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게요
전아론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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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게요>의 저자는 조향사이면서 에세이스트이자 프리랜서 에디터이기까지 한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요즘 시대는 'N잡러'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마치 한 사람이 다수의 직업을 갖는 것이 흔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N포세대'라는 말이 반증하듯 하나의 직업을 갖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넘쳐나고 있다. 처음에는 '어떻게 저렇게 다재다능한 재능을 가질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압도적이었다. 만약 책을 읽지 않았다면 다재다능한 재능을 가지고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저자의 삶이 마냥 부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저자의 삶 역시 많은 고충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저자는 자기 자신에게 무심하고 매정했음을 깨닫게 되고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대신 '셀프 칭찬'을 통해 따뜻하게 위로하고 응원하며 다독이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게요>에는 칭찬해 주는 것도, 인정해 주는 것도, 이해해 주는 것도, 그래서 결국 사랑해 주는 것에도 인색했다는 저자가 그것들을 깨달아가는 과정들이 담겨 있었다.



가장 가깝고 소중하기에 습관적으로 판단하고 단정 짓는 존재가 바로 자기 자신이 아닐까 싶다. 수도 없이 많은 굴레를 나 자신에게 덮어씌웠다. 역할, 위치, 성향에 따라 나를 쉽게 판단하고 규정하려 했다. 내가 나를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며 습관적으로 내뱉었던 문장들 속에 얼마나 많은 내가 갇혀버렸을까. _023 page


'대체 왜 이런 잘못을 한 거지?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할 수 있지?

나만 잘하면 되는 건데, 내가 다 망쳤어.'_028 page


'나에게 가장 인색한 건 바로 나'라는 저자의 말이 정말 맞는 거 같았다. 지난날을 생각해보니 누군가 나를 칭찬할 때면 기뻐하기보다는 민망해했고, 칭찬의 말들을 상대방의 사탕 발린 말이라고 치부해버리곤 했다. 반면 나에게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누군가 나를 칭찬하면 그것들에 대해 부정하며 '아니'라고 말하며 거듭 부정했던 거 같다. 신이 아닌 이상 사람이라면 백프로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나는 항상 나에게 백퍼센트의 능력을 발휘하기를 바랐던 거 같다. 또한 남들에게는 실패는 성공의 밑거름이며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나의 실패에 대해서는 크게 자책했다. 해낸 일보다는 아직 하지 못한 일이 더 크게 보였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 또한 그랬던 거 같다.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게요>를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얼마나 스스로에게 인색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비단 나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겸손을 미덕으로 알고 교육받아왔기에 우리는 스스로에게 다정하기보다는 엄격하고 매정한 것에 익숙해져 버린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이라도 이 책을 읽은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을 아끼는 만큼 나 자신도 아끼고 싶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나만 알고 타인은 모르는 크고 작은 약점이 계속 생겨날 텐데, 그때마다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다독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날 하나하나가 차곡히 쌓이면, 나는 이 삶을 무사히 버텨내는 사람이 될 수 있을 테니까_206 page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_143 page


조향을 공부하게 된 것도 처음에는 몇 개월짜리 주말 수업을 등록하면서 그것이 1년이 되고 3년이 되었다는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 꼭 철저하게 계획하고 진행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향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없이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향수를 만들고 그것을 성공리에 판매할 수 있었던 저자의 경험담은 나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었다. 꾸준히 애정을 붇고 스스로를 격려하면 조금은 엉성하게 시작한다고 할지라도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저자의 삶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게요>를 통해서 나 자신이 비록 부족한 사람일지라도 스스로를 믿고 포옹할 줄 알아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고, 더블어 나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법도 배울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나 스스로를 따뜻하게 위로하고 응원할 수 있을 거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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