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커 장군이 기분 나쁜 듯 고개를 치켜들고는 말했다. "교수님, 당신의 전문 분야가 심리학이니 나는 그 분야에 대해서는 주제넘게 당신에게 조언하려고 하지 않소이다. 나의 전문 분야는 국방이오. 나는 국방 분야에서 30년 동안 경력과 성과를 쌓아 왔소, 교수 양반. 그러니 내 전문 분야에 대한 내 판단을 비난하지 말아 줬으면 하오."
-알라딘 eBook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중에서 - P300
커트럴 씨가 바커 장군에게 살짝 싫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불행히도 바커 장군의 말이 그 나름으로 맞습니다." 커트럴 씨가 말했다. "세상이 교수님처럼 이상적인 분들의 생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세상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형제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게 아니라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우리가 전쟁 위기에 처한 건 식량이나 자원의 부족 때문이 아니에요. 전쟁은 권력을 두고 벌이는 다툼이란 말입니다. 누가 세계를 책임지게 될까요? 우리? 아니면 저들?"
-알라딘 eBook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중에서 - P301
반하우스 교수는 마지못해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식탁에서 일어났다. "두 분께 실례가 많았습니다. 결국 우리나라를 위해 최선이 무엇인지를 판단할 자격은 두 분이 더 잘 갖추고 계시지요. 저는 뭐든 두 분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는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기밀 괘종시계 태엽 감는 것과 비밀 고양이 내보내는 것 잊지 말게." 그는 침울하게 말하고는 계단을 올라 자신의 침실로 갔다.
-알라딘 eBook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중에서 - P302
나는 큰 소리로 그 쪽지를 읽었다. "여러분, 양심을 지닌 첫 번째 초강력 인간 병기로서 나는 여러분의 국방 비축 무기 목록에서 나 자신을 삭제하고자 합니다. 군수품 작동에 새로운 선례를 만들면서 나는 인도적인 이유로 이곳을 떠납니다. 아서 반하우스 드림."
-알라딘 eBook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중에서 - P306
그날 이후, 당연히 반하우스 교수는 전 세계의 무기를 체계적으로 파괴해 오고 있고 급기야 지금은 돌멩이나 뾰족한 막대기 외에는 군대를 무장할 만한 것이 거의 없다. 그의 활약이 정확히 평화로 귀결되지는 않았고 오히려 ‘폭로 전쟁’이라 불릴 수 있는 무혈의 재미있는 전쟁을 촉발시켰다. 모든 나라는 적국의 간첩들로 넘쳐 나고 있으며 이 간첩들의 유일한 임무는 군사 장비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런 뒤 그 군사 장비를 언론에 보도해 반하우스 교수의 주의를 끌기만 하면 그 군사 장비는 즉각 파괴되었다.
-알라딘 eBook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중에서 - P306
간단히 말해 나는 사라질 작정이다. 결국 언젠가 반하우스 교수는 죽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훨씬 전에 나는 준비를 마칠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무모한 군국주의자들에게, 그리고 바라건대 내일의 그들에게도 전하는 바는 ‘충고를 들어라. 반하우스 교수는 죽을 것이다. 하지만 반하우스 효과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어젯밤 나는 다시 한 번 그 종잇조각 편지에 적힌 애매모호한 지시사항들을 따라 해 봤다. 나는 반하우스 교수의 주사위를 손에 쥔 채 악몽 같았던 그 마지막 문장을 마음속에 떠올리면서 주사위를 굴렸고 50번 연속으로 합이 7이 나왔다.
-알라딘 eBook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중에서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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