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조금 지쳤다 - 번아웃 심리학
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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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우울한 감정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한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일의 강도와 업무의 양이 과거에 비해 급격히 상승하면서 번아웃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기술 발달은 가속화될 것이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늘어나는 신종 바이러스들로 인한 질병도 생겨나면서 번아웃 증후군에 노출될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번아웃을 예방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을까?


번아웃 증후군(탈진 증후군): 어떤 일에 과도하게 몰두하다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무기력증이나 불안감, 우울감, 분노, 의욕상실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 조절 되지않은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이 고갈된 상태._014 page


<우린 조금 지쳤다>에서는 번아웃 증후군에 대해서 우울증과 슬럼프와는 구분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었고, 그에 따른 해결방안들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었다. 정신과 의사들이 우울증을 판단할 때는 '시화적 기능'과 '대인관계 기능'을 중요한 측정 요소로 삼는다고 한다. 또한 보통 '우울증'은 자신의 이상과 실제 현실 사이의 격차가 클수록 자존감이 무너질 때 느끼는 감정이고, 우울증이 오기 전 신체에서 보내는 신호가 바로 '번아웃' 증상이라고 구분하여 설명한다. 또한 번아웃 증후군은 만성적인 증상인 반면 슬럼프는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증상이라고 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우울증, 번아웃 증후군 그리고 슬럼프를 동일한 증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을 알 수 있었다.



'번아웃'에 빠진 사람은 자신에게 번아웃이 온지 모른다. 휴식하고 재충전해야 하는데,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지 못하니 치료의 시작도 없다. '내가 번아웃이라고? 아니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거야' 라며 자신을 속인다. 휴식할 시기임을 인정하고, 마음의 재활을 위한 긴 여정을 감내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부정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고,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데 도리어 억지를 부리며 집착한다. _246 page


과도한 경쟁 사회에 노출되어 완벽함을 강요받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바로 번아웃 증후군을 초래한다고 말하며, 특히 자기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신경 쓰는 사람 또는 자신의 한계를 인지하고 있지 못한 사람들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자기 자신을 몰아세우고 뇌가 피로하게 하기 때문에 번아웃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자신에 대한 통제력은 물론이고 평소 잘하던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무의미하고 귀찮게 느껴지면서, 점차 무기력해지게 되고 결국 해야 할 일들조차 미루거나 포기하게 된다고 한다. 막연히 성공을 위해 맹목적으로 참고 버티기에는 번아웃 증후군이 인생 전반에 거쳐 미치는 영향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다.


건강한 직장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워라벨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며 완벽함에 집착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일과 일상에서 자신의 경계를 명확히 설정하고 삶의 우선순위를 정함으로써 일의 통제력을 높여야 하고, 나아가 바쁜 일상 속에서도 휴식을 취함으로써 지친 몸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 외에도 규칙적인 식사, 적절한 운동, 명상, 마음 일기 그리고 약간의 변화 등이 번아웃 증후군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명상의 경우에는 호흡법과 자세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나와있어서 시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저자는 노래를 들으며 공부를 하거나 밥을 먹으면서 유튜브를 시청하는 것과 같은 '멀티태스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멀티태스팅이 얼핏 보면 효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뇌가 과부하 상태가 되면서 오히려 인지 기능을 저하시키고 작업 기억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한 가지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게 된다고 말하며, 가급적이면 멀티태스킹을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번아웃을 유발하는 또 다른 요인인 '대인 관계'를 언급하며 학교 또는 직장 생활에서 마주칠 수 있는 상식 밖의 사람들에 대한 특징들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고, 그들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면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제시해 주고 있어서 정말 유익했다. <우린 조금 지쳤다>의 후반부에는 저자가 대학교 시절부터 인턴 그리고 병원에서 일했던 경험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었다. 시간적인 압박 속에서 저자가 경험한 것들과 저자의 의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서술되어 있어서 더욱더 신뢰가 갔다. 덕분에 번아웃 증후군에 대해서도 더 잘 알 수 있었고, 번아웃 증후군을 예방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어서 좋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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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것도 습관입니다 -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8가지 기술
아리카와 마유미 지음, 송소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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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듯 보이는 하루 24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 얼핏 보면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한 듯이 보이지만, 실상은 시간의 소중함을 잘 알고 소중히 보내는 사람들에게만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듯하다. 이런 걸 보면 시간이란 참 상대적이고 재밌는 요소인 거 같다. 때때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걸 보며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어릴 적에는 그렇게 길게만 느껴졌던 하루가 점점 짧게 느껴지고 늘 시간에 아쉬움이 묻어난다. 인터넷 기사들을 보면 얼마 전에 일어난 일 같은데 벌써 5년 7년이 훌쩍 지난 일이란 걸 날짜로 확인할 때면 소름 돋기도 한다. 하루 일과가 마무리되면 책상 앞에 앉아 생각에 잠기곤 하는데 그럴 때면 이따끔씩 누군가 내 시간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바쁜 것도 습관입니다>에서는 마치 이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늘 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바쁜 일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던 이유와 그에 따른 해결책들을 제시해 주고 있었다.


'시간'은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며 '기적'이기도 합니다. 시간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며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집니다. 그렇기에 무엇에 시간을 들였지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를 말해줍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당신이란 사람을 만들어 갑니다. _015 page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에게 '중요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일과 중 쓰고 남은 시간에 '자신의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는 자신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실상 어렵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계획할 때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을 가장 맨 먼저 배치하고 나서, 나머지 시간들을 우선순위에 따라 안배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의 스케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이런 경우는 자신의 시간을 만드는 데 집착하기보다는 '하고 있는 것'을 '하고 싶은 것'으로 바꾸는 것이 빠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즉 생각을 전환함으로써 일에 대한 애정을 키우면 '내 시간'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고 만족감도 높일 수 있고, 나아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우뚝 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비단 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과 교제하는 시간에도 이런 마음의 자세를 갖는다면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 가' 입니다

_<바쁜 것도 습관입니다> 본문 중


'시간의 질'은 '감정의 질'과 같다고 말하며 주어진 시간을 어떤 기분과 감정의 상태로 보내느냐에 따라 시간의 질이 달라지고 나아가 인생의 질 또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에만 집착기보다는 '어떠한 감정으로 내 삶을 대하느냐'가 시간의 질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즉 긍정적인 자세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시간의 질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늘 '시간이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제시되어 있었다. 첫 번째 소나무 유형은 호기심이 많고 성장 욕구가 왕성해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바쁜 일상을 보낸다고 한다. 이 유형의 경우에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꼭 하고 싶은 것을 가장 먼저 하고, 나중에 할 수 있는 일은 나중으로 조금 미룸으로써 시간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두 번째 유형인 바쁜 삶을 충실한 삶과 동일시하는 대나무 유형의 사람에게는 바쁘게 지내기 위해 애써 일정을 만들기보다는 '무엇을 위해 이걸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끝으로 세 번째 매화나무 유형은 시간에 떠밀려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항상 바쁘게 살아가는 반면 정작 자신을 위한 시간 또는 가족과 함께 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다고 말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고 한다. 저자는 이렇게 바쁜 삶을 살아가며 오류를 범하는 사람들을 위해 <바쁜 것도 습관입니다>를 통해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면서 스스로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기 때문에 너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한 나머지 정작 지금 하고 싶은 일들을 마냥 미루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을 괴롭히는 감정도, 남과 비교하는 마음도, 물질적인 욕망도 모두 무의미합니다. 중요한 것은 진정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으로 당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들어봅시다.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지금 그것을 하면 됩니다. 우리 생은 영원하지도 않으며 시간은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후회하지 말고, 바로 지금 이순간을 사는 겁니다. 언젠가 멈추게 될 생을 생각하면서. _222 page


<바쁜 것도 습관입니다>는 지금 나에게 딱!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해야 할 일만큼이나 하고 싶은 일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종종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뒤섞이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는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이러한 습관을 고치려고 몇 번의 시도를 해보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번에 <바쁜 것도 습관입니다>를 읽으면서 나의 문제점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고, 나아가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도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 앞으로도 초조해지거나 삶의 여유가 없어진다고 느껴질 때마다 이 책을 찾게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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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
이지아 지음 / 델피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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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 그렇다. 소심이 병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소심한 사람들을 기피하곤 한다. 또한 아무런 꺼리낌 없이 소심한 성경을 고치라고 강요받아 왔다. 마치 그것이 병인 것처럼. 그래서 소심한 사람들은 소심하지 않은 척, 쿨한 척하며 자신의 안에 소심함을 감추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천생 소심한 글쟁이라고 말하는 저자가 이 책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용기와 결심이 있었을지 생각해보았다. 소심이 병은 아니지만 알게 모르게 사회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비주류의 성격으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최근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나 넷플릭스와 같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에서는 소심하거나 내성적인 사람들도 훌륭한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에게 알려진 유명 인사들 중에도 소심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어쩌면 너무 오랫동안 우리는 '소심한 사람'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소심함에서 끌어낼 수 있는 강점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이번 기회에 <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를 읽으며 소심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싶었다.


나는 정말로,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나를 보고 있다고 믿었다. 정말이다. 그러니 그 어디에서도 자연스러울 수가 없었다. (중간 생략) 어쩌면 나는 '네가 세성의 주인공이야'라는 말을 너무 철석같이 믿었는지도 모른다. 드라마 속 주인공의 일거수일투족을 우리가 지켜보는 것처럼, 세상의 주인고인 나도 누군가 그렇게 지켜볼 거로 생각했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니까 내가 그만큼 중요한 사람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나는 당당해지기보다는 오히려 위축됐고, 세상 사람들이 나를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에 실망했다. 나는 세상의 주인공이야! 이런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니라고!_071 page



'소심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대답하지 못하고 조심성이 지나치게 많다'라고 한다. 하지만 일상 속에 소심함의 의미는 사전적 의미보다 훨씬 더 암울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속으로만 삭이는 사람, 왠지 움츠려 보이고 자신 없어 보이는 사람과 같이 다소 답답하고 불쌍해 보이는 사람들을 대표하기도 하고, 때론 사소한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따지려 드는 사람을 소심하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누구나 소심한 면은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저 지금까지는 '소심함'의 부정적인 면에만 집중하고 그 정도가 심한 사람들을 일반화함으로써 정의내린 건 지도 모른다.


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는 역시 옳았다. 나는 그동안 나를 잘 몰랐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쓰인 '나는 소심하다'라는 굴레에 맞춰서 그렇게 스스로 변해가고 있었을 수도 있다. 마음은 생각보다 힘이 세서 잘못 먹은 마음 하나로 한 사람의 모든 것이 달라지기도 하는 법이다. 그렇다면, 분명한 건 또다시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서 변할 수도 있다는 사실 아닐까? 조금 늦었지만 이제라도 알아가야겠다. '나'라는 사람에 대하여_223 page



<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를 통해 들려준 저자의 이야기는 굉장히 솔직했다. 소심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불특정 다수에게 들려줄 수 있었을까? 책을 통해 본 저자는 타인의 편의를 위해서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말뿐만 아니라 그녀와 가까운 지인들조차도 그녀의 불편함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완벽히 배려가 몸에 밴 그런 사람이었다. 저자는 모든 경험 속에서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할 줄 알았다. 또한 자신의 소심함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그 속에서 배움과 깨달음을 얻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어쩌면 그녀의 소심함이 그런 배려를 만들어낸 건지도 모른다. 누구나 남들과 비교하면 작아지는 면이 있을 것이다. 이때 자신의 소심함을 감추고 고치려고만 하기보다는 저자와 같이 소심한 자신의 성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내는 것은 어떨까? <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를 읽으며 내 안에 소심함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또한 숨기고 싶었던 내 한 면을 이제는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 소심함 때문에 움츠려든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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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얼굴이 있다면 너의 모습을 하고 있겠지
고민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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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얼굴이 있다면 너의 모습을 하고 있겠지>는 연애에 관한 프로그램 KBS Joy <연애의 참견>의 고민정 작가님이 쓴 첫 번째 에세이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3년 동안 연애 프로그램을 하며 들은 수많은 사랑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중간중간에 삽입된 일러스트들은 저자가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에 더욱더 빠져들게 만들었다.


장거리 연애가 힘들어 이별을 택했던 한 남자가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절절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책을 읽고 있는 나조차 그의 슬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만약 그가 이별이라는 카드를 내놓기 전에 그녀와의 추억을 한 번 더 떠올렸다면, 그리고 이별 후 그녀를 그리워하게 될 거라는 걸 한 번이라도 예측해 보았다면 어땠을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돌이킬 수 없기에 더욱더 애달프게 느껴지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나 잃은 줄 알았는데 세상을 전부 잃었다는 남자의 뒤늦은 고백이 안타까우면서도 씁쓸하게 느껴졌다.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을 하고 슬퍼하는 사람 그리고 그런 사람을 옆에서 바라보며 함께 아파하는 사람. 그 사람은 괴로워하는 그(그녀)에게 아픔을 잊기 위해 자신을 이용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과거의 사랑 때문에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것은 네 탓이 아니라는 위로의 말을 건넨다. 이 모습을 상상하며 책을 읽고 나니 가슴이 뭉클해지는 듯했다.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나라면 그렇게 말해 줄 수 있을까?


나를 사랑했던 너는 이미 없고

너를 새랑했던 나도 점점 과거가 된다._167 page


<사랑에 얼굴이 있다면 너의 모습을 하고 있겠지>를 읽는 내내 '헤어진 연인들이 이 책을 읽으면 어쩌나..'라는 걱정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헤어진 연인들이 이 책을 읽고 이별의 슬픔을 훌훌 털어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랑에 얼굴이 있다면 너의 모습을 하고 있겠지>에는 이별 이야기가 주를 이룰 정도로 많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따뜻함과 애틋함이 가득 담겨 있어서 마음 아파 잠못이루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다시 회복할 힘을 불어 넣어 주는 듯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순간도 끝은 오고

식지 않을 것 같은 감정도 무뎌지는 때는 오더라.

고통이 반드시 성장시키는 것은 아니고

상처가 반드시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이 순간도 지나가는 일임을 믿어 담담해지는 것,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단단해져 있는 것.

그러면 된다._204 page


슬픔을 억눌르기보다는 모조리 토해내게 해주고 대신 그 빈자리에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가득 채워주는 그런 책이었다. 혹여 아직까지 이별의 상처로 아파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마음껏 아파하고 아직 토해내지 못한 슬픔을 모두 쏟아냄으로써 한 껏 울었으면 좋겠고, 이별의 슬픔을 극복한이들의 사연을 통해 다시 예쁜 사랑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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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게요
전아론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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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게요>의 저자는 조향사이면서 에세이스트이자 프리랜서 에디터이기까지 한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요즘 시대는 'N잡러'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마치 한 사람이 다수의 직업을 갖는 것이 흔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N포세대'라는 말이 반증하듯 하나의 직업을 갖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넘쳐나고 있다. 처음에는 '어떻게 저렇게 다재다능한 재능을 가질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압도적이었다. 만약 책을 읽지 않았다면 다재다능한 재능을 가지고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저자의 삶이 마냥 부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저자의 삶 역시 많은 고충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저자는 자기 자신에게 무심하고 매정했음을 깨닫게 되고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대신 '셀프 칭찬'을 통해 따뜻하게 위로하고 응원하며 다독이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게요>에는 칭찬해 주는 것도, 인정해 주는 것도, 이해해 주는 것도, 그래서 결국 사랑해 주는 것에도 인색했다는 저자가 그것들을 깨달아가는 과정들이 담겨 있었다.



가장 가깝고 소중하기에 습관적으로 판단하고 단정 짓는 존재가 바로 자기 자신이 아닐까 싶다. 수도 없이 많은 굴레를 나 자신에게 덮어씌웠다. 역할, 위치, 성향에 따라 나를 쉽게 판단하고 규정하려 했다. 내가 나를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며 습관적으로 내뱉었던 문장들 속에 얼마나 많은 내가 갇혀버렸을까. _023 page


'대체 왜 이런 잘못을 한 거지?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할 수 있지?

나만 잘하면 되는 건데, 내가 다 망쳤어.'_028 page


'나에게 가장 인색한 건 바로 나'라는 저자의 말이 정말 맞는 거 같았다. 지난날을 생각해보니 누군가 나를 칭찬할 때면 기뻐하기보다는 민망해했고, 칭찬의 말들을 상대방의 사탕 발린 말이라고 치부해버리곤 했다. 반면 나에게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누군가 나를 칭찬하면 그것들에 대해 부정하며 '아니'라고 말하며 거듭 부정했던 거 같다. 신이 아닌 이상 사람이라면 백프로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나는 항상 나에게 백퍼센트의 능력을 발휘하기를 바랐던 거 같다. 또한 남들에게는 실패는 성공의 밑거름이며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나의 실패에 대해서는 크게 자책했다. 해낸 일보다는 아직 하지 못한 일이 더 크게 보였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 또한 그랬던 거 같다.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게요>를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얼마나 스스로에게 인색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비단 나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겸손을 미덕으로 알고 교육받아왔기에 우리는 스스로에게 다정하기보다는 엄격하고 매정한 것에 익숙해져 버린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이라도 이 책을 읽은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을 아끼는 만큼 나 자신도 아끼고 싶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나만 알고 타인은 모르는 크고 작은 약점이 계속 생겨날 텐데, 그때마다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다독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날 하나하나가 차곡히 쌓이면, 나는 이 삶을 무사히 버텨내는 사람이 될 수 있을 테니까_206 page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_143 page


조향을 공부하게 된 것도 처음에는 몇 개월짜리 주말 수업을 등록하면서 그것이 1년이 되고 3년이 되었다는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 꼭 철저하게 계획하고 진행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향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없이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향수를 만들고 그것을 성공리에 판매할 수 있었던 저자의 경험담은 나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었다. 꾸준히 애정을 붇고 스스로를 격려하면 조금은 엉성하게 시작한다고 할지라도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저자의 삶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게요>를 통해서 나 자신이 비록 부족한 사람일지라도 스스로를 믿고 포옹할 줄 알아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고, 더블어 나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법도 배울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나 스스로를 따뜻하게 위로하고 응원할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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