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현실 눈빛시각예술선서 2
한정식 지음 / 눈빛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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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진을 보는 눈'을 통해서 근대사진과 현대사진의 차이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면 이 책은 사진의 '본질'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남북상봉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기념사진'을 통해 사진은 어디까지나 현실을 토대로 하는 예술이며, 그 현실 자체를 그대로 찍어내도 엄청난 가치를 가지며,  예술적 가치도 동반하는거의 유일한 매체라는 점,  그림처럼 완전히 머리속에 가둬서 대상을 처리할 수 없기에 '미완성'의 묘미가 있으며 여기에 사진을 보는 자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지적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그리고 그 해석을 가하는 사진 독자의 적극성을 요구하는 아래 내용은 주목할만하다.  

[ 사진은 애초에 찾는 작업이다. 렌즈를 통해 본다는 사진 매커니즘 자체가 그런 의미를 가지는데,본다고 할 때 이말은 내다봄과 함께 들여다봄을 뜻한다. 무엇인가를 볼 뿐 아니라 찾는 작업이기도 한 것이다. 사진을 일컬어 발견의 예술이라고 하는 속성이 여기에 근거하는 것으로 ..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사진의 현실성의 바탕이라고 한다면, 들여다보는 것은 그 바탕위에서
현실을 재발견하고 재구성해서 , 재창조하는 작업이다. 결국 발견의 예술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이 '의미의 발견'에서 찾아야 한다. ]

사진 자체에 대해 많은 사색의 흔적이 여실이 드러나는 이 책을 통해 사진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는 물론 사진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에 대한 적지 않은 힌트를 얻을 수 있겠으며 책 전반을 읽어가다 보면 이책의 저자가 이미 '대가'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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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강해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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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의 책들은 학문보다는 대중성으로 인기가 높은편이다.  나도 그의 학문 자체에 대해서는 뭐라할 입장은 못되며, 동양학 자체에 관심이 없다. 

지금 시대에 이퇴계, 이율곡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떤 의미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김용옥이 전하는 메세지가 대략 어떤것이고,  그 논거가 무언지는 조금 헤아릴 뿐이다.  사실 그가 쏟아낸 책들은 거의 다 읽어왔으나 최근에는 식상해져서  대충 빌려보고 마는 편이다.   

그의 눈이 조선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분명해보였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들어맞을듯한 공허한 '교훈'과 지나친 자기자랑, 낡아빠진 민족주의.......

요한복음 강해도 예외는 아니다.  기독교 역사에 대한 김용옥의 설명이야 그가 늘 하는 소리지만,  그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내 눈에 띈 메세지는 한가지 였다. 

' 한민족이 참 잘났다 ! '

똥오줌을 못가리는 '일부' 보수기독교인들에겐 무슨 약효가 있을지 모르나 이젠 재활용할 가치도 없는 주장들이다. 이건희, 전두환과 내가 같은 '민족'이면 어쩌란 말인가?  

요즘 논술학원 고딩들도 문제 있다고 찝어내는 '민족타령' 을 하버드를 나온 자칭 우리의  '대석학' 은 아직도 뻐젓이 하고 계신다는 얘기다. 

이는 이전부터 '사회과학 치매' 를 앓았던 그가 역사 공부도 게을리 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며 학자의 길보다는 '도사'의 길을 가고싶어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혹자들은 이 책이 무슨 한국기독교에 대한 반란으로 보기도 한다. 그럴수 있다. 그러나 그  반란은 된똥을 치우고 설사똥을 싸놓은 데에 지나지 않는다.  

 

책은 제법 팔려 돈은 벌겠지만 김용옥은  별다른  통찰력도, 객관적 논리도 없는 이런 잡지같은 책을 계속 내거나,  그저 입시에 빌붙어 천박한 논술책 장사를 해댄다면 자신이 자처하는 ' 세계적인 석학' 과 점점 멀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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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ㄴㅇ 2013-05-12 0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통렬하네요. 전 내용에 대한 부분은 도올이 원래 동양에 극도의 호의를 보이는 사람이니 그러려니 하며 볼만했는데 책이 초반부에만 묵직하고 후반부로 갈 수록 허접해진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이 책이 원래 영어 강의를 목표로 나온 책임을 생각하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쳐버린 실패작 아닐까 싶습니다.
 
20세기 서양 철학의 흐름
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 지음, 조현진.유서연 옮김 / 이제이북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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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철학사' 라기보다 오히려 '인물사상사' 또는 '비평서'에 가깝다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관점은 한국에서 볼 때 래디컬하다.  이 책은  아우슈비츠, 히로시마 원폭, 소련의 붕괴 등 20세기의 굶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비트겐슈타인, 하이데거 등과 맑스주의 철학자들의 삶과 사상을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특히 하이데거의 친 나치 전력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눈에 띈다. 이 점에서 이 '철학사'는 저자의 관점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으며, 서양현대철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맞지 않는듯 하다.  

철학 전공자나  기존 철학사를 공부한 사람, 그 방면에 정통하지 않아도   푸고, 데리다, 하버마스, 같은 이름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이라면 술술 읽을 수 있을 것이며 3,4번 정독한다면 서양현대철학의 흐름을 주욱 훑어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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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없다 - 50가지 키워드로 본 한국 종교
권오문 지음 / 문이당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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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종교를 비판한 책은 여러권 있다. 이 책들은 대부분 종교 그 본질에서 벗어나서 온갖 독선과 부패로 썩어터진 한국의 교회나 사찰의 잘못된  행태를 주로 질타하고 있으며 초기의 순수 종교정신을 되살리라고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도 그런 종류의 책에 속한다. 이전에 다른 비판서를 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전혀 새로운 내용은 그다지 많지 않음을 알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기성종교 비판서를 읽어본적이 없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도 괜찮겠다.

한국에서 종교비판은 커다란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염두해둔다면 한번 쯤 읽어보는 게 시간낭비는 아닐 것이다. 끝으로 왜 이 책의 제목이  '종교는 없다' 인지 밝히는 대목을 소개하는 것으로 짧은 서평을 마친다.  

  

[ 종교의 의미 체계는 복합적 성격을 띄고 있다. 어떤 종교도 고립된 외딴섬처럼 존재할 수 없다.  다른 종교나 문화와 상호교류를 통해 영향을 받고 그럼으로써 자기 종교의 세계를 더욱 풍부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어떤 종교도 단 하나의 순수한 형태를 고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

'한국인들은 철학할 때는 불교인이 되고, 예를 갖출때는 유교인이 되고, 생의 위기에 직면해서는 무속인이 된다' 라고 말한 것도 한 인간의 의미체계가 결코 단일한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기독교인이면서 결혼전에 궁합을 본다던가 이사가기전에 길일을 잡는 것, 오늘의 운세에 눈길을 보내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이 같이 사고의 다양성과 복합적인 의미 체계는 종교 다원주의에 비추어 볼 때 결코 비난받을 것이 아니다. 순수한 종교가 없다는 인식은 능동적이고 발전적으로 자기 종교를 바라볼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  순수한 불교인, 기독교인, 유교인이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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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사회 - 새로운 계층집단의 출현
미우라 아츠시 지음, 이화성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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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장점은 장기불황에 빠진 일본의 신빈곤층의 실태에 대해 조금 엿볼수 있고,  일본과 문화가 그나마 가장 비슷한 한국의 현실에 대조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 책은 불량스럽다. 

내용을 떠나 조사방법도 엉성하고,  단락의 주제와 그 내용도 맞지 않으며,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일본어휘가 너무 많아 읽기에도 쉽지가 않다. 특히 책의 결론도 참으로 우습다. 지은이가 내놓은 대안이라는게 고작 '동경대학 강의를 공짜로 하자', '지방학생들에게 인센티브를 주자', '부자들이 좀더 잘하자' 이 따위다.  이런 사람이 사회학을 들먹이니 일본의 사회학 수준이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이 책이 주는 메세지는 하나다.

" 너희 하류인간들! 개성이니 뭐니하고 까불어봐야 별수 없어. 너흰 게을러 터지고 정신이 썩었어 " 

일본의 양극화도 물론 일본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문제임을 감안할때 빈곤층의 어려움을 순전히 빈곤층 개개인에게 책임을 돌려버리고, 정신자세의 문제로 재단해버리는 것은 사회학과는 전혀 거리가 먼 접근방법이며 대단히 악의적인 태도이다.  이 책 전반에 강하게 배여있는   '하류인생'에 대한 경멸은 지은이가 이미 사회학적 분석을 포기했다는 것과  지은이가 강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책 전반에 진화론적인 색깔이 강한것도 그 특징이다.

결국 이런책을 보고 빈곤층이 '아 그렇구나. 정신차려야지' 하고 '반성'을 한다면 이 책의 노리는 헤게모니 효과는 달성된 것이다.  하류가 내탓이오! 할때 이득보는건 물론 자본가, 권력층이다.

책 뒷면에 이 책을 추천한 자들이 삼성경제연구소, 조선일보에서 밥벌어먹는 인간들이니 더 말해서 무엇할까 싶다.  그래서 빌려서 대충 보고는 한쪽 구석에 던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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