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태어났다는 재난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죽음으로부터 살아남은 자들은 그 사실을 잊기 위해 분투한다. 죽음에대한 공포는 우리가 태어난 첫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공포가 미래에 투사된 것에 불과하다.
태어남을 재난으로 여기는 생각은 혐오스럽다. 분명히 그렇다. 사람들은 태어남은 최고의 선善이며, 최악의 것은 우리생애의 시작이 아니라 끝에 위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우리에게 주입시키지 않았던가? 그러나, 나쁜 것, 진짜 나쁜 것은 우리 앞이 아니라, 우리 뒤에 있다.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는 간과했으나, 부처가 간파했던 것이다. "오 제자들이여, 만일 세상에 삼고 三苦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여래如來는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부처는 모든 불완전함과 재난의 근원인 태어난다는 사실을 삼고 중에서 가장 먼저, 늙음과 죽음에 앞서 꼽는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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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한참 기쁨의 고뇌를 겪고 있던 그대를 루 살로메가 보았다. 흥분과 호기심으로 가득 차고 날카로운 이성을 지닌 정열의 슬라브 여인은 그대 앞에 머리를 조아렸고, 위대한 순교자여, 지칠 줄 모르며 귀를 기울였다. 그대는 그녀에게 영혼을 아낌없이 쏟아 부었고, 조금도 만족하지 못한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그대의 영혼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냈다. 그대가 그토록 믿으면서 마음을 털어놓고, 여자들이 자극하는 열정과 혼돈과 창조력을 누리며, 묵직한 갑옷 밑에서 부드럽게 마음이 녹아내림을 느끼는 것이 얼마 만이었던가! 그날 저녁 고행자의 방으로 들어갔을 때 삶의 공기는 여인의 향기로 인해 처음으로 향기로웠으며, 그대는 그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79

열렬한 눈 돌려 당신이 잡으면

누가 감히 뿌리치리오?

당신에게 잡히면 나는 영원히 날지 않고

당신은 파괴만 할 뿐이라곤 믿지도 않으려오.

세상의 모든 것 당신이 거쳐 가니

당신이 손대지 않은 것 세상에 없다오.

당신이 없으면 삶이 아름답겠지만

당신 또한 살아갈 가치가 있다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80

오, 이 고독감,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별! 그렇다, 이런 순간들을 나는 절대로, 절대로 다시는 경험하지 않으리라, 그대는 속으로 다짐했다. 나는 영원 회귀의 폐쇄된 순환 속에서 구원의 문을 열어야만 한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81

새로운 희망이, 새로운 씨앗이, 초인이 그대의 몸속에서 솟구쳤다. 초인은 세상의 목적을 형성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81

당시에 배교자 바그너가 그의 새로운 작품에서 시도했듯이, 그리스도의 힘으로서가 아니라 새로운 귀족 사회의 미덕과 투쟁의 힘으로, 인간 자신의 힘으로. 인간은 초인을 잉태할 능력을 갖추었다. 영원 회귀가 그대의 목을 조였다. 초인은 삶의 공포를 쫓아 버릴 새로운 키마이라[4]였다. 이제는 예술이 아니라 동력(動力)이었다. 오, 돈키호테여, 그대는 신을 풍차인 줄 알고 그를 쓰러뜨렸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82

「신은 죽었노라.」 심연의 언저리로 우리들을 끌고 가서 그대가 말했다. 희망은 오직 하나, 인간은 자신의 본질을 초월하여 초인을 창조해야 한다. 그러면 우주를 다스리는 일이 모두 그의 어깨에 떨어지고, 그는 그런 책임을 수행할 권세를 얻으리라. 신은 죽었고, 그의 왕좌는 비었으니, 우리들은 스스로 신의 자리에 앉으리라. 그러면 세상에는 우리들만 남는가? 주인은 죽었는가? 그렇다면 더욱 좋다! 이제부터 우리들은 신이 명령했기 때문이 아니라, 두렵거나 희망에 찼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일하고 싶기 때문에 일하리라.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83

때때로 나는 파리의 밤나무들 밑이나 유명한 강가를 거닐 때면 내 옆에서 서성거리는 그의 그림자를 불현듯 느꼈다. 우리들은 해가 질 때까지 말없이 나란히 걸었다. 그는 항상 숨이 찼고, 헐떡이는 숨결에서는 유황 냄새가 났다. 나는 그가 지옥에서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목구멍이 막혀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제 싸우지 않고 친구가 되었다. 그는 나를 쳐다보았고, 그의 눈동자 속에서 나는 내 모습을 찾아냈다. 하지만 고뇌는 전염이 된다. 그는 나에게 자신의 모든 고민을 주었다. 그와 함께 나는 짝짓기가 불가능한 짝을 짓게 하고, 가장 높은 희망을 가장 깊은 절망과 타협시키고, 합리성과 확실성을 초월하는 문을 열기 위해 투쟁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87

마찬가지로, 새벽녘에 종달새처럼 인간의 두뇌에서 솟아 나온 사상은 인간의 탐욕스러운 눈길이 닿자마자 육체를 뜯어먹는 굶주린 독수리로 변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92

비겁한 자와, 노예가 된 자와, 서러움을 받는 자로 하여금 위안을 얻어 주인 앞에 참고 머리를 조아리며 (우리들이 유일하게 확신하는) 현세의 삶을 인내하게끔 만들기 위해 내세의 보상과 벌을 심어 놓은 종교는 얼마나 교활한가.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92

현재의 삶에서는 하찮은 것을 내놓으면서 내세에서의 불멸이라는 재산을 주도록 알량하게 계산하는 주님의 계획서 같은 종교는 얼마나 약삭빠른가! 얼마나 단순하고, 얼마나 간악하며, 얼마나 인색한가! 그렇다, 천국을 바라거나 지옥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자유로울 리가 없다. 희망의 술집이나 공포의 지하 술 창고에서 취하는 우리들은 부끄러운 존재이다. 이것을 깨닫지 못하며 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왔던가! 격렬한 선지자가 나타나 나로 하여금 눈을 뜨게 했다는 사실은 필연이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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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적인 교만의 산들바람이 내 이마를 스쳤다. 인간이 모든 투쟁과 모든 희망을 받아들이고, 신의 도움을 기대하지 않으며 혼돈에서 질서를 끌어내어, 그것을 인간이 조화로 변형시킬 때가 왔다고 나는 불손하게 선언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93

나중에, 훨씬 뒤에, 나는 절벽의 언저리에 꿋꿋하게 서서 교만함의 기미도 없고 두려움도 없이 심연을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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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99

부도덕하고 시끄럽고 어지러운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 질서 있고 조용하게만 살아간다면, 남자와 여자를 방으로 맞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는 규칙을 어기는 셈이다. 그는 용납이 될 수 없고, 용납이 되어서도 안 된다. 나는 평생 동안 줄곧 그것을 느껴 왔다. 내 삶이 항상 지나치게 단순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을 위험할 만큼 복잡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지 그들은 거기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는 드러나지 않은 숨겨진 측면을 추측해 내려고 애썼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201

나는 파리를 떠날 터였다. 십자가에 매달리느라 생긴 손과 발과 옆구리의 상처들은 모두 아물었지만, 온통 피투성이에 반항심이 가득 찬 영혼이 대신 가슴속에서 솟구쳐 나를 무섭게 괴롭힌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207

불확실성은 새로운 확실성의 어머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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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208

천국에 관한 진실은 우리들이 죽은 다음에야 판단하게 될 텐데, 죽은 자의 나라에서 돌아와 우리에게 진실을 얘기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209

니체까지도 공포에 굴복했던 순간을 겪었다. 영원 회귀가 그에게는 끝없이 이어지는 순교로 생각되었으며, 두려움에서 그는 위대한 희망을, 미래의 구세주를, 초인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초인은 또 하나의 천국, 가엾고 불행한 인간을 기만하고 그로 하여금 삶과 죽음을 견디게 만드는 또 하나의 신기루일 따름이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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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갈망하던 도시에서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를 혼자 생각하며, 나는 1시간도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인간의 미래를 예언할 능력이 없는 영혼을 생각해 보았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56

그의 말은 불손한 모독이요, 초인은 신의 암살자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이 반항아는 신비한 매력을 지녔다. 그의 말은 어지럽게 도취시키는 유혹의 마술이어서, 심장이 뛰게 만들었다. 정말로 그의 사상은 인간과 초인의 비극에서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의기양양하게 울려 퍼지는 찬가 같은 디오니소스의 춤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그의 시련과, 혈기와, 순수성을 숭배했고, 그리스도의 적이었던 그 역시 가시 면류관을 쓰기라도 한 듯, 그의 이마에 흩뿌린 핏방울을 숭배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61

성숙의 첫 단계에서는 선과 악이 적이었다. 훨씬 가볍고 경쾌한 두 번째 단계에서는 선과 악이 동일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62

아폴론과 디오니소스는 비극을 탄생시킨 성스러운 한 쌍이었다. 아폴론은 세상의 조화와 아름다움을 꿈꾸고, 초연한 형태로 그것들을 이해한다. 개체성으로 몸을 숨기며 그는 현상들의 광포한 바다 한가운데 꼼짝 않고 조용히 자신 있게 서서, 꿈속에서 열망했던 큰 놀음을 즐긴다. 그의 얼굴은 빛으로 가득해서, 심지어 슬픔과 분노가 밀어닥쳐도 신성한 평정은 깨어지지 않는다.

디오니소스는 개체성을 파괴하고, 현상들의 바다에 몸을 던져 무섭고도 현란한 물결을 따른다. 인간과 짐승은 형제가 되고, 죽음 자체도 삶의 한 가면으로 보이며, 온갖 형태를 지닌 착각의 거짓된 장막이 둘로 갈라지고, 우리들은 진리와 밀착하게 된다. 어떤 진리인가? 우리들은 모두 하나이며, 우리들은 다 함께 힘을 모아 신을 창조하고, 신은 인간의 조상이 아니라 후손이라는 진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71

디오니소스의 술잔치가 야만성을 과시했고, 꿈의 억제된 부드러움이 술잔치에 찬란함을 부여했다. 그러나 비극의 유일한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디오니소스였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72

하지만 그리스의 비극은 갑자기 사라졌다. 그것은 논리적 분석에게 죽임을 당했다. 소크라테스는 변증법으로 아폴론의 맑은 정신과 디오니소스의 취한 정신을 죽였다. 에우리피데스의 손에서 비극은 신적이라기보다는 인간적인 정열로, 새로운 사상을 선전하려는 궤변적 설교로 몰락했다. 그것은 비극의 본질을 상실하고 사멸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73

「디오니소스적인 삶을, 그리고 디오니소스적인 비극의 르네상스를 내가 믿듯이, 그대들 또한 믿도록 하라. 소크라테스의 시대는 끝났다! 티르소스[2]를 손에 들고 담쟁이 관을 머리에 쓰고, 비극적 존재가 되어, 위대한 투쟁을 위한 준비를 하고, 그대의 신 디오니소스를 믿어라!」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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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은 잭 스미스의 황홀한 피조물들에 관한 에세이 말미에서 영화를 "대중문화를 즐기는 하나의 방식"으로 기술하는 과정에서 캠프Camp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당시 ‘캠프‘는주로 뉴욕과 런던의 게이 하위문화에서 사용되던 은어였다.
이 단어는 키치 영화, 소설, 대량 생산된 장식품에서 세련되고 지적인 즐거움을 끌어내는 모순적인 태도를 지칭했다.
(유럽 대륙에서는 문화적 담론을 전혀 형성하지 못하고 항상 앵글로색슨에 한정된 현상으로만 머무렀던 개념인) 캠프라는 사고방식은 상류 부르주아 문화의 전통적 양식에 걸맞지 않은 문화상품을 즐기도록 허용하는 수용 방식의 전형이었다.
사람들은 캠프 대상을 즐기는 동시에 그것을 일부러 무시할 수 있었고, 그렇게 하찮은 것의 미학에서 즐거움을 얻었다.
캠프라는 개념은 반체제 취향의 개념, 즉 고급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동시에그것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감수성이었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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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멕시코 만류灣流에서 돛단배를 타고 혼자 고기를 잡던 노인으로 이제 한 마리의 고기도 낚지 못한 채 84일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알라딘 eBook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정서 옮김) 중에서 - P14

He was an old man who fished alone in a skiff in the Gulf Stream and he had gone eighty-four days now without taking a fish.

-알라딘 eBook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정서 옮김) 중에서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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