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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
이주영 지음 / 헤이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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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를 제출하고 자신이 꿈꿔왔던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앞에서 타협하게 되고 자신의 의지로는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이다. 마치 관성의 법칙처럼. 내가 이책에 흥미를 느낀 이유는 다니던 회사를 떠나 자신의 꿈을 실현한 저자가 그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과 경험들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는 서른이다. 이미 벌써 어느덧 서른이기도 하고, 이제 겨우 고작 서른이기도 한 나는 그렇게 서른살이 되었다. 20대 중반 무렵 고등학교 동창이 "서른 살 이전까지 하는 모든 일은 삽질이다"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당시 외국계 금융권에 입사해 빛 좋은 개살구임에도 그 영롱한 빛에 취해 있던 나는 속으로 '너만 혼자 삽질하는 거겠지. 나는 아니란다'라며 나는 다른 부류의 사람임을 과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후 나는 내가 무얼 하는지도 모른 채 수년 동안 그 친구 말대로 삽질을 하고 있었다.(036 page)』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의 작가 이주영 씨는 나이 서른에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어릴 적 꿈이었던 승무원이 된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넓은 세상을 보게 된다. 승무원으로 일하다는 동안에도 그녀는 살사댄스, 제빵, 미국공인회계사(CPA) 등 끊임없이 자기자신을 성장시킨다. 그 덕분에 그녀는 10년 후 자신의 사업을 내건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무엇보다 대단했던 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꾸준히 자기계발에 힘썼다는 것이다. 서른 살의 여성이 직장을 바꾸는 건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절대 불가능한 선택이다. 또한 마흔 살의 여성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 모든 선택을 과감하게 실현했으며, 꿈을 현실이 되게 만들었다.

그녀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때마다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사람이었다. 여자 혼자 여행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편견에 굴복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위험하지 않게 여행을 다닐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이었다. 외국에서 살고 싶다는 바람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직면해야 했던 경제적인 장벽 또한 피하기 보다는 뚫고 나아가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 역시 처음부터 자신감 넘치는 사람은 아니었다. 꿈을 선택함으로써 경험해야 했던 것들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불안한 취준생의 시절을 보내야했고, 승무원이 되고 나서는 문화차이로 인해 '어리숙한 척하는 여우'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또한 화장실에서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했고, 숨어서 쪽잠을 청하며 서러움을 느꼈고, 때론 승객의 갑질로 인해 잘못하지 않은 일에도 고개숙여 사과해야 했다. 심지어 부사무장이 되었을 때는 부하직원에게 하극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녀의 성과는 화려했지만 그 과정은 꽤나 파란만장했다.

리를 쥐어짜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답이 나오지 않을 때는 한 가지 방법뿐이다. 그냥 하는 것. 답이 없을 때 내가 찾은 해결책은 지금 당장 그 답을 찾으려 애쓰기보다는 하던 것을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다.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찾지 못했지만 어쨌든 목적지는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묵묵히 목표 지점을 향해 정진하다 보면 어느 순간 느닷없이 내 옆에 답이 내려앉아 있을 때가 있다.(123 page) 』

승무원이었던 그녀는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늘 고민했고, 쉬는 날이면 도서관에 가서 공부했다. 하지만 인생이란 원래 생각대로 되지 않듯, 계획했던 시험에 연속 낙방하게 된다. 결국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며 퇴사하기로 결심한다. 그 당시 그녀가 승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계획한 공부를 위해 그것을 과감하게 포기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다행히도 회사에서는 학업을 위해 사직한다는 그녀를 배려해 전례 없는 8개월의 무급휴가를 주었고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시험에 합격하게 된다.

2010년 올림픽 경기를 마치고 빙상에서 눈물을 펑펑 쏟은 김연아 선수를 기억한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눈물을 펑펑 쏟은 나를 기억한다. (중간생략) "왜 울었니?" 나에게 질문했다. 그녀가 이 순간을 위해 흘린 땀과 눈물과 열정이 느껴져서, 고통과 환희가 고스란히 전해져서. 또 질문했다. "그렇다면 너는 저렇게 열정을 다 바쳐 무언가를 성취한 적이 있니?" 없었다. 그래서 울었다.(038 page)』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에는 승무원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대화들이 많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 직접 경험한 일 같았고, 그 모습들을 상상하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또한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긍정적인 에너지가와 강한 실천력이 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원하는 것들을 실천하기 위해 감당해야 하는 크고 작은 시련들이 나에게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무언가 시작하기에 앞서 현실의 장벽에 지친 사람들에게도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책이었다.

I am not only a dreamer but a strong believer.

나의 믿음이 나를 성공으로 이끌 거예요.

Believe in yourself

나를 믿어요.

And, Let's rock it, guys!

자, 그럼 우리 잘해봅시다!

- 275 page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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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로운 생활 베스트 에피소드 1 - 신개념 방구석 서바이벌(?) 자취툰
츄카피 지음 / 황금부엉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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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로운 생활 베스트 에피소드1>에서는 작가(츄카피)가 처음 자취를 시작하고 겪었던 일들이 솔직하면서도 유쾌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어릴 적부터 자취의 로망을 가지고 있었던 츄카피는 경제적 장벽 때문에 매번 자취를 미루게 되고, 점차 자취의 꿈마저 접으려던 순간!! 가성비 좋은 월세방을 알게 되고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드디어 자취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독립의 기쁨이 채가시기도 전에 츄카피에게 여러 문제들이 발생한다. SNS에서 보았던 예쁜 인테리어와 브런치의 여유로움을 갖춘 자취생활을 꿈꿨던 츄카피의 로망과는 달리 쌓여가는 빨래와 먼지, 유통기한을 넘긴 음식물들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을 마주하게 된다. 자취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기 보다 자취가 절대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경고를 하는 듯했다. 자취하지 않았다면 신경도 쓰지도 않았을 사소했던 것들이 문제가 되기 시작하고, 그것들을 경험해가는 과정에서 피카츄의 심리가 잘 묘사 되어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유쾌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짠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자취를 시작하기 전에는 즐거웠던 혼자만의 시간과 자유가 자취를 시작하게 되면서 부터는 더 이상 즐겁게 느껴지지 않게 되고, 오히려 게을러지고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점을 잘 표현했던 거 같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자취생들이라면 '아! 맞아!' '나도!'하며 공감할 만큼 현실적이 었고, 그것을 표현하는 작가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현은 책을 읽는 내내 웃음을 유발하는 동시에, 과거 자취생활의 기억을 떠올리게 할 만큼 솔직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자취생활을 미화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평소 우리가 꿈꾸왔던 자취생활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여과없이 표현했다는 점이 좋았다. 자취를 꿈꾸는 많은 2030들이 이책을 통해 자취하기 앞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었으면 좋겠다. 또한 자취를 이미 시작한 사람들 중에 어려움과 외로움을 느끼는 자취생들이 있다면 이책을 통해서 위로 받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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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0
오라시오 키로가 지음, 엄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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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본 리뷰에는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의 표지에서 품어져 나오는 분위기는 매우 강렬했다. 마치 책의 내용을 암시하는 듯, 왼쪽에는 사랑을 의미하는 하트, 오른쪽에는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 그리고(and) 강렬한 빨간색 배경에서 느껴지는 광기까지 책의 제목과 너무 잘 어울렸다.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는 원래 '모든 색으로 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출판하려 했지만 작가의 고집으로 인해 지금의 제목이 붙여졌다고 한다. 통상적인 어법까지 무시하고 구두점 또한 제거함으로써 사랑-광기-죽음의 세 영역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 강조하고 싶어했기 때문이었다. 이점에 대해서는 작가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색으로 된 이야기'라는 말로는 이책의 강렬함을 표현하기에는 한없이 부족한거 같다.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에는 수많은 '죽음'이 등장한다. '저자 오라시오 키로가는 왜 이렇게 '죽음'에 집착하는 걸까?'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의 답은 335p-343p에서 수록된 '오라시오 키로가 연보'를 읽고 난 후에야 알 수 있었다. 한사람의 인생에서 어떻게 이렇게나 다양한 죽음을 마주할 수 있었는지 신기할 정도로, 그의 삶에서 '죽음'이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다소 모호했던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의 각 이야기들이 명확해지는 동시에 새롭게 느껴졌다.


맨 처음 등장하는 「사랑의 계절」은 작가가 젊은 시절에 경험한 사랑 이야기를 반영한 소설이었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이 바뀜에 따라 네벨과 리디아의 사랑이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네벨은 봄에 열린 사육제에서 처음 리디아를 보게 되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리디아 역시 네벨을 사랑하게 되며, 순수한 사랑을 키워나가는 듯했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부모님들의 세속적인 이해관계에 의해 결국 여름에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네벨은 새로운 연인을 아내로 맞이하고, 그 나름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가을 우연히 리디아의 어머니를 마주치게 되고, 리디아와 재회하게 되지만 이내 코카인에 중독된 리디아의 어머니의 모습과 독단적인 행동에 환멸을 느끼게 된다. 결국 그해 겨울 네벨과 리비아의 사랑의 비극은 막을 내린다. 이 이야기는 네벨의 감정선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이별을 겪고, 이후 재회했을 때 네벨이 느꼈을 오묘한 감정이 내 마음까지 울적하게 했다. 「사랑의 계절」 외에도 「엘 솔리타리오」 「이졸데의 죽음」 「뇌막염 환자와 그녀를 따라다니는 그림자」에서도 사랑을 다루었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불가능한' 사랑이라는 점있었다. 「이졸데의 죽음」에서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행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에스테반의 모습을 통해 지나간 사랑을 '반복'과 '악순환'의 고통을 표현했다. 또한 「엘 솔리타리오」에서 카심이 마리아의 물질적 욕망을 영원히 충족시켜주기 위해 선택했던 방법은 낭만적인 사랑과는 거리가 멀었다.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에서 거의 유일하게 사랑의 결실을 맺은 「뇌막염 환자와 그녀를 따라다니는 그림자」 역시 그 과정은 광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뇌막염을 앓던 마리아 엘비라의 "착란 증세"로 시작된 사랑은 광기에 가까운 것이었다. 처음에는 자신의 의사와는 별개로 그녀의 옆을 지켜보았던 두란은 서서히 그녀에게 애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이 두란을 향한 온전한 사랑이 아닌 착란 증세에서 비롯됨을 알고 있기에 그는 괴로워한다. 그러던 어느날 마리아 엘비라에게서 '병이 다 나아서 더 이상 착란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도 지금처럼 절 사랑하실 건가요?'라는 말을 듣게 된다. 오로지 망상에 사로잡힐 때만 두란을 찾던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기뻐하게 되지만, 불행히도 그녀의 병이 다 낳자 두란을 향한 광기적인 사랑 또한 사라지고 만다. 두란은 자신의 감정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며 괴로워하고 되고 이별을 결심하게 된다. '착란 증세'에서 비롯된 사랑의 영향 때문이었을까? 마리아 엘비아는 두란을 붙잡게 되고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결심을 맺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는 사랑과 광기 이 둘을 모두 담고 있어서 읽는 내내 긴장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목 잘린 닭」은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에서 가장 기대되었던 이야기였고, 가장 비극적인 결말을 담고 있는 이야기였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젊은 부부의 사랑의 결실로 얻게 된 아이들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두 백치가 된다. 처음 아이의 상태가 심각함을 알고 병원을 찾게된 부부는 병의 원인이 부계의 유전에 의한 병일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또한 모친의 폐에 문제가 있으니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처음에는 자신의 슬픔보다 상대방의 아픔을 걱정했던 그들은 계속되는 비극 앞에서 결국 서로를 탓하게 되고 비난하게 된다. 불행의 연속일 거만 같던 부부에게서 다섯 번째 아이(베르티타)가 태어나게 되는데, 다행히도 다른 아이들과 달리 정상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베르티타의 등장으로 백치가 된 네 명의 아이들은 부부의 관심에서 완전히 소외되어 버리며 하녀에게서조차 냉대를 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항상 벤치 앉아 벽돌담을 바라보며 멍때리거나 히죽되던 네 명의 백치들이 부엌으로 향하더니 하녀가 닭의 목을 자르고 조금씩 피를 뽑아내는 모습을 넋 놓고 보게 된다. 이 장면에서 나는 앞으로 일어날 비극적인 결말을 예측할 수 있었다. 외출에서 돌아온 베르티타가 벽돌담에 올라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네 명의 백치들의 표정을 묘사하는 부분은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이내 비극적인 결말에 이르는 과정은 참혹했고, '몸에서 서서히 생명의 기운을 빼냈다'는 표현은 섬뜩했다.

『초점 없이 멍하던 아이들의 시선에서 활기가 살아났다. 아이들의 눈동자에서 강력한 빛이 뿜어 나왔다. 여동생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아이들의 얼굴이 오랜만에 먹이를 찾은 짐승처럼 탐욕스럽게 실룩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천천히 담 쪽으로 다가갔다 …바로 그때 누군가가 한쪽 다리를 잡아채는 느낌이 들었다. 아래에서 자기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여덟 개의 눈동자를 보자 베르티타는 덜컥 겁이 났다. (중간생략) 아이들 중 하나가 베르티타의 목을 누르더니, 닭털이라도 되는 양 머리채를 움켜잡았다. 그러는 사이, 다른 아이들은 베르티타의 다리 한쪽을 잡고 부엌으로 질질 끌고 갔다. 그날 아침에 잡은 닭의 피가 여전히 고여 있는 부엌에서 아이들은 베르티타를 꽉 붙잡은 채, 몸에서 서서히 생명의 기운을 빼냈다』

마치 하녀가 닭을 잡는 장면과 아이들의 모습이 교차되는 것 같았다. 이 이야기는 비극으로 시작해서 더 큰 비극으로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광기와 죽음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인 거 같다. 이야기를 다 읽고 난후에는 네 명의 아이들이 하루 종일 바라보았던 '벽돌담' 그리고 그 '벽돌담'을 넘으려다 비극을 맞이한 벨르티타를 떠올리며 '벽돌담'의 의미가 무엇이었을지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처럼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는 비극적일수록 더 기억에 남고 내용을 곱씹을 수 있는 작품이 많았다. 「깃털 베개」에서는 결혼에 대한 환상 속에서 현실 불가능한 사랑을 꿈꾼 아내가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결말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결혼이란 무엇인지 떠올려보게 되었고, 가끔씩은 베개를 점검하게 되었다.


남아메리카 밀림에서 벌목과 원목 가공 작업을 하는 계약직 노동자 멘수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멘수들」 또한 사랑-광기-죽음을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 한 달 단위로 돈을 받고 일하는 멘수인 카예타노 마이다나와 에스테반 포델레이는 계약금으로 받은 돈을 술과 여자에 흥청망청 쓰게 된다. 방탕한 생활 속에서 카네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되고 함께 하게 되지만 이내 배신을 당하게 된다. 고된 노동과 관리자의 횡포 그리고 여자의 배신으로 인해 카넬은 상류X포구에서 도망칠 결심을 한다. 말라리아에 걸린 포델레이 역시 치료를 위해 카넬과 함께 그곳을 탈출하게 된지만 그 과정에서 병이 악화되어 사망하게 된다.

『가을 장맛비가 죽어가는 사람 위로 밤 내내 소리 없이 내렸다. 새벽녁, 포델레이는 빗물 무덤에 누운 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추위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점점 죽어가고 있던 카예는 실렉스호에 의해 발견 되면서 구조된다. 그러나 배가 상류X포구를 향하는 것을 알게 된 카예는 선장에게 자신을 그곳에 내려주지말라고 애원하게 되고 그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선장은 그를 상류X포구가 아닌 포사다스로 데려다준다.

『그러나 포사다스에 내린 지 십 분도 채 지나지 않아, 카예는 다시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그 돈으로 흥청망청 술을 마셨다. 결국 거나하게 취한 그는 비틀거리며 향수를 사러 가게로 향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카예가 어리석은 선택함으로써 고단한 멘수로서의 삶을 되풀이하게 될 것을 암시하며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멘수들」을 통해 사람이 얼마나 자신의 삶속에서 어리석음은 선택을 반복하는지 알게 되었고, 나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후반부에는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3판부터 작가가 작품의 전체적인 통일성을 고려해서 삭제한 세 작품이 실려 있었다.「음울한 눈동자」는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을, 「내 손으로 만든 지옥」와 「광견병에 걸린 개」는 광기와 죽음을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 세 작품 모두 재밌었고, 읽고 난 후에도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나에게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는 죽음이 생각보다 가까운 존재라는 걸 깨닫게 해주었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순간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교훈을 준 의미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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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때 쉽고 빠르게 찾아보는 노동법 노트
김형진.정진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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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때 쉽고 빠르게 찾아보는 노동법 노트>는 저자가 인사담장자 및 노무사로 있을 때 실무에서 맞닥뜨려린 문제들과 자주 받았던 질문들을 집성하여 서술한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험서나 학술적 교과서와는 달리 실무에 적합한 질문들과 답변들로 구성되어있었다. 또한 판례와 행정해석의 근거가 기재되어 있어 다소 어렵거나 생소한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다만 판례로 제시한 사례들은 해당 사건의 결론이기 때문에 나의 상황과는 다를 수도 있음을 생각하며 읽었다.

이 책의 장점 중에 하나는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기 편하도록 목차가 굉장히 세부적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이다. 크게는 '근로자 및 근로계약, 징계, 임금, 근로시간, 휴일 및 휴가, 모성과 연소자 보호, 취업규칙, 비정규직, 노사협의회'로 나누어져 있었고, 심지어 사례조차도 각 상황에 따라 제시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접한 책들을 통틀어 이 책만큼 목차가 긴것을 본적이 없을 정도였다. 만약 목차에서 구분하지 않았다면 해당내용을 찾는데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가 소비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꼼꼼한 배려 덕분에 책의 제목처럼 필요할 때마다 목차에서 찾아 읽기 딱 좋게 구성 되어 있었다. 책의 성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독자의 편의를 고려한 편집이었다고 생각한다.


간혹 궁금한 것이 있어서 노동청 직원분께 문의하다보면 설명이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들었고, 민망한 마음에 못 알아들었지만 이해한 척 넘어간 경우도 있었다. 관공서 책자를 보면 어려워서 결국 궁금증이 풀리기도 전에 책을 덮어 버렸다. 그런데 <필요할 때 쉽고 빠르게 찾아보는 노동법 노트>는 사례들도 꽤 구체적이었고 무엇보다 보기좋고 깔끔하게 편집되어 있어서 다소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기 수월했다. 또한 '표준근로계약서, 후견인 동의서'등의 문서양식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서류를 접하기 앞서 어떤 목록들을 확인해야 하는지 미리 알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근로시간이 이렇게 다양하게 구분되는지 몰랐다. '법정근로시간, 소정근로시간, 유연근로시간제, 탄력적 근로시가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가 있다는 걸 알고 내가 얼마나 무지한지도 알 수 있었다. '초과근로와 연장근로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나와있었는데, 초과근로는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것이고 연장근로는 법정근로 시간을 초과하는 것이라 설명되어있었고, 그 둘을 구분하지 못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소정근로시간과 법정근로시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그림으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줘서 이해하기 쉬웠다. 또한 지각 및 조퇴의 경우 근로시간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등 평소 궁금했던 것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궁금증이 많이 해소되었다.​



몰라서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몰라서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물어보고 싶어도 물어볼 곳이 없거나 질문하기 창피한 것들도 있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검색하다보면 업데이트가 되기 전의 내용 또는 틀린 내용을 접하기도 했고, 틀리게 알고 있어서 피해를 본 경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르는 걸 인터넷에 검색하며 찾지 않아도 되고, 주변에서 조언을 구할때도 자신있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유쾌하고 감동적인 내용의 책들도 좋고 스릴리있는 책들도 좋지만, 필요할 때마다 찾아볼 수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法)에 대한 책들도 많이 출판되었으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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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되기 전에 - 젊은 독자를 위한 세계 최고들의 인생 조언
팀 페리스 지음, 박선령.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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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의 도구들>을 통해 국내에서 '타이탄'의 붐(Boom)을 일으킨 인물 팀 페리스의 <마흔이 되기 전에>는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의 인터뷰를 한 곳에 엮어서 만들어진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직필하기 전부터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른 수백명의 인물들을 만나 그들의 습관을 알고 위해 고군분토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의 저서 <타이탄의 도구들>과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이다. 그 후 저자는 그들의 20~30대 시절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고, 그들의 20~30대의 삶을 역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모인 결과들을 모아 <마흔이 되기 전에>라는 책이 만들어졌다.

저자는 마흔이 되기 전에 목표의 8할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계속 뛰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마흔 이후의 질주는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말한다. 마흔이란 나이를 상징적인 경계선으로 정의한다. 젊은 시절의 결실들을 구체적인 형태로 만들어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닌 영리하게 에너지와 역량을 비축한 후 결정적인 순간에 쏟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사례들을 비중있게 다룬는 반면에 <마흔이 되기 전에>는 100개 이상의 사례들로 짤막하게 다루었다는 점이다. 짤막 하기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방면 조금 무게감이 떨어지고 다소 급하게 출판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짤막하기 때문에 짜투리시간에 부담없이 읽기에 좋았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만큼 자신에게 맞는 부분을 찾아 시도할 수 있으니 선택의 폭도 넓어지는 것이다.


#. 60 "서른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스타트업 투자자이자 비즈니스맨인 저자는 많은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서른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깨달음이 있다면?' 질문을 던졌다. 그들의 조언들 중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것들 몇가지를 뽑자면 다음과 같다

- 독서는 모든 길의 입구다.

-노력의 99퍼센트는 낭비다. 노력해서 될 일이 아니다. 누구도 오랫동안 끈질기게 노력하기란 불가능하다. 물론 그것이 가능한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노력이 곧 자신의 큰 재능인 사람이다. 노력하지 않아도 될 수 있는 방안을 짜는 게. 노력에 코를 박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나은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대략적으로 비판하라.

-모든 생각을 감시하라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항상 질문하라)

-모든 위대함은 괴로움에서 나온다.

-깨달음은 당신이 하는 생각들 사이의 공간이다(에크하르트 톨레)

#.94 "아이 같은 마음을 잃지 마라."

아기들은 어른들에 비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두려움과 냉소, 실패에 대한 내면의 경고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2~3살 때 아기들은 어른 뇌에 비해 시냅스가 10배 많고 에너지 연소가 2배 높은 결정기에 이르지만 그후로는 계속해서 감소한다고 한다.하지만 우리가 아이 같은 마음으로 평생 배우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신경가소성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UCSF의 마이클 머제니치(Michael Merzenish)는 말한다. 어른이 될수록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 122 "기대에 찬 하루를 살아라."

무엇이 되었던 기분이 밝아지는 뭔가가 꼭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늘 갈망을 느끼며 기대를 가지고 많은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기대감을 거름 삼아 풍요해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가장 경계해야하는 것으로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참자'는 태도라고 말한다. 소만 차이나니(Soman Chainani)은 오늘은 오늘이고 내일은 내일이기에 삶의 하루를 각각 독립이라고 그 모든 하루는 '지금 이 순간'이라고 말한다.


책을 읽다보면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고 어딘가에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들도 있다. 비슷한 말들은 다시 한번 읽음으로써 상기 시킬 수 있어서 좋았다. 문제는 상반되는 주장을 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일러주는 방법을 내것으로 만들어서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자 했는데 서로 반하는 주장을 하니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모든 일이 다 같지 않듯이 때와 장소에 따라 적용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텍스트로는 반대되는 주장이지만 결국 상황을 겪게 되면 같은 점으로 모이게 되는 것 같다.

개인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다음번에는 저자 팀 페리스의 이야기가 가득 담긴 책이 출판되었으면 좋겠다. 그도 그가 인터뷰했던 사람들 못지 않게 성공을 거둔 최고의 인물이기에 그의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다룬 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면 ‘마음 챙김‘이다.
마음 챙김은 생각에 매혹되지 않는 것이다 - P145

"떠올리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미션‘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든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 P225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지혜로운 이타주의가 된다 - 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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