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의 재발견 - 문화와 예술로 읽는 엉덩이의 역사
장 뤽 엔니그 지음, 이세진 옮김 / 예담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볼때 먼저 예술,문화사 라는데 주의해야 한다. 

그것은 엉덩이를 둘러싼 정치,경제적,인류학적 탐구가 아니다라는 것이다.(데드먼드 모리스를 약간 인용한 정도)  그리고 저자가 엉덩이에 대해 정통한 학자가 아니라, 소위 '언론인' 이라 명쾌하거나 깊이있는 통찰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엉덩이에 관한 역사적인 문헌들과 그림(주로 프랑스)을 인용하여 에세이방식으로 간단하게 이것 저것 서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프랑스 저술가들 특유의 지리멸렬함은 이 책에도 적지 않다.  그리고 설명하는 대상에 대한 사진이나 자료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은 이 책이 '급조된' 기획물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가지게 한다. 흥미진진한 주제에 비해 책의 내용은 별로 그렇지가 못하다.  

아무래도 이 책은 프랑스 국내의 독자를 염두해서 쓴 듯 하며 무엇보다 이런 미시사 관련 서적을 읽는 목적은 해당사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넓어진다는 데 있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것 같다.  대중적 에세이의 한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끝까지 지루하기만 한것은 아니다.  여러 놀라운 이야기와 인용된 멋진 문학적 표현들 그리고  지은이의 엉덩이 찬양은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동감을 얻을만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몇가지에 대해 검색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사랑 바흐
에스터 메이넬 지음, 김주영 옮김 / 씽크북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바흐는 흔히 음악의 아버지 라고 칭송되어진다. 그것이 일본인들의 명칭이든 그렇지 않든 그는 근대서양음악의 종합자이며, 개척자이며 재즈를 비롯한 서양 현대음악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

이 책은 그의 두번째 부인이었던 막달레나 빌켄의 입장에서(막달레나가 직접 쓴것은 아니다) 바흐를 묘사한 일종의 회고록적 소설이다. 시종일관 바흐에 관한 애정이 넘치는 이 책은  바흐관련 자료와 바흐의 글을 인용하기도 한다.  읽기에 다소 민망한 바흐 예찬이 눈에 띄긴 하지만,  바흐음악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에겐 기분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리오 휴버먼 지음 / 책벌레 / 200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오 휴버먼은  글을 쉽게 풀어쓰는데 대단히 탁월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이전 '사회주의' 에 관한 좋은 입문서를 통해 그의 능력을 알게되었지만,  이 책에서 그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이 책은 칼 맑스의 자본론을 쉽고 재밌게 풀어쓴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을 읽어본다면 한달에 수백만원을 버는 잘나가는 직장인이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나 결국 자본가의 손아귀에서 꼼짝 못하는 현대판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도서관에 처박혀 매일 죽도록 토익공부를 해봤자 별 볼일 없다는 사실 .  진짜 잘사는 부자들과 힘있는 자들은 토익공부따윈 하지 않아도 놀고 먹는데 지장없는 현실. 이런 추잡한 현실이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지 이책을 통해서 알수 있다.   

현대사회를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  맨날 혼자 고민하는척해도 제대로 대답을 못찾는 사람.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갈피를 못잡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이 책을  보는게 좋다. 역사를 좀 알아야 고민도 제대로 할수가 있다. 산속에 들어가서 도사가 되지 않겠다면  지루한 국사책, 허구맹랑한 역사소설 따위는 던져버리고  이 '고전'을 5번만 정독한 후 세상을 둘러보길 바란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 리라이팅 클래식 7
진은영 지음 / 그린비 / 200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칸트의 철학이 어려운 이유는 칸트가 일반인들을 위해 글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칸트가 다루는 주제 자체가 난해하고, 그 자신이 새로운 개념과 도식을 많이 만들었다는 데에 있다.  

 

한국에서 '칸트' 를 쉽게 해석한다는 책들도 초보자에게는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순수이성비판은 그 주제가 '나는 무엇을 알수 있는가' 라는 점을 볼때 이 책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만하다.

 

표지부터 '엄마가 집나갈까봐 모범생이 되었다.'  '노동운동을 좀 했다'  '나는 다이너마이트'  다는등 낯 간지러운 자기자랑은 '수유연구실' 사람들의 특징이긴 하지만,  진은영의 책은 그나마 쉽고 친근하게 순수이성비판의 문제의식을 풀이해주었다는 점에서 초보자들이 읽을 만하다.

 

약 200 페이지까지는 순수이성비판을 쉽고 간결하게 풀이해 놓아 관심있는 이들에게 좋은 입문서가 될수가 있을 것이다. 사실 입문서가 딱히 없다.

 

그러나 3부 부터는  자신이 숭배하는  니체, 들뢰즈, 베르그손, 푸코등을 마구 버무리고 있다. '위대한 별들의 부딪힘'  '철학적 도제'  '계몽의 폭력 등  듣기에는 근사하지만 별 내용은 없다. 

 

순수이성비판의 현대적이고 참신한 해석을 기대했더라면,  면밀한 검증 없는 불란서제 구라의 지루한 나열에 질려버리게 될 것이다. 칸트를 설명하기위해  들뢰즈를 운운하고, 기본 개념은 다시 푸코를 통해 설명하는 이런식의 개념널뛰기는 그저 '철학자 우려먹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면에서  '책 장사' 라는 비난을 받기 쉽상이다.   

 

진정한 칸트철학의 이해는 칸트가 살던 시대에 대한 고찰과 철저한 과학적 실증을 요구한다. 특히 순수이성비판은 과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철학과 과학의 경계를 설정하는 작업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이 2가지만 다루어도 입문서의 목적은 달성하고도 남는다.

 

사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은 현대 이론물리학자들에게 진지한 비판을 받고 있다. 그의 시공간개념이 다소 모호한데다 현대물리학과는 다소 맞지 않기 때문이다.칸트의 마지막 보루였던 '물자체' 개념마저도 현대 과학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순수이성비판은 철학사상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고전임에 틀림없으며 이 책의  문제의식은  철학의 기본 문제로서 뿐만 아니라 온갖 종교, 미신, 사이비 이론, 폭력이 난무하는 작금의 우리현실에 여전히 유효하다. 칸트 철학의 기본적인 입장이 '계몽'에 있다는 점에서는 특히 그렇다.    

 

무엇보다 철학책을 소개한다면, 왜 이 책이 오늘날 어떤 의미가 있는것인지 정당화해야 한다. 이게 철학책 저자의 기본 의무이거늘,  태극기 한장도 찢지 못하는 '탈주 공간'에 함몰된 풋나기 시인의  들뢰즈 타령은 '사유의  즐거움'만 쫓아다닐 뿐 현실에 대한 냉정한 관찰과 통찰은 한치도 보이지 못한다.  

 

진은영은 자신을 철학도가 아닌 시인이라고 불러달란다. 그런데 자신이 대학원에서 전공했던 니체가 그렇게 시대에 순응했던 시인이었던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유원 지음 / 야간비행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그동안 여러 '책 비평집'을 보았지만,  처음으로 제대로 된 '책 비평가'를 접하는 듯하다.

 

'비평가는 해당 작가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는 그의 지론은 이 '책' 에서 유감없이 밝휘되고 있으며,  책과 관련된 다소 진지한 주제에 대해서도 폭넓은 시각 특히 가장 객관적인 관점에서 논하고 있어 무엇보다 반갑다.

 

바로 밑에 강유원과 장정일을 비교하며 다소 감정적인 비평을 해놓은 글이 있는데, 그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리까는 것은 보기도 좋지 않을뿐더러 읽은이에게 남는게 없다. 

 

단순한 독서일기와 서평은 전혀 다르다.

 

장정일의 독서태도에 대한 강유원의 비판은 서평가의 입장에서의 근본적인 비판이고, 이는 그의 독서일기 전부를 본 사람으로 타당한 비판하다고 본다. 장정일의 독서일기는 한마디로 '자기고백'이다. 책을 읽어가도 남는건 아무것도 없는 그저 느낌나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독서일기는 독자의 피같은 돈을 뜯어내기보다는 그저 '블로그'가 딱 맞을것이다.  

 

기괴한 보수주의자 '복거일' 이나 이제는 물러터져버린  '박노해'  파출부 아줌마를 이용한 '조혜정'의 여성해방, 다분히 귀족적인 홍신자의 자기투쟁은  강유원에 의해 날카롭게 비판받고 있다.  

 

강유원이 강조하는 '비평의 자세'는 그동안 다른 비평가들이 제대로 해오지 못했기에 더욱 돋보이는 것이고, 그 자신도 강조하는 것이며, '책 직접 사보기'는 단순히 돈주고 사라는 의미가 아닌 비평가의 태도(자본에 얽매이지 않고 비평할 수 있는 조건마련)라는  사회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 

 

이책의 마치 노련한 투수가 8번 타자를 요리하는 듯한 폭넓은 지식과 뚜렷한 관점 그리고 풍부한 고민의 흔적들의 장점은 요즘 책에선 찾아보기 힘든것들이다.

 

개인적으로 도서목록이 좀 더 많았으면 , 각 도서에 대해 좀더 논의를 펼쳐갔으면 하는 아쉬움과 이 책에서 논하는 책중에 절판인 경우가 있긴 하지만,  오랫만에 이런 호쾌한  글쓰기는  특히 '사회과학도'에게 더 없이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