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떨림이다. 정지한 것들은 모두 떨고 있다. 수천 년 동안 한자리에 말없이 서 있는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떨고 있다. 그 떨림이 너무 미약하여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그 미세한 떨림을 볼 수 있다. 소리는 떨림이다. 우리가 말하는 동안 공기가 떤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공기의 미세한 떨림이 나의 말을 상대의 귀까지 전달해준다. 빛은 떨림이다. 빛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시공간상에서 진동하는 것이다. 사람의 눈은 가시광선밖에 볼 수 없지만 우리 주위는 우리가 볼 수 없는 빛으로 가득하다. 우리는 전자기장의 떨림으로 둘러싸여 있다. 세상은 볼 수 없는 떨림으로 가득하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

인간은 울림이다. 우리는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떨림에 울림으로 반응한다. 세상을 떠난 친구의 사진은 마음을 울리고, 영화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는 심장을 울리고, 멋진 상대는 머릿속의 사이렌을 울린다. 우리는 다른 이의 떨림에 울림으로 답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나의 울림이 또 다른 떨림이 되어 새로운 울림으로 보답받기를 바란다. 이렇게 인간은 울림이고 떨림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5

떨림과 울림은 이 책에서 진동의 물리를 설명할 때 등장한다. 진동은 우주에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인 물리현상이다. 공학적으로도 많은 중요한 응용을 갖는다. 따지고 보면 전자공학의 절반 이상은 진동과 관련된다. 이공계대학에서 배우는 수학의 대부분이 진동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진동은 떨림이다. 비슷한 말이지만 그 느낌은 다르다. 진동은 차갑지만, 떨림은 설렌다. 진동은 기계적이지만 떨림은 인간적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5

이 책은 물리학이 인간적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인문학의 느낌으로 물리를 이야기해보려고 했다. 나는 물리학자다. 아무리 이런 노력을 했어도 한계는 뚜렷하다. 그래도 진심은 전해지리라 믿는다. 내가 물리학을 공부하며 느꼈던 설렘이 다른 이들에게 떨림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울림은 독자의 몫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6

빅뱅 이후 38만 년쯤 지났을 때 수소, 헬륨과 같은 원자들이 생겨났고, 이때부터 빛도 존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이전에는 빛과 물질이 한데 뒤엉킨 어떤 ‘것’이 있을 뿐 빛은 홀로 존재할 수 없었다. 이때 탄생한 빛은 지금까지 우리 주위를 떠돌고 있다. 이 빛을 우주배경복사라 하며, 그 발견에 노벨물리학상이 주어지기도 했다. 우주는 38만 살 되던 해, 자신의 모습을 빛에 남겨 놓은 것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1

뉴턴은 운동법칙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지만, 빛을 제대로 연구한 서양의 첫 과학자이기도 하다. 진동수가 다른 빛은 굴절하는 정도가 다르다. 이것을 ‘분산’이라고 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4

빛은 파동이다. 파동은 진동이 공간으로 전파되는 것이다. 목에 손을 대고 소리를 내보면 그 떨림,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소리도 파동이다. 즉, 빛은 소리와 비슷하게 행동한다. 소리는 진동수에 따라 음이 달라지고, 빛은 진동수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아주 느리거나 빨리 진동하는 소리는 인간이 들을 수 없다. 이런 소리를 초음파라고 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5

물체의 고유진동수로 그 물체에 진동을 가하면 진동이 엄청나게 증폭된다. 이것을 ‘공명共鳴’이라 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6

TV나 라디오의 채널은 고유진동수를 가진다. 방송사에서는 각 채널에 고유한 진동수의 전파를 내보낸다. 라디오의 채널을 돌리면 라디오 수신기의 고유진동수가 바뀐다. 그러다 특정 채널의 고유진동수와 라디오 수신기의 고유진동수가 일치하면 공명이 일어나서 그 채널의 신호만을 수신하게 된다. 사방에 모든 방송국의 전파가 있지만 라디오 수신기와 공명을 일으킨 채널의 방송만 나오는 이유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7

빛은 빠르다. 빛의 속도는 시속 10억 8,000만 킬로미터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9

1880년대가 되면 간섭계라는 정교한 장치로 빛의 속도를 측정하게 된다. 오늘날 빛의 속도를 정확히 재는 방법은 빛의 파장과 진동수를 각각 측정하여 곱하는 것이다. 이것은 빛의 파동이 한 번 진동하는 동안 이동한 거리(파장)를 한 번 진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진동수의 역수)으로 나누어준 것과 같다. 이제 빛의 속도는 더 이상 측정의 대상이 아니다. 충분히 정확하다고 생각하여 299,792.458km/s로 정해버렸기 때문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0

더구나 보이지 않지만 존재한다고 믿어지는 물질이 우주에 가득한데, 아직 그 정체를 알 수 없어 암흑물질, 암흑에너지라 불린다. 빈 공간의 어둠은 예외로 두더라도, 이런 암흑의 유산이 우주 전체 물질의 96%를 이룬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2

이런 모든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물리의 대상이 되는 것도 없는 걸까? 우리는 아무것도 없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 그래도 여기에는 여전히 무엇인가 있고, 또 무엇인가 일어나고 있다. 공간이 있고 시간이 흐른다. 공간과 시간을 인지하는 것은 특별한 훈련이 없어도 가능한 것 같다. 그래서 칸트는 시간과 공간을 인간이 선험적으로 갖는 인지구조라고 보았다. 우주가 시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 틀로 세상을 본다는 것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4

사실 빅뱅의 이론적 기반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다.
빅뱅, 그러니까 시간과 공간이 한 점에서 출발했다는 것은 상대성이론의 방정식을 수학적으로 풀었을 때 가능한 답의 하나에 불과하다. 놀랍게도 이 이론은 시간과 공간 그 자체를 다룬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6

아인슈타인이 생각한 시간과 공간의 의미는 상당히 실용적이다. 시간이란 시계로 읽은 두 사건 사이의 간격이다. 공간이란 자로 읽은 두 지점 사이의 거리다. 이 정의에는 시간과 공간의 본질이 무엇인지는 들어 있지 않다.
엄밀히 말해서 이것은 시간과 공간 그 자체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기술하는 물리량을 의미한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니까.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8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물체는 시간이 길어지고 길이가 짧아진다. 정지한 사람이 움직이는 사람의 시계를 보면 자신의 시계보다 느리게 가는 것을 보게 된다는 뜻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9

한마디로 시간과 공간이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 시간도 점차 길어지고 공간도 점차 짧아지게 되는데 이것은 시공간이 휘어진 것과 같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9

실제 아인슈타인의 장방정식은 시공간의 기학적인 모양을 기술한다. 빅뱅의 순간 시공간은 ‘점’이라는 도형이 된다. 그러니 이 순간 시간도 생겨난 것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까지의 거리는 지구-태양 거리의 100만 배다.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은하에 가려면 지구-태양 거리의 1,000억 배를 가야 한다. 우주에는 이런 은하가 1,000억 개 있다. 이런 거대한 규모의 공간에서도 일상생활의 법칙이 적용될까?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4

우주는 시공간과 물질이라는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시공간은 무대, 물질은 배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주는 시공간이라는 무대 위에서 자연법칙이라는 대본에 따라 물질이라는 배우가 연기하는 연극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7

철학자 칸트는 그의 책 『순수이성비판』에서 우주에 시작점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두 정당화될 수 있어 이율배반이라고 했다. 우주에 시작점이 있다면 무한한 시간 가운데 하필 그 순간 시작했을 이유가 없고, 시작점이 없다면 모든 사건 이전에 똑같이 무한한 시간이 있어야 하므로 모순이라는 것이다. 즉, 이성으로는 답을 알 수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우주의 시작점에 대한 질문을 과학적 탐구대상으로 만들었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9

상대성이론에서 시공간은 연극무대와 같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배우와 같다. 배우의 특성이나 움직임에 따라 무대의 구조가 매 순간 함께 바뀌기 때문이다. 상대성이론에서 시공간은 물질과 마찬가지로 기술되어야 할 하나의 대상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제 시공간의 변화, 나아가 시공간의 시작과 끝을 묻는 것이 가능해진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9

1920년대 조르주 르메트르는 상대성이론에서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수학적 가능성을 찾는다. 우주가 팽창한다는 말은 시간을 거꾸로 돌려보면 한 점에서 출발했다는 뜻이니, 우주에 시작점이 있다는 거다. 바로 빅뱅이론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40

아인슈타인의 경우 상대성이론이 팽창우주의 가능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방정식에 ‘우주상수’라는 것을 억지로 집어넣어 우주의 팽창을 막기도 했다. 훗날 자신이 저지른 최악의 실수라고 했지만 말이다. 사실 스티븐 호킹의 중요한 업적의 하나는 블랙홀과 빅뱅 같은 특이점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인 것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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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미처 떨어지지 못한 낙엽들이,

앙상한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기온은 영하로 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을,

‘겨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요?

 

겨울은 언제부터 시~작!

누가 딱 정해주지 않아도, 언제부터가 겨울인지,

답은 나와 있죠.

버스 뒷자리 어디쯤에서, 종아리를 데워주는

후끈한 바람이 나오고,

리어카에 누워 있는 붕어빵 냄새가, 우리 코를 자극할 때-

버스 정류장에 학생들의 더플코트가 바글대기 시작하고,

편의점에서, 호빵 기계를 창문 앞에 내놓을 때

 

그러니까, 사람들의 입에서 "아우~ 춥다."

이 말이, 제일 많이 나왔던 오늘

겨울이, 시작됐습니다.

 

겨울의 첫날-

여기는, 윤하의 별이 빛나는 밤에. - <그래서 라디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356 - P14

소개팅을 주선해 준 친구는, 다신 자기한테

외롭단 얘기 입 밖에도 꺼내지 말라며,

그녀에게 엄포를 놓았다.

꼭 친구의 얘기가 아니어도, 왠지 알 것 같았다.

돈 잘 버는 회사원은, 틀에 박혀서 싫고-

글 좀 쓴다는 소설가 지망생은, 비전 없어서 싫고-

잘나가는 펀드매니저는, 너무 계산해서 싫고-

아직도 그런 이유를 따지는 걸 보면

덜 외로운 모양이라고.

그녀도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가 아직도 혼자인 이유.

 

현실적인 조건을 따져서가 아니라

눈이 높아서가 아니라

아직은 외로워도 견딜 만해서.

 

내 얘기, 듣고 있나요? - <그래서 라디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356 - P24

‘손에 잡히지 않아서, 이해할 수 없어서,

다 이해되지 않아서

그래서 아름다운 것들이 세상엔 있다.

효율로만 평가하려고 하는 이 세상에

비효율로 남아서 고마운 것들.

우리를 간신히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사실 그런 비효율들이다.’

 

당신 창고는 다 비어도, 내 창고는 그득히 채워주는 사람,

당신은 다 손해보더라도, 나만 좋으면 그걸로 전부인 사람,

당신 마음 부서져도, 내 마음 안 다치면 그만인 사람.

 

세상 단 하나뿐인 그것이다.

우리를 간신히 인간답게 만드는, 아름다운 비효율. - <그래서 라디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356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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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희극에도 일반화된 정식 또는 형식이라는 것이 있다. 거창하게 철학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하나의 희극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이 있다.
놀라움과 서스펜스는 키스톤 영화사 시절부터 내 영화에서 빠지지 않은 필수요소였다. - P441

나는 인간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거창하게 정신분석학을 운운하고 싶지는 않다.
사실 인간 행동이란 우리네 인생만큼이나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다. 나는 섹스나 ‘유아 탈선‘ 이상으로 인간의관념적 욕구가 대부분 격세유전에서 비롯한다고 믿는다.
그러나인생이 반목과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 책을 펼치진 않았다. 내가 무대나 영화에서 선보인 익살은 본능적으로 이런 인식에 기초했다.
사실 내가 희극의 기본 줄거리를 짜내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내가 만든 영화를 유심히 지켜본 사람이면 눈치 챘겠지만, 그것은 등장인물을 먼저 곤경에 빠뜨린다음에 그를 곤경에서 구해내는 식이다.
이것이 내 영화의 기본뼈대라면, 곤경에 빠진 사람을 구해내는 과정이 뼈대에 살을 붙여 나가는 과정이다. - P442

그러나 유머는 조금 다르다.
그것은 훨씬 더 민감하고 정교하다.
맥스 이스트먼(1883~1969, 미국의 작가, 사회주의자 옮긴이)은《유머의 의미 A sense of Humour)에서 이것을 다뤘다.
그는 유머를 우스꽝스러운 고통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막스는 ‘호모사피엔스는 자학적이며, 여러 형식으로 고통을 즐긴다. 그리고관객도 마찬가지다‘ 라고 썼다.
이것은 아이들이 인디언 놀이를면서 하는 행동과 같다.
아이들은 인디언 놀이를 하면서 인디언이총에 맞아 쓰러지듯이 비명을 지르면서 죽는 시늉을 한다. - P442

나는 막스의 이런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비록 거의같은 것이지만, 막스의 정의는 유머보다는 드라마에 대한 정의에 가깝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유머는 막스의 그것과 약간 다르다.
즉 유머란 인간의 정상적인 행동에서 분간해낼 수 있는 행동의 미묘한 불일치 또는 어긋남이다.
다른 말로, 우리는 유머를 통해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행동에서 불합리한 것을 본다. 또 중요한 것처럼 보이는 것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을 본다.
한편, 유머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고양하고, 우리가 ‘제정신‘ 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유머 덕분에 우리는 인생의 부침을 견뎌낼 수있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균형감각을 잃지않도록 도와주며, 엄숙함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조리한 것인지 우리에게 드러낸다. - P443

우리는 영화의 형식 문제에 대해 불꽃 튀는 논쟁을 했다.
나는슬랩스틱 코미디에서 감성을 자극하는 드라마로 옮겨가는 것은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과 장면 배열에 대한 판단의 문제라고말했다. 특히 형식에 있어서 나는 이런 의견을 개진했다. 형식은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즉 예술가가 어떤 세계를 생각하고 그것을 진정으로 믿는다면, 아무리 그것이 혼합물이라 하더라도 남에게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주장했다. 물론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이론적 바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것은 순전히 내 직감이었다. 영화 형식에는 풍자, 즉흥극, 현실주의, 자연주의, 멜로드라마 그리고 판타지 등 다양한 형식이 있다. 그러나 <키드>는 기본적으로 슬랩스틱과 감성드라마를 결합한 새로운 형식이었다. - P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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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장을 해야 할지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미 한번 해봤던 신문기자로 다시 분장하고 싶지는 않았다.
의상실로향하면서 나는 헐렁한 바지, 커다란 구두, 지팡이 그리고 중산모자를 써볼 참이었다.
나는 전체적으로 부조화스러운 것을 생각했다.
헐렁한 바지에 꽉 끼는 상의, 작은 모자에 큼지막한 구두가좋을 것 같았다.
젊게 보일지 나이가 들어 보이게 할지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세네트 씨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했던 말이 생각나조금 나이가 들어 보이도록 짧은 콧수염을 붙였다. 세네트 씨는나를 처음 만났을 때 생각보다 젊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여하튼이렇게 하면 내 표정을 분장으로 가리지 않고 나이 들어 보이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P298

"이 인물에 대해 설명드릴 것 같으면, 정말 다재다능한 사람입니다. 뜨내기이면서 신사, 시인, 몽상가인가 하면 외톨이이기도하죠. 항상 로맨스와 모험을 꿈꿉니다. 그리고 남이 자신을 과학자, 음악가, 공작, 폴로 선수로 알아주었으면 하지요. 그렇지만겨우 한다는 짓이 담배꽁초나 주워 피우거나 아이들 코 묻은 사탕이나 뺏어 먹는 거예요. 그리고 가끔이기는 하지만 화가 머리끝까지 오르면 부인의 궁둥이도 서슴지 않고 걷어찹니다."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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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는 사람처럼 감기에 걸린다. 고릴라는 인간과 유전자가 98퍼센트나 일치한다. 그리고 몸속에 인간만큼 세균이 많다. 감기에 걸린 고릴라는 인간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콧물이 줄줄 흐르고 기침을 하며 재채기를 하고 피곤해한다. 주로 관광객들이 야생 고릴라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킨다. 인간에게서 감기 바이러스가 옮게 되면 심할 경우 죽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에 갇혀 지내는 고릴라는 독감 예방 주사를 맞는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42

귀상어는 전기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상어뿐만 아니라 물속에 사는 몸집이 큰 동물들은 ‘로렌치니 기관(Ampullae of Lorenzini)’이라는 젤리 같은 전기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물속에서 헤엄을 치다가도 전기장을 감지할 수 있다. 모든 생물에게는 미세한 전기장이 흐르고 있다. 특히 상어는 다른 동물보다 이 같은 전기장에 더 예민하다. 그래서 먹이가 어둠 속이나 모래 밑에 숨어 있어도 잘 찾는다. 귀상어는 머리가 망치처럼 생겼다. 어쩌면 그래서 다른 상어보다 더 전기를 잘 느낄 수도 있다. 아니면 망치가 멋있어 보여서 그런 모양이 된 건지도 모르겠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44

말이 입을 벌리고 있는 건, 웃는 게 아니라 공기 냄새를 맡는 것이다. 이를 ‘플레멘 반응(Flehmen Response)’이라고 하는데, 관심이 가는 대상을 관찰하기 위해 입을 벌려서 혀로 맛을 보고 잽싸게 코로 냄새를 맡는 것이다. 말이 입을 벌린 모습이 꼭 활짝 웃는 것 같아 많은 사람들이 착각을 한다. 사슴과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도 이런 반응을 보이는데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도 플레멘 반응을 보인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기분이 좋지 않아 얼굴을 찌푸리는 것 같다. ‘플레멘’이라는 단어는 독일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빨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52

만약 인간이 벌새처럼 신진대사가 활발하다면 하루에 햄버거 400개는 거뜬히 먹어치울 것이다. 벌새가 인간만큼 몸집이 크다면 올림픽 마라톤 선수보다 10배나 빨리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다. 햄버거 한 개가 평균 350칼로리이니 400개면 14만 칼로리가 된다. 이 수치는 인간이 평균 두 달 동안 섭취하는 칼로리에 해당된다. 벌새는 칼로리를 에너지로 저장하기도 전에 쓸 수 있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54

히아신스마코앵무는 세 살짜리 아이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 훈련을 받은 히아신스마코앵무는 퍼즐을 맞추고 숨겨둔 물건을 찾기도 한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55

해파리는 심장이 없다. 심장뿐만 아니라 위와 여러 내장 기관도 없다. 어떤 해파리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살기도 한다. 바다 속에는 심장이 없는 해파리들로 가득하다. 그들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으며 유유히 헤엄치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56

캥거루는 대부분 왼손잡이다. (다수가 오른손잡이인) 인간과 달리 캥거루는 종 전체가 왼손 사용을 선호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수년간의 관찰 결과, 과학자들은 대부분의 캥거루들이 털을 손질할 때나 먹이를 먹을 때, 무언가를 손으로 주울 때 왼손 사용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57

코알라는 하루에 단 15분 동안만 다른 코알라들과 교류를 한다. 코알라는 신진대사 능력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에너지를 얻기 위해 먹거나 몸속에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 잠을 자는 데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낸다. 먹거나 자지 않는 시간은 하루에 15분 정도이며, 주로 털을 손질하거나 다른 코알라들과 수다를 떤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59

잉어는 200년 동안 살 수 있다. 평균 수명은 25~35년이지만 길게는 200년까지도 살 수 있다. 잉어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은데, 1977년에 226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잉어가 지금까지 가장 오랜 수명을 누린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 잉어의 이름은 하나코(Hanako)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60

하루살이는 보통 하루도 못 산다. 하루살이의 성충은 수명이 매우 짧다. 다 자란 성충은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다. 몸속이 공기로 가득 차 있을 뿐이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66

올빼미는 눈알을 자유롭게 굴릴 수 없다. 눈이 사람처럼 구형이 아니고, 튜브 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이다. 올빼미의 눈은 어둠 속에서도 먼 거리를 잘 볼 수 있도록 발달해 있다. 눈 뒤쪽에 달려 머리와 연결되는 고리 모양의 공막고리뼈(sclerotic ring) 덕분이다. 올빼미는 눈알을 잘 움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시야가 인간이나 다른 새들보다 훨씬 더 좁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75

판다는 잠자리가 따로 없어 어디든 누우면 바로 곯아떨어진다. 대왕판다는 하루에 12시간 잠을 자는데 잠자리가 정해져 있지 않다. 졸리면 장소에 상관없이 어디서든 잠을 잔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76

수컷 강아지는 암컷이랑 장난치며 놀 때 일부러 봐준다. 수컷 강아지는 암컷과 놀이하듯 싸우는 걸 좋아한다. 둘이 한참 동안 싸우지만 결국 이기는 쪽은 암컷이다. 수컷은 일부러 자신을 불리한 상황에 몰아넣고 싸움에서 지는 걸 즐기며 논다. 몇몇 연구가들은 암컷 강아지들이 평소에 수컷과 싸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암컷들은 싸움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포악하게 변한다. 수컷을 상대로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터득한 결과다). 반면에 수컷들은 재미를 위해 싸움을 하고 싶어 하며 매력적인 상대가 되고 싶어 한다. 또 다른 연구가들은 단지 수컷이 암컷에게 홀딱 반해서 장난을 친다고 주장한다. 어렸을 때 내 유치원 선생님도 비슷한 말씀을 한 적이 있다. 유치원에서 한 남자애가 내 팔을 물자 선생님은 내가 좋아서 그런 거라고 했다. 하지만 난 지금도 선생님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86

해마는 동물 중에 유일하게 수컷이 임신을 한다. 수컷은 암컷에게서 알을 넘겨받은 다음부터 뱃속 주머니에 담아 부화할 때까지 알을 돌본다. 출산할 때가 되면 수컷 해마의 몸 색깔이 달라지고 12시간 동안 산고를 치른다. 수컷이 임신을 해서 좋은 점은 부부가 새끼들을 빨리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암컷이 새롭게 알을 만드는 동안 수컷은 그 전에 임신했던 알을 부화시켜 낳으면 되기 때문이다. 수컷 해마는 한 번에 1,000개의 알을 낳을 수 있으며, 출산한 당일에 또 임신을 할 수 있다. 해마 부부는 평생 동안 짝짓기를 하지만 일단 새끼들이 세상에 나온 후에는 돌보지 않는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298

나무늘보는 일주일에 한 번 나무에서 내려온다. 화장실에 가려고 말이다. 과학자들은 나무늘보가 어떻게 용변을 보는지 궁금해했다. 줄을 서시오, 과학자들이여! 일단, 이 느린 동물은 일생을 나무에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주일에 딱 한 번 화장실에 가려고 내려오는 게 유일한 외출이다. 지상은 포식자에게 노출되는 곳이기 때문에 나무늘보에겐 위험한 곳이다. 그런데도 굳이 땅으로 내려오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도 밝히지 못했다. 그냥 나무에 매달린 채로 똥을 싸도 될 텐데 말이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302

잘못된 주파수로 노래하는 고래는 길을 잃고 혼자 바다를 떠돌게 된다. 1989년 북태평양 바다에서 홀로 발견된 수염고래는 다른 고래들보다 더 높은 주파수로 노래를 하는 바람에 무리와 소통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이 수염고래는 무리와 합류하지 못하고 혼자 바다를 항해했다. 이 고래가 낸 주파수는 52헤르츠로 어떤 음인지 궁금하다면, 금관악기 튜바의 소리를 연상하면 될 것이다.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479614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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