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봄날인 너에게 - 인생의 꽃샘추위에 지지 않는 햇살 같은 위로
여수언니(정혜영) 지음 / 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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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와 - 엄청 부지런하네 !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군. 친구와 만날 약속을 기다리는 행복이 크다고? E네. 진성 E야!

여러 기질적인 면에서 나와 반대편에 서있는 여수 언니지만,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대체로 공감가는 것들이다. 대놓고 자기개발이니 성공이니 하는 책들과 달리 읽기도 편하다. 뒷부분은 다소 어조가 강해지지만 대체로 본인의 경험에 관한 이야기를 조근조근 풀어놓고 있어 그야말로 친한 동네 언니의 재미난 인생 스토리를 듣는 기분이다. 나도 수다에 동참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는데 차마 새 책에 (아니, 사실 헌책이라도) 끄적일 수 없어 메모지를 꺼내 생각나는 대로 내 이야기를 적어갔다. 아하, 언니는 그러셨군요. 그런데 제 생각엔 말이죠 -.

다른 것보다도 한 걸음 내딛는 일이 너무 힘든 누군가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힘든 줄은 알지만 딱 한 걸음만 움직여주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그 한 걸음이 네 삶을 어디로 이끌지 함께 기대해보자. 괜찮아, 실패하면 실패라도 남잖아. 뭐라도 남으면 이득인 거야.

여수 언니, 기회되면 맛있는 케이크와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 나눠보고 싶네요. 저는 진성 I라 입이 열리기 쉽지는 않겠지만요. 이렇게 책을 읽으며 수다떨고 싶긴 처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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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얼굴 Dear 그림책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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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꽤 어렸을 때 -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 34, 5년전 쯤? 엄마가 사주신 책이었는데, 내용인즉- 아주 실력있는 성형외과의가 있었다. 그 의사에게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예뻐졌다. 원하는 대로 척척 바꿔주니 의사는 점점 유명해졌고 돈도 많이 벌었다. 그러던 어느날, 정신을 차려보니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똑같아져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진짜라며 싸우기 시작했고, 싸움은 점차 커져갔다. 자신이 저지른 일에 크게 후회한 의사는 최후의 수술을 집도한다. 대상은 의사 자신의 얼굴, 목적은 아무도 못 알아볼 얼굴이 되는 것...

이 책 <잃어버린 얼굴>은 어떤 면에서 어릴 적 읽은 그 책과 닮았다. 너도나도 잘난 자신에 도취되고 자랑스러워하지만, 그럴 만한 기술도 돈도 가졌지만, 그러면 그럴 수록 오히려 몰개성에 갇혀 종국에는 진짜 자신을 잃게 되는 일.

책의 앞부분에 그려진 나는 그토록 또렷한데, 자랄 수록, '자아' 라는 것이 더 단단해 질 수록 나는 흐려진다. 모자이크 인간이 되어간다. 픽셀 단위로 조각난다. 섬뜩하다. 진짜 나는 누구인가? 내게 있어 가잘 중요한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섬뜩해하며, 오늘도 SNS에 글을 올린다. 나를 까발린다. 나를 잃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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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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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사라져가는 세상에 띄우는 편지. “ 그것은 흡사 일식 같았어요. '나의 사랑'과 '당신의 사랑'이 똑같이 겹쳐진 건 짧은 한순간의 찰나.” (본문 중에서)

이 책만 봤을 때 일본의 청년들은 취업과 결혼에 이어 드디어 연애까지 포기한 것 같다. 과거 그 어느 세대보다 많은 것을 누리며 자랐으나 너무 사랑받은 나머지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세대. 하긴, 한국이라고 뭐 그리 다를까.

자조적이고 무미건조한 인물들의 대사와는 달리 '하루'와 함께 했던 과거, '하루'가 보내오는 편지 속 세상은 온통 빛나고 다채로운 색들로 가득 차 있다. 늘 옅은 색채의 사진을 찍는 하루였는데, 어째서일까? 이렇다할 두근거림도, 달달한 애정 표현도 전혀 없지만 책을 다 읽은 뒤에는 그 무엇에도 뒤지지 않는 연애소설을 읽은 기분인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러브레터」류의, 일본 특유의 정적이면서 화사하고, 일상적이면서 내면을 들춰내는 그런 영화 한 편을 보고난 듯 마음이 평온해진다. 사랑이란, 일식처럼 서로가 맞춰진 순간을 함께 경험한 두 사람이 그 찰나의 순간을 계속 다듬고 엮어나가는 것 - 좋은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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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해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9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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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시리즈가 있다는 걸 몰랐던 거지?! - 정답! 늘 읽던 책만 읽어서!! '구관이 명관'이라는 옛말을 무슨 신조로 삼기라도 한 거냐고 ㅋ

<경찰 살해자>는 뭔가 로제 떡볶이 쯤 되는 느낌이다. 엽떡이나 로제나 둘다 맛있기는 매한가지이지만 맛의 분야가 다르다. 제목이 <경찰 살해자>니까 죽는 사람이 나오기는 하는데, 사건을 쫓아가는 시선은 어딘가 여유롭다. 사건을 해결하는데 들이는 시간보다 오늘날 스웨덴의 경찰 시스템을 욕하고 복지 국가라는 이름 뒤에 늘어진 그림자를 들춰내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것 같기도 하다. (하긴, 그것이 오늘날 스웨덴 범죄물 계의 정석이라는 것 같기도 하다.) 이야기에 여유가 있어서인지 책을 읽는 내 마음도 한결 편했다. 약간- 프랑스 배경의 경감 메그레 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했다. 인간미가 있달까? (난 이런 류를 퍽 좋아한다.)

추리 소설을 읽고 싶지만 너무 쫄리는 이야기가 부담스럽다면 이 마르틴 베크 시리즈로 입문하는 것도 좋겠다. 시리즈인 걸 모르고 읽어도 전혀 무리가 없었으니 기왕이면 신간으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막연히 성공한 복지 국가 이미지로 알고 있던 스웨덴의 현재 민낯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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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유
J. S. 먼로 지음, 지여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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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말하는데, 이 책을 읽으시려거든 부디 넉넉히 시간을 확보하시라. 결코 끊어 읽기 쉽지 않을 테니!

첫 페이지를 넘길 때부터 마무리 장까지, 내내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왜, 있잖은가. 나도 모르게 콜라 한모금 마시는 것조차 잊고 있다가 잠깐 숨 돌리는 장면이 나와주면 그제서야 목이 바싹 말라 있음을 깨닫게 되는, 흔한 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영화. 딱 그런 느낌이었다.

전 세계 인구의 단 1% 뿐인 초인식자.
영국을 비롯한 각국의 수사당국은 그들의 능력을 활용해 범죄자를 색출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 중 한명인 케이트는 뒷맛이 개운치 못한 자동차 사고로 하필 방추상회(얼굴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영역)가 있는 오른쪽 측두엽을 다쳐 수사 협조는 커녕 본래 하던 일인 초상화 그리는 일조차 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그에게는 때마침 나타난 완벽한 연인인 롭이 있다. 스무 살 태국 여행에서 만난 도플갱어를 평생 두려워하며 살고 있는, 롭

그런데 - 케이트 곁에 있는 톱이 정말 롭 본인인 걸까? 롭의 도플갱어가 아니라? 도플갱어가 정말 존재한다면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A가 내가 지금껏 알고 지내온 A인지, A의 도플갱어인 A-1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혹은 A-1이 본체인지 A가 본체인지에 대한 생각은? A와 A-1은 완전히 같은 사람인 걸까?그저 생긴 것이 닮았을 뿐인데?

이런 책은 스포일러가 치명적이기에 더이상은 얘기를 못 하겠다. 직접들 읽으시라. 재미는 보장해 드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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