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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
정예원 지음 / SISO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왈칵'이라는 단어는 소설속에서나 혹은 특별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단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랜만에 들어 보는 감정의 표현이 확 다가왔습니다. 얼마나 그 깊은 슬픔이 느껴지는지 '왈칵'이 쓰여있던 책 제목을 보곤 이 책의 슬픔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아니 그것은 핑계 였지요. 나도 그런 '왈칵'하는 슬픔이 느껴질 때 주체할수 없는 감정에 어쩔줄 모르던 시간이 생각이 났습니다. 책에서는 연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슬픔에 대한 표현이 주로 등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왈칵'은 슬픔의 표현으로만 쓰지 않는 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깊은 기쁨에도 '왈칵'은 쏟아질수 있다는 것을말입니다. '왈칵'이라는 제목을 사용한 작가의 깊은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시기와 같은 맞물림에 이 책의 존재가 어쩌면 나의 슬픔을 위로해 줄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저 그런 느낌으로 책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책의 처음 부분은 젊은 작가의 표현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주로 쉽게 쓰여지는 글과는 다르게 철학적인 느낌이 확연히 들었습니다. 표현의 힘은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지만 쉽게 쓰여지지 않았을 것 같은 내용의 전달은 많은 생각을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욱이 어느때는 여성의 감정이 물씬 풍기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남성의 감정이 물씬 풍기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여성일 것이라는 작가의 글의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책에 대한 묘한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이 부분은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당신이라는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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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란 명작을 내가 감히 좇으려다가 오히려
그게 범람하는 당신의 저릿한 빛에 누가 된다는 것을.
(P21 / 당신이라는 명작 중에서)
글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음율을 넣게 되내요. 어디선가 들었을 가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적당한 문장은 전달하기 위한 방안으로써 대중가요로 등장하여도 그 감정이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혹은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의 가사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혹은 '잔나비'의 음악 중에서 들어 보았음 직한 그런 느낌입니다.
이상형
어쩌면 내게 있어서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은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줘도 누구든 당연히 그렇다는 듯 이해해주고,
어떤 것을 걱정하면 역시나 그럴수 있다면 받아 들여 주는
그저 내 모든 모습을 보여줘도 떠나지 않을 그런 사람.
(P70 / 이상형)
사랑하고
헤어지고
살아가고
세가지의 챕터로 나뉘어져 그 속에서 느껴지던 생각들을 하나의 책으로 묶어 내었습니다. 사랑에 대한 감정과 헤어지고 나서의 그 슬픔 감정과 그리고 살아가면서의 안고 가야 하는 그 감정들이 책을 읽으면서 삶의 여정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고 벗어날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됩니다. 요즘의 시대를 사는 젊음의 표현력이 좀더 다양하게 여기저기에서 소개될수 있었던 것도 있지만 지금이나 그때나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면서 좀더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의 구절에서 표현하는 것 처럼 말이죠. 감정의 기복은 글이라는 매체를 통해 잘 표현해 내 주어서 좀더 위안을 삼는 삶을 살아갈수 있게 도움이 되어 줄 것 같습니다. 청춘이여 힘내시기 바랍니다.!!!!
버거울 때는
버거울 때는 가만히 쓰러뜨려요. 방황할 때면 그저 길을 잃은 채 걸어요.
힘에 부치면 잠시 숨어버려요.
덜컥 겁이 나면 손으로 두 눈을 가려도 돼요.
사시사철 절박하고 사계절 내내 열의에 찰순 없다고요.
잠시 시들해 지는 것은 인생에 요령을 피우는 게 아니라 조금 쉬는 거에요.
진저리치게 애쓰던 모습을 가볍게 무장해제하고서 눈을 지그시 감고 고개를 숙이고서요.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혼란스럽다면 키를 낮추어
원래 어렸던 나를 바라보고서 집중해주지요.
분명한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
충분히 쉬면 다시 그 힘으로 엉덩이를 털고서 일어날수 있다는 것,
그게 나를 순환시킬 방법이라는 것.
(P215 / 버거울 때는)
SNS를 통해 익히 유명한 작가의 글은 사진과 함께 소개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책에서는 사진의 비율이 적어서 그 느낌이 어땠을지를 가늠해 볼 뿐입니다. 사진과 함께 표현된 글을 찾아보고 좀더 그 감정에 몰입 해 보는 시간도 나를 이해하고 남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정이 흐르는 데로 글을 접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삶의 순간과 겹쳐 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읽기 편한 구조인 것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