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위해 성형을 감행하고 남편을 죽인 살인자와 결혼한다는 파격적인 소재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과연 살인자에게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그리고 그 비밀을 어떻게 파헤칠지 궁금했다. 파격적인 소재와는 달리 처음 시작은 조금 단조로웠다.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칭송받는 쿠보카와치 히데오. 그는 아내를 소중히 여기는 한없이 자상한 남편인 것처럼 보였다. 그런 남편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모양처 사토 에리. 그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어느 부부 못지않은 잉꼬부부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속을 조금만 들추면 완전히 달라졌다. 히데오는 시립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였다. 하지만 다다토키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그는 피해자가 되었다 다시 용의자가 된다. 하지만 덕망이 깊었던 그는 시민단체의 서명과 증거 없음으로 무죄판결을 받게 된다. 원래는 다니던 병원 외과부장의 딸과 약혼했지만 이 일을 계기로 파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병원을 나와 방문 진료의원으로 일하게 된다.


파편은 생각지도 못한 곳 까지 날아간단 말이야.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와서 놀라게 할 때가 있어. _009 page


고립되어 점점 벼랑 끝으로 몰려가는 위태로운 상태에서도 유일하게 마음의 버팀목이 된것은 한시라도 빨리 희데오를 유죄로 만들겠다는 다짐이었다.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해도 개의치 않는다. 모두가 히데오의 편이 되어주든 다다토키를 비난하든 상관없다. (중간 생략) 히데오가 얼른 기소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매일 열심히 기도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_087 page


그녀의 아내는 사실 사토 에리이기 전에 사키코 가와사키 였다. 그녀는 어느 날 한밤중 경찰에게서 걸려온 전화로부터 그의 남편 가와사키 다다토키가 다니모토초라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추락사했다는 청천벽락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녀는 남편에 대해 지금까지 몰랐던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줄줄이 듣게 된다. 그가 반년 전 다니던 제약 회사에서 퇴직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가 사람들에게 사기를 친 사기꾼이었다는 것. 이후 최초 목격자인 구보카와치 히데오가 용의자라는 사실이 밝혀지지만, 이마저도 점차 이야기가 히데오게 유리해지며 그는 무죄판결로 풀려나게 되고 그녀는 분노하게 된다.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그녀는 동반자살사이트를 통해 사토 에리를 만나게 되고 함께 죽으려 하지만 이마저도 실패하게 되면서 혼자 살아남게 된다. 결국 그녀는 죽은 에리의 신분을 잠시 빌려 히데오에게 복수를 하기로 마음먹게 된다. 힘들게 히데오를 찾아내고 결혼까지 성공하게 되지만 그가 범인이라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살짝 벌린 그 입술에 이끌리듯이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다가 입술이 닿기 직전에 문득 멈췄다. 난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난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이 사람을 사랑해서는 안 된다. 끌려서도 안 된다. _200 page


또 '너'라고 불렀다. 갑자기 거리감을 느꼈다_239 page

구테 나흐트 _241 page

시간이 갈수록 자신에게 한없이 자상한 히데오를 보며 그녀는 갈등하게 된다. 점차 그가 진실한 사람이라는 걸 믿게 되고 그와 함께 하는 미래를 택하려 하지만. 그러던 어느 날 의심스러운 물건을 접하게 되며 그녀는 전남편 다다토키와 현 남편 히데오에게 향한 마음으로 크게 갈등하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없이 자상하기만 했던 히데오가 그녀를 부르는 말투가 미묘하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 당신이 아닌 '너'. 과연 어떤 비밀이 숨어있어 있는 것일까? 그녀의 전 남편 다다토키는 자살을 한 걸까? 아니면 살해 당한 걸까? 과연 현남편 구보카와치 히데오는 이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과연 그는 이 사건의 피해자 일까? 아니면 가해자일까? 단조로운 초반과는 달리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히데오가 점점 입체적으로 변하면서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준다. 이야기가 모두 마무리되고 모든 퍼즐이 다 맞춰졌을 때 비로소 모든 사건에는 시작과 끝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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