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오줌의 역사
마르탱 모네스티에 지음, 임헌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배설에 대한 책이 몇권 있다.

다들 유모와 위트가 넘치는 재미있는 책이지만, 

이 책만큼 다양하고 알찬 정보를 주는 책은 드물것이다. 한마디로 풍성하다.

 

배설은 결국 화장실과 연결된다.   똥,오줌을 물론 화장실에 관한 풍부한 의학적, 역사적, 문화적 분석도 풍부하지만 셀수 없는 에피소드는  이 책의 백미 중 하나이다. 저자가 프랑스인인만큼 유럽에 관한 이야기가 비중이 높은데 이 책을 읽는다면 유럽의 과거에 대한 이미지가 다소 바뀔수 있겠다. 물론 여러 다른 지역의 화장실 문화에  대한 내용도 빠뜨리지 않았다.

 

내용이 상당히 '방대'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주욱 읽어나가기가 벅찰정도이니, 관심가는 부분을 위주로 읽어도 좋을 것이다. 배설과 화장실 분야에 대해 여러 서적을 읽어볼 계획이라면 이 책으로 시작하면 되겠다.  

 

한권 정도 배치해서 이것 저것 뜯어볼만한 

 '든든한'  똥오줌  백과라고 볼 수 있겠다.

 

 

책의 내용중 가장 눈에 띄는 에피소드를 하나 들자면, 다음과 같다.

 

(에피소드)

영국장관은 그의 보좌관들과 함께 당시 중국 재상이었던

이홍장에게 초대를 받았다.그런데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대화를 하는 도중에 이홍장이 몸을 돌리더니

집무실 안에서 대나무 벽에 대고 똥을 누는 것이 아닌가!

 

/ 4장 도시와 배설의 역사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양철학사
S.P.램프레히트 지음, 김태길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700페이지가 넘는 책이 1만 2천원 이라는 건 '책값이 금값'인 요즘 세상에서 정말로 흔한일이 아니다.  

각설하고,

시중에 나온 '서양철학사'는 크게 2가지로 나눌수 있다.

 

첫번째는 입문서 격으로 각 철학자를 간단히 소개하고 친근하게 꾸민 내용의 책들이다.  과거 80년대의 맑스주의 철학사나 친근한 입문서가 수없이 다양하고 많은데,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원전'에 이해없이  단순히 짜깁기나 자기자랑(김용옥),  재밌지만 다소 왜곡된 (이진경) 책들이 대부분이라 조심해야 될 책들이다. 

 

두번째는 전문 철학사가들의 두툼한 책들인데.  어렵지만 본격적으로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전공자든 아니든) 반드시 보아야 할 책들이다.

 

이 책은 두번째 종류에 해당한다.

 

우리가 철학사를 공부하면서 취할수 있는 것은 상당히 많다.  각 철학사의 진리탐구방식과 삶의 방식, 시대적 흐름을 엿볼수 있을 뿐 아니라, 지금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이 실은 과거 철학자들이 이미 결론낸 것이거나 오래전부터 탐구되어 왔음을 철학사를 통해서 확인할수 있다.

 

철학에 대한 편견 즉  '현실과 안맞다' , '내용이 엉뚱하다' 등의 오해는 각 철학자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이해력 부족'을 반증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철학사는 말해준다. 결국 철학사는 우리가 철학하는 방법을 모색하는데 그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철학사를 공부하는 것 자체가 바로 철학이다. 이것이 철학이 다른 학문과 다른 점이다.  

 

그런데 이 목적에 걸맞는 '철학사'라면  우선 원전을 통한 설명은 기본이 되어야 하고 , 과거의 위대한 철학자들이 다루었던 문제와 탐구방식이 무엇이고 시대를 거치면서 이것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에 대한 정확한 설명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함께 단순히 상식사전을 뛰어넘는 철학사 고유의 통찰력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철학사는 거의 암기 수준에 이르러야 그 '위력'을 발휘할수 있다.  

 

아울러, 가장 높이 평가 받는 힐쉬베르거 철학사는 다소 독자적인 입장을 보인다. 물론  러셀의 철학사가 가장 심하긴 한데.... 반면 이 책은 밸런스 측면에서 오히려 힐쉬베르거 보다 중립적인 입장이라는 생각이다.   

 

이런점에서 이 책은 너무 두껍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여러번 반복 학습하기에 무리 없는 책이라 본다.

 

다만 저자가 영미권 철학자라 로크, 흄, 밀 , 산타냐, 제임스, 듀이 등 영,미국철학자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반면 칸트, 헤겔 등의 관념론들자와 철학자는 아니나 철학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마르크스는 불과 2페이지로 다루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부족함은 휠시베르거나 코플스톤의 철학사등으로 메울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형이상학 강의 2 - 박홍규 전집 3 박홍규 전집 5
박홍규 지음 / 민음사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박홍규 교수는 한국의 서양철학교수 1세대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그는 표지에 '외도'를 전혀 하지 않고 형이상학 탐구에만 30년 넘게 몰두해왔다고 설명되어 있는데 이 책의 내용은 그 오랜시간의 '몰두'가 전혀 낭비가 아니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그 옛날 소크라테스가 했던 바로 그 '대화체'로 씌여져있다는 점에서 과연 희랍철학자 답다.

 

원전의 넉넉한 소화, 방대한 관련 지식, 치밀하고 깊이있는 통찰이 책 전체에 넘쳐 흘러  철학적 소양이 일천한 내가 감히 이 책에 대해 왈가불가하기가 어렵다.  다만 이만한 수준의 철학서가 국내에 흔치 않다는 건 분명 할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판매지수가 이토록 낮은 것은 매우 아쉽다.  

 

어느정도 철학을 공부했거나 철학사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읽어온 사람들에게 특히 도움을 줄만한 책이다.  모든 내용이 정독할만한 하지만 특히 '철학이란 무엇인가' 편과  '플라톤과 전쟁'편은 철학에 관심이 있는 자라면 한번 챙겨봄직 하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 '전쟁' 과 플라톤 철학의 배경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전쟁'은 서양철학의 토대이다.  

 

이 책의 주제중 하나인 '철학은 무엇인가'  의 내용을 약간 발췌하는것으로 간략한 서평을 마친다

 

1.

철학이라고 하는 것은 으뜸되게 탁월하게 사물을 취급하는 거니까 가능한 한 하나라도 남겨놓지 않고 취급해야 탁월하지.  그렇지 않으면 탁월하다고 말 못하지. 그러니까 탁월함의 극한치는 그때그때 주어진 지식 내용의 전부를 총체적으로 연관지어서 그것이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 하는 것을 따져야 돼. 한 사물이 주어질 때 그것만 취급하면 안돼.  모든 사물과의 총체적인 연관하에서 취급해야 탁월해. 알아들었지? 철학의 의미는 그거야

 

2.

이론적 학이라는 것은 민족이 다르거나, 가정이 다르거나, 성씨가 다르거나 하는 차원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 그것을 넘어서는 차원에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학문적인 합의가 돼. 그렇지 않고 합의가 이루어지면 그것은 그 사람들의 사상이야. 사상과 학문은 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책세상 니체전집 14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정현 옮김 / 책세상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악의 저편과 도덕의 계보는 아마도 니체의 저서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고도로 문학적인 짜라투스투라의 내용을 산문으로 서술한 책이라고 해도 과도한 평가는 아닐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선과 악, 양심, 도덕 등에 대해 언어학적, 문헌학적 계보를 따져들어가며 정곡을 찔러대는 니체의 이 두 작품의 파괴력은 매우 대단하다. 특히 도덕의 계보학은 니체를 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챙겨봐야 할 만한 책으로,  니체의 날카로운 비판정신이 가장 잘 드러나 있다. 

본인이 보기엔 이 두 작품이야 말로 니체 철학의 정점인것 같다.

니체의 장점은 무엇보다 내용의 풍부함이다.  물론 이러한 풍부함이 사람들에 의해 터무니없이 왜곡되는 빌미를 제공하고 파시스트들의 정신적 지도자라는 악명을 얻기도 했지만, 기독교 광신집단의 악행이 예수의 잘못이라고 할수 없는것 처럼  니체 자신의 잘못은 아니다.  게다가  진보사상이나 무정부주의에의 커다란 영향도 무시될 수 없다.

반복해서 읽을수록 , 시간을 두고 반복할 수록 새로운 의미를 가져오는 책이 '고전'이라면 역시 이책도 고전으로 불릴만 하다. 짜라투스투라를 읽고 이해하지 못했거나 니체입문서등을 독파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퀴벌레
데이비드 조지 고든 지음, 문명진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존재에 대한  거의 유일한 입문서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통해 바퀴벌레에 대한 우리의 극단적인 혐오의 정체가 사실 인간중심의 편견임을 다시 한번 느낄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따른다면 바퀴벌레도 이 지구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임에 분명하다.

바퀴벌레와 관련된 재밌는 일화들과 놀라운 지식들.  예를 들어 뇌가 두개 있다거나 바퀴벌레의 굉장한 번식력 게다가 방제방법까지 바퀴벌레에 대한 거의 모든 주제를 짧고 명쾌하면서 익살스럽게 묘사하고 있다. 바퀴벌레 일러스트레이션 특히 볼만하며  무엇보다 명쾌하고 재미있다. 그러면서도 좀 더 깊은 탐구(?)를 위한 정보제공도 잊지 않는다.

번역후기에 번역자는 한국에는 '돈벌레' 라 하며 바퀴벌레를 싫어하지만 않았다며, 지은이를 비판하고 있는데 사실 말하는 돈벌레는 바퀴벌레가 아닌데다 다른 나라의 민족적 자존심(실체도 없는) 까지  고려해서 책을 써야 하는가 묻고 싶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 해도 바퀴벌레에 대한 우리의 '증오'가 크게 바뀌리라고 믿지는 않지만( 너무나 어릴때부터 싫어해 왔기 때문에)  최소한 바퀴벌레를 다시보게 될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