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
이지아 지음 / 델피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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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 그렇다. 소심이 병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소심한 사람들을 기피하곤 한다. 또한 아무런 꺼리낌 없이 소심한 성경을 고치라고 강요받아 왔다. 마치 그것이 병인 것처럼. 그래서 소심한 사람들은 소심하지 않은 척, 쿨한 척하며 자신의 안에 소심함을 감추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천생 소심한 글쟁이라고 말하는 저자가 이 책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용기와 결심이 있었을지 생각해보았다. 소심이 병은 아니지만 알게 모르게 사회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비주류의 성격으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최근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나 넷플릭스와 같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에서는 소심하거나 내성적인 사람들도 훌륭한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에게 알려진 유명 인사들 중에도 소심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어쩌면 너무 오랫동안 우리는 '소심한 사람'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소심함에서 끌어낼 수 있는 강점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이번 기회에 <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를 읽으며 소심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싶었다.


나는 정말로,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나를 보고 있다고 믿었다. 정말이다. 그러니 그 어디에서도 자연스러울 수가 없었다. (중간 생략) 어쩌면 나는 '네가 세성의 주인공이야'라는 말을 너무 철석같이 믿었는지도 모른다. 드라마 속 주인공의 일거수일투족을 우리가 지켜보는 것처럼, 세상의 주인고인 나도 누군가 그렇게 지켜볼 거로 생각했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니까 내가 그만큼 중요한 사람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나는 당당해지기보다는 오히려 위축됐고, 세상 사람들이 나를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에 실망했다. 나는 세상의 주인공이야! 이런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니라고!_071 page



'소심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대답하지 못하고 조심성이 지나치게 많다'라고 한다. 하지만 일상 속에 소심함의 의미는 사전적 의미보다 훨씬 더 암울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속으로만 삭이는 사람, 왠지 움츠려 보이고 자신 없어 보이는 사람과 같이 다소 답답하고 불쌍해 보이는 사람들을 대표하기도 하고, 때론 사소한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따지려 드는 사람을 소심하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누구나 소심한 면은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저 지금까지는 '소심함'의 부정적인 면에만 집중하고 그 정도가 심한 사람들을 일반화함으로써 정의내린 건 지도 모른다.


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는 역시 옳았다. 나는 그동안 나를 잘 몰랐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쓰인 '나는 소심하다'라는 굴레에 맞춰서 그렇게 스스로 변해가고 있었을 수도 있다. 마음은 생각보다 힘이 세서 잘못 먹은 마음 하나로 한 사람의 모든 것이 달라지기도 하는 법이다. 그렇다면, 분명한 건 또다시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서 변할 수도 있다는 사실 아닐까? 조금 늦었지만 이제라도 알아가야겠다. '나'라는 사람에 대하여_223 page



<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를 통해 들려준 저자의 이야기는 굉장히 솔직했다. 소심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불특정 다수에게 들려줄 수 있었을까? 책을 통해 본 저자는 타인의 편의를 위해서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말뿐만 아니라 그녀와 가까운 지인들조차도 그녀의 불편함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완벽히 배려가 몸에 밴 그런 사람이었다. 저자는 모든 경험 속에서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할 줄 알았다. 또한 자신의 소심함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그 속에서 배움과 깨달음을 얻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어쩌면 그녀의 소심함이 그런 배려를 만들어낸 건지도 모른다. 누구나 남들과 비교하면 작아지는 면이 있을 것이다. 이때 자신의 소심함을 감추고 고치려고만 하기보다는 저자와 같이 소심한 자신의 성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내는 것은 어떨까? <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를 읽으며 내 안에 소심함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또한 숨기고 싶었던 내 한 면을 이제는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 소심함 때문에 움츠려든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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