된다. '작가'라는 단어를 보며 어릴 적 부모님의 반대로 접어야만 했던 자신의 꿈을 떠올리게 되고 결국 솔렌은 '펜연대'라는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정한다. 그 후 몇 번의 망설임은 있었지만 '팔레 드 라 팜므(여성 궁전)'을 방문한 솔렌은 마침내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완전히 마음을 굳히게 된다.


의사가 한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무언가 타인을 위한 일을 해 보라는 것이었다. "봉사 활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이런 제안은 의외였다. 의사가 말을 이었다. 솔렌에게 닥친 증상은 말하자면 '의미를 잃었기 때문'아라고 했다. "살아갈 이유, 일해야 할 이유, 그 모든 게 별안간 사라져서 그래요.. 그런데 그럴수록 자기 안에 갇혀서는 안 돼요.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해요. 아침에 눈을 뜬 뒤 기어이 몸을 움직여야 할 이유를 되찾아야 해요. 자신이 누군가에게 혹은 무엇인가에 도움이 된다는 느낌이 필요해요." _020 page




'여성 궁전'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피난 온 여성들을 돌보는 여성 전용 쉼터였다. 솔렌은 그 곳에서 일주일에 한 시간씩 거주자들이 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도와주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자신의 우울증을 완화시키는 동시에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봉사활동을 시작한 첫날부터 솔렌은 그곳에서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되고, 이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게 된다. 솔렌은 냉랭한 태도로 자신을 무시하는 거주자들의 태도에 분노를 느끼게 되고, 이내 봉사활동을 중단하려 하지만 수메야에게 받은 젤리를 보며 다시 한 번 그곳을 방문하게 된다. 두 번째 여성 궁전에 방문한 솔렌은 잘못 계산된 물건값을 받을 수 있게 마트 관리자에게 항의하는 편지를 써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처음 그 요청을 받았을 때는 자신을 놀리는 거라 생각했지만 진실로 요청한다는 걸 알고는 자신의 생각을 반성하게 된다. 그 일을 계기로 여성 궁정 거주민들의 취약한 삶의 환경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됨으로써 비로소 그들의 삶을 공감하게 되고 그들에게 신뢰를 얻고자 노력하게 된다. 몇 번의 고비를 맞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여성 궁전 거주민들에게 진심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솔렌은 서서히 여성 궁전의 거주민들의 표현 방식을 이해하게 되면서 그들과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되고 마침내 거주민들로부터 친구로 인정받게 된다. 또한 여성 궁전의 거주민뿐 아니라 자기 주변의 궁핍한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 차츰 우울증을 극복하게 되고 이전과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솔렌은 어쩔 수 없는 힘에 이끌리듯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빈타의 어깨에 이마를 기댄 채 자신이 느끼는 상실감, 가슴 끝까지 차올라 숨이 막히던 어떤 감정을 바깥으로 흘려보냈다. 솔렌은 타타 빈타의 품에 안긴 아이였다. 칼리두이자 수메야였다. 엄마의 품에 안긴 세상의 모든 아이였다. 처음으로 솔렌은 자신의 담을 무너뜨렸다. _137 page





이곳의 여자들은 아직도 자신을 더 놀라게 할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면 실망스럽기보다 재미있었다. 이곳에만 오면 게임의 규칙이 먹히지 않아 당황하는 자신이 우스웠다. 여기서는 카드를 번번이 다시 섞어야 했다. 매번 패를 새로 돌려야 했다. 솔렌에게 이곳에서의 삶이란 늘 새로 만들어 내야 할 무엇이었다. _326 page



<여자들의 집>을 읽으며 사회적으로 취약한 환경에 노출된 여성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들의 삶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처참했다. 사회적인 병패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문화로 인해서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된 채 살아가는 여성들도 많다는 걸 상기시켰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여성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 같았다. 아직까지도 일부 문화권에서는 여성들의 인권을 박탈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나를 더욱 슬프게 했다. '여성 궁전'의 거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바라본 취약계층 여성들의 삶은 지금까지 무심코 지나쳤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떠올리게 하고 반성하게 만드는가 하면 블랑슈와 알뱅의 삶을 통해 들려준 이야기는 고귀한 희생과 도전이란 어떤 것인지 일깨워 주었다. 솔렌이 봉사활동을 통해 성장했던 만큼 나 또한 <여자들의 집>을 읽으며 한층 더 성숙해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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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초콜릿
양소영 지음 / 젤리판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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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초콜릿>의 저자는 방송인이자 변호사였다. '인생은 초콜릿'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 떠올렸던 달콤한 초콜릿과는 달리 이 책은 저자의 달콤하기보다는 쌉쌀했던 삶과 사랑 그리고 사람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쌉쌀했던 저자의 삶이 '달콤' 쌉싸름한 삶이라고 표현된 이유는 언제나 자신의 삶을 긍정적이고 도전적으로 살아갔던 저자의 삶의 자세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더 빛나고 멋지게 보였다.

순간순간 문제가 생기면 어디론가 숨거나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백 번도 더 들었다. 그 문제를 들춰내고, 직시해야 하는 순간이 나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었다. 그럴때마다 나를 붙드는 것이 "맞을수록 정신 차려!"라는 말이었다. 그것을 입으로, 머리로, 마음으로 수없이 되뇌었다._023 page 


저자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언제나 승승장구한 인생을 살았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인생은 초콜릿>에서 들려준 저자의 이야기는 그러한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저자는 여섯 번이나 사법 시험에 낙방하고 나서야 합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어린 나이에 개인 사업자 변호사로 개업했기 때문에 의뢰인들의 불신의 눈초리를 견뎌내야만 했다. 조금이라도 신뢰를 주기 위해 고용한 나이 지긋한 사무장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선임료를 가지고 잠적하는 바람에 의뢰인들의 빗발치는 항의를 감당해야 했다. 측은한 마음에 고용한 사무직 직원마저 통장 잔고를 털고 도망가는 바람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저자의 고생은 비단 돈과 고용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때론 힘들게 승소하고 나서도 보수는커녕 돌변하는 의뢰인의 위협을 받는가하면, 우유부단한 의뢰인과 공격적인 상대방의 태도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유산을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얼마 전 아들이 내게 물었다. "엄마는 행복의 기준이 뭐예요?" 나는 그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나의 행복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응, 아들! 엄마는 무엇에 도전하고 이루는 것을 좋아해. 최고가 되는 것보다 도전하는 것이 엄마에게는 의미가 있고 그것으로 행복하단다. 어떤 때는 최고가 되기도 하고, 아닐 때도 있지만, 1등 보다는 2등, 3등이 좋아. 계속 노력할 수 있잖아. 엄마는 그 몰입하는 과정이 참 행복해. 그런데 그것이 아빠와 너희 세 남매랑 같이 있을 때 느끼는 행복을 못 느끼게 한다면, 곧 우울해지더라고. 그래서 멈출 수 있어. 엄마는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할 거야."_082 page


내가 본 저자의 삶은 고비의 연속이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언제든지 무너져내릴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사람들과 달리 매우 도전적이고 강한 사람이었던 저자는 수많은 어려움을 뚫고 어엿한 중년 여성 대표 변호사가 되어있었다. 저자의 삶을 통해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기보다는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삶의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었고, 그러한 삶의 자세가 인생의 방향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남편과 아이들의 인격을 존중해 주고 나아가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욕망을 조절할 줄 아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필요한 삶의 자세도 배울 수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언제든 내가 원하지 않는 삶의 상황이 오면 이를 끊고 나올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내가 참고 싶지 않을 때 참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무조건 상대방에게 양보하고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분들이 있다. 여태껏 자기 중심으로 선택하고 살아보지 않았기에 그런 삶을 마치 죄처럼 여긴다. 이제 그런 희생을 끌어안아서는 안 된다. 자기 삶을 선택하는 연습을 하고, 준비해야 한다. 경제적인 능력을 키우고, 마음을 단단하게 다져 나가야 한다. _172 page


 <달콤한 초콜릿>을 통해 본 저자는 굉장히 진취적이고 도전적이며 결단력있는 사람이었다. 법률구조공단 변호사 경력 1년만에 곧장 변호사로 개업을 한 저자의 패기와 용기 그리고 결단력이 부러웠다. 또한 그 당시 저자의 나이가 32살이었다는 사실은 나를 더욱 놀라게 했다. 또한 만난 지 한 달 만에 결혼을 결심하고 6개월 뒤 결혼식을 올렸을 정도로 자기 자신을 신뢰할 줄 아는 사람이었던 거 같다. 항상 당당하고 도전적인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활기넘치는 긍정의 에너지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동기부여가 되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도 자신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긍정적으로 접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돈에 대한 저자의 원칙은 나의 삶을 돌아보게 했다. 법률 지식을 전하는 방송을 제외한 예능프로그램을 하차함으로써 그동안 쌓아온 인지도를 과감히 내려놓았던 저자의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눈앞의 달콤한 유혹을 합리화하지 않고 늘 자신의 원칙을 바탕으로 결정하고 도전할 줄 아는 저자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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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전구담 1
QTT 지음 / 영컴(YOUNG COM)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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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예쁜 그림체와 대조적으로 사회의 어두운 면을 흥미롭게 풀어낸 매력적인 웹툰<귀전구담>이 출판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팬이라면 어느 누가 소장 욕구를 뿌리칠 수 있을까? 보들보들한 재질의 표지와 1권에서 3권까지 이어지는 일러스트를 보고 있으면, 이 책들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봐왔던 웹툰 출간물들 중 손에 꼽힐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형태로 출간되었다. 일러스트는 말할 것도 없고 내부 구성마저 완벽하게 편집되어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온라인 웹툰에서 느낄 수 있었던 특유의 긴장감이 그대로 전해졌다.



지금부터 들려줄 얘기는 귀신보다 무서운 사람들의 이야기다_014 page


<귀전구담>은 네이버 웹툰으로 연재되는 기간 내내 꾸준히 사랑받았던 인기 웹툰이었다. 시즌2까지 완결되었음에도 여전히 나를 비롯한 다수의 두터운 팬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지금은 유료화로 전환되어있어서 가끔씩 <귀전구담>의 에피소드들이 그립곤 했는데 운이 좋게 책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게다가 책 속에는 생각지도 못한 QTT 작가님의 친필 사인까지 담겨 있었다.



귀신이 전해주는 이야기라는 뜻을 담고 있는 <귀전구담>은 귀신들이 원탁에 둘러앉아 돌아가면서 죽기 전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기존의 귀신 이야기와는 차별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되어 있었고, '인생 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취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느껴졌다. 또한 각자의 사연들이 사회적 병패와 연계되어있어서 <귀전구담>을 읽는 내내 사회적인 문제들의 심각성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오랜만에 읽었음에도 에피소드 하나하나 독창적이고 허를 찌르는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던 <귀전구담> 덕분에 눈과 머리가 즐거운 주말을 보낼 수 있었다.



다만 딱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귀점구담> 3권의 내부가 거꾸로 뒤집힌 채로 출판되었다는 것이다. 음...아끼는 작품이고 평생 소장하고 싶은 책이었던 만큼 위아래가 완전히 뒤집혀서 출판된 3권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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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빠와 힐링 컬러링북 -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바라바빠 컬러링북 1
홍원표 지음 / 넥서스BOOKS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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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외출이 자유롭지 못할 때면 컬러링북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순서에 얽매이지 않고 그날 그날 마음에 드는 그림을 펼쳐 색칠했다.


나만의 색으로 하나씩 채워나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새벽에 잔잔한 음악을 틀어 놓고 책상에 앉아


하나하나 색을 채워가며 완성하고나면,


아침부터 무언가에 집중해서 몰두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나름대로 겹치지 않게 칠하려고 노력했지만


가지고 있는 색이 다양하지 않아서 그 점은 조금 아쉬웠다.



몇 가지 예시들이 나와 있었지만


나는 나만의 느낌으로


색깔을 섞어가며 칠해보았다.



바라바빠는 달 뒷면에 살다가


몰래 지구에 잠입해 왔다고 한다 .


그래서 보름달이 뜨면 바라바빠의 얼굴에


빛이 나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얼굴에서 빛이 나는 바라바빠를 상상하며


바라바빠를 무지개색으로 표현해 보았다.


쪼꼬미 바라바빠들은 검은색을 사용해서


산만함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얼핏보면 단순한 듯이 보이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다양한 색칠방법을 찾으면서


여러 시도를 해볼 수 있게 해서 좋았다.


앞으로 뭔가 집중하고 싶을 때


한장씩 칠하면 힐링도 되고 좋을 거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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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부부생활 - 톨스토이가 들려주는 사랑과 결혼
이문균 지음 / 밥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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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부부생활>은 톨스토이의 작품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 그리고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의 실제 결혼생활 이야기를 통해 현명한 부부와 불행한 부부의 차이점과 올바른 대안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사람은 배우고 성장하는 만큼 시야가 넓어지고 삶에 대한 태도가 변함으로써 더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슬기로운 부부생활>을 읽으며 그 속에서 지혜를 얻어 부부생활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앞으로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 과연 행복한 부부란 어떤 구분된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우리의 자아상은 오랜 세월 많은 사람에 의해서 형성된다. 그런데 결혼하면 배우자는 그동안 형성된 상대방의 자아상을 뒤집어놓을 수 있다. 그만큼 모든 부부는 배우자의 영향을 받고 있다. _021 page


<전쟁과 평화> 그리고 <안나 케리니나>의 등장인물의 부부생활에는 톨스토이의 삶과 생각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어 보다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표현돼있었다. 먼저 톨스토이의 작품 <전쟁과 평화>에서는 '피에르 백작과 나타샤' 부부 그리고 '니콜라이 백작과 마리야' 부부를 통해서는 그들이 어떻게 만나서 사랑을 하고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결혼 후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서 언급되어 있었고 슬기로운 부부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반면 '안드레이와 리자' 부부를 통해서는 행복하지 못했던 그들의 부부생활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며 어떻게 했어야 그들의 부부생활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지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톨스토이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부부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면서 그의 작품에는 그가 결혼생활에서 느낀 부정적인 감정들이 반영되었다. 그중 가장 안타까웠던 부부는 '안드레이와 리자' 부부였다. 가정, 배경, 외모 그리고 실력까지 모두 겸비하고 있어 다른 사람 눈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신랑감이었던 안드레이 공작과 결혼한 리자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지 못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여자를 부정적이게 보았던 안드레이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단지 결혼한 것을 후회하며 불평할 뿐이었다. 그의 결혼 생활은 일방적이며 독단적이었고 그의 아내인 리자를 전혀 존중해 주지도 않았고 오직 자기중심적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했다. 그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신의 부정적인 기질과 태도를 고치려고 노력하기는커녕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아내의 잘못을 탓하지 않고 사랑과 배려로 감싸주었던 퇴계 이황의 모습과 대조되는 그의 태도는 참 안타깝게 느껴졌다. <슬기로운 부부생활>의 저자는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는 특별한 비결이나 법칙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해 주는 마음이 행복한 부부로 살아가는 데에는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해서는 마음을 열고 서로를 존중함으로써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리야와 니콜라이 부부의 문제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과 가치관이 많이 달랐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생각이 틀리거나 나쁜 것은 아니었다. 결혼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각자의 신명을 따라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결혼한 만큼 두 사람은 함께 살아야 했다. 함께 행복하게 살려면 상대방의 생각과 가치관을 수용하고 어느 정도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슬기로운 부부는 그렇게 산다. _105 page




톨스토이의 작품 <안나 카레니나>에서는 '안나와 카레닌' 그리고 '레빈과 키티' 부부를 통해 불행한 부부와 행복한 부부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행복한 부부생활을 했던 레빈과 키티 부부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지만 비극적이었던 결말을 맞이한 안나의 이야기는 책을 다 읽고난 후에도 한참 동안 머릿속에 맴돌았다. 과연 그들이 행복한 부부가 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슬기로운 부부생활>의 저자는 안나와 카레닌 그리고 브론스키의 이야기를 통해 불행한 부부생활을 초래한 원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안나와 카레닌의 부부생활이 비극적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안나는 좋은 아내였고 카레닌은 좋은 남편이었다. 하지만 안나가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면서 안나는 남편의 모든 것에 불만을 느끼며 그들의 결혼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런 안나를 보며 남편 카레닌은 관청에서 일하는 방식인 권리와 책임의 관점으로 아내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카레닌의 생각과는 달리 안나는 남편의 경고를 무시하고 사교계를 드나들며 브론스키와의 만남을 이어간다. 점차 자신과 아내 안나 사이에 벽이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되자 결국 카레닌은 부부 사이의 문제를 미루고 방치하게 된다. 안나 역시 브론스키와의 불륜이 탄로 날까 봐 늘 노심초사했다. 그녀는 스스로를 부정한 여자라고 생각면서도 허위와 체면밖에 모르는 남편의 비난하며 자신을 정당화하려 했다. 결국 안나는 남편과 아들을 버리고 브론스키를 선택하게 되며, 그녀는 사교계에서 불륜녀로 낙인 찍혀 사람들의 경멸을 받게 된다. 안나는 자기가 남편을 배신했듯 브론스키도 자신을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늘 불안해하며 브론스키를 의심하고 질투하며 그를 힘들게 했다. 브론스키는 자신에게 매달리는 안나에게 점차 염증을 느끼게 되며 그녀를 짐으로 여기게 된다. 브론스키만 바라보고 그에게 매달렸던 안나는 자신을 부담스러워하는 브론스키를 보며 살아갈 이유를 상실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안나와 카레닌 부부를 통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이 얼마나 큰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꼭 부부생활이 아니더라도 문제를 직면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관계를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슬기로운 부부생활>에서는 톨스토이의 작품 이외에도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각각의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있었다. 점점 불행해지는 부부생활을 했던 '톨스토이와 소피아' 부부와는 달리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할지 알았던 '도스토옙스키와 안나'를 통해 현명하고 슬기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 볼 수 있었다. 꼭 부부생활에만 국한되기보다는 모든 관계에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고, 배려와 존중이야말로 모든 관계의 필수 요소라는 점을 배울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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