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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부부생활 - 톨스토이가 들려주는 사랑과 결혼
이문균 지음 / 밥북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슬기로운 부부생활>은 톨스토이의 작품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 그리고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의 실제 결혼생활 이야기를 통해 현명한 부부와 불행한 부부의 차이점과 올바른 대안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사람은 배우고 성장하는 만큼 시야가 넓어지고 삶에 대한 태도가 변함으로써 더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슬기로운 부부생활>을 읽으며 그 속에서 지혜를 얻어 부부생활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앞으로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 과연 행복한 부부란 어떤 구분된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우리의 자아상은 오랜 세월 많은 사람에 의해서 형성된다. 그런데 결혼하면 배우자는 그동안 형성된 상대방의 자아상을 뒤집어놓을 수 있다. 그만큼 모든 부부는 배우자의 영향을 받고 있다. _021 page
<전쟁과 평화> 그리고 <안나 케리니나>의 등장인물의 부부생활에는 톨스토이의 삶과 생각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어 보다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표현돼있었다. 먼저 톨스토이의 작품 <전쟁과 평화>에서는 '피에르 백작과 나타샤' 부부 그리고 '니콜라이 백작과 마리야' 부부를 통해서는 그들이 어떻게 만나서 사랑을 하고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결혼 후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서 언급되어 있었고 슬기로운 부부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반면 '안드레이와 리자' 부부를 통해서는 행복하지 못했던 그들의 부부생활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며 어떻게 했어야 그들의 부부생활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지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톨스토이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부부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면서 그의 작품에는 그가 결혼생활에서 느낀 부정적인 감정들이 반영되었다. 그중 가장 안타까웠던 부부는 '안드레이와 리자' 부부였다. 가정, 배경, 외모 그리고 실력까지 모두 겸비하고 있어 다른 사람 눈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신랑감이었던 안드레이 공작과 결혼한 리자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지 못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여자를 부정적이게 보았던 안드레이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단지 결혼한 것을 후회하며 불평할 뿐이었다. 그의 결혼 생활은 일방적이며 독단적이었고 그의 아내인 리자를 전혀 존중해 주지도 않았고 오직 자기중심적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했다. 그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신의 부정적인 기질과 태도를 고치려고 노력하기는커녕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아내의 잘못을 탓하지 않고 사랑과 배려로 감싸주었던 퇴계 이황의 모습과 대조되는 그의 태도는 참 안타깝게 느껴졌다. <슬기로운 부부생활>의 저자는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는 특별한 비결이나 법칙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해 주는 마음이 행복한 부부로 살아가는 데에는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해서는 마음을 열고 서로를 존중함으로써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리야와 니콜라이 부부의 문제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과 가치관이 많이 달랐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생각이 틀리거나 나쁜 것은 아니었다. 결혼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각자의 신명을 따라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결혼한 만큼 두 사람은 함께 살아야 했다. 함께 행복하게 살려면 상대방의 생각과 가치관을 수용하고 어느 정도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슬기로운 부부는 그렇게 산다. _105 page
톨스토이의 작품 <안나 카레니나>에서는 '안나와 카레닌' 그리고 '레빈과 키티' 부부를 통해 불행한 부부와 행복한 부부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행복한 부부생활을 했던 레빈과 키티 부부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지만 비극적이었던 결말을 맞이한 안나의 이야기는 책을 다 읽고난 후에도 한참 동안 머릿속에 맴돌았다. 과연 그들이 행복한 부부가 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슬기로운 부부생활>의 저자는 안나와 카레닌 그리고 브론스키의 이야기를 통해 불행한 부부생활을 초래한 원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안나와 카레닌의 부부생활이 비극적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안나는 좋은 아내였고 카레닌은 좋은 남편이었다. 하지만 안나가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면서 안나는 남편의 모든 것에 불만을 느끼며 그들의 결혼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런 안나를 보며 남편 카레닌은 관청에서 일하는 방식인 권리와 책임의 관점으로 아내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카레닌의 생각과는 달리 안나는 남편의 경고를 무시하고 사교계를 드나들며 브론스키와의 만남을 이어간다. 점차 자신과 아내 안나 사이에 벽이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되자 결국 카레닌은 부부 사이의 문제를 미루고 방치하게 된다. 안나 역시 브론스키와의 불륜이 탄로 날까 봐 늘 노심초사했다. 그녀는 스스로를 부정한 여자라고 생각면서도 허위와 체면밖에 모르는 남편의 비난하며 자신을 정당화하려 했다. 결국 안나는 남편과 아들을 버리고 브론스키를 선택하게 되며, 그녀는 사교계에서 불륜녀로 낙인 찍혀 사람들의 경멸을 받게 된다. 안나는 자기가 남편을 배신했듯 브론스키도 자신을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늘 불안해하며 브론스키를 의심하고 질투하며 그를 힘들게 했다. 브론스키는 자신에게 매달리는 안나에게 점차 염증을 느끼게 되며 그녀를 짐으로 여기게 된다. 브론스키만 바라보고 그에게 매달렸던 안나는 자신을 부담스러워하는 브론스키를 보며 살아갈 이유를 상실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안나와 카레닌 부부를 통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이 얼마나 큰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꼭 부부생활이 아니더라도 문제를 직면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관계를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슬기로운 부부생활>에서는 톨스토이의 작품 이외에도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각각의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있었다. 점점 불행해지는 부부생활을 했던 '톨스토이와 소피아' 부부와는 달리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할지 알았던 '도스토옙스키와 안나'를 통해 현명하고 슬기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 볼 수 있었다. 꼭 부부생활에만 국한되기보다는 모든 관계에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고, 배려와 존중이야말로 모든 관계의 필수 요소라는 점을 배울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