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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오늘도 잘 부탁해
rotary 지음 / 부크럼 / 2025년 3월
평점 :
제목만큼이나 몽글몽글한 일러스트와 몽글몽글한 문장이 페이지마다 가득 담긴 '몽글몽글 다이어리'- 처음 책을 받았을 때의 감상도 "와, 몽글몽글하네"였으니, 거참, 이름 한번 잘 지으셨구나 싶다.
마치 봄에서 여름, 가을을 거쳐 겨울로 이어지는 한국의 사계절처럼 4개의 Part로 나뉜 책은 예전에 즐겨 만들던 6*6인치 포토북을 연상시키는 귀여운 사이즈여서 몽몽이 캐릭터와도 제법 잘 어울린다.
때로는 어린 소녀 시절의 감성을 반추하며 미소 짓고, 어느 날은 몽몽이의 말 한마디에 위로를 얻고, 또 어떤 때는 생각지 못했던 문장에 깨달음을 얻어 간다. 비단 나이 탓만 할 건 아니지만, 어쨌든 대체로 무감한 내 영혼 위로 부슬부슬 감성의 물방울이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 보름달 아래서 소원을 빌 때면
그 밝은 빛이 나를 비추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내 안에 있는 힘과 가능성을 믿게 돼.
결국 내가 비는 소원은
내가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스스로 약속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지. "
(Part. 3, 본문 중에서)
구태여 첫 페이지부터 글자 하나 놓칠 새라 샅샅이 훑을 필요 없이, 행여나 읽던 페이지를 놓칠까 전전긍긍할 필요 없이, 그저 그날의 기분에 따라 아무 페이지나 열어 오늘의 문장으로 삼아도 좋을 책이다. 혹여 책을 펼치자마자 닫아야 할 일이 생긴다 해도 뭐 어떠랴. 그런 날은 또 그런 날대로 흘러가게 두면 될 일이다. 그러는 편이 이 책의 목적에도 맞을 것이다. 그렇게 믿어버린다.
조금 성의가 더해지는 날에는 동봉된 몽몽이 스티커를 붙인 후 마음에 드는 글귀를 따라 적어 유행인 '다꾸'나 '캘리그래피' 활동을 해봐도 좋겠다. (그렇지만 스티커 한 장으로는 성이 안 찰 텐데, 이참에 몽몽이 따라 그리기 프로젝트라도 열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