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 출신의 신학자 미로슬라브 볼프는 그의 저서 『배제와 포용』에서, ‘타자와의 관계는 섣부른 통합이나 단절이 아닌,
정체성을 재조정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신학자의 이 어려운 이야기를 저는, 나의 정체성 안에, ‘내가 지키는나‘를 확실히 함과 동시에 타인을 껴안을 여유 공간을 둔다는 그림으로 이해했습니다. 그 포용의 공간으로 햇살이 비치고, 신께서 주시는 신선한 공기가 잘 들어올 것 같습니다. - P205

저도 딸도, 좀 더 ‘쫄깃한 나‘로, ‘사적인 자아‘를 잘 다지면서 공적 연대로도 확장되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땅의 많은 딸과 어머니들, 아니 관계로 인해 삶의 조건에 의해 도무지 나로 살기 어려운 이들에게도 응원의 에너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 P205

너무 늦지 않게, 우리 사이의 가려진 꽃들이 계절의 향기를 누리며 가득 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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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네티가 육아에 소질이라곤 전혀 없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사실 여자들은 대부분 육아에 소질이 없다. 이제 갓 엄마가 된 이들은 그저 어디선가 본, 배워야 한다고 주입받은 다른 여자들의 행동과 습관을 모방하면서 어떻게든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기를 소망할 뿐이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74

네티는 침묵했다. 이 건물에 사는 여느 여자들과 다른 그만의 특징이었다. 이 건물의 다른 사람들은 뭔가를 모르거나 무엇이든 필요하면 일단 목청껏 소리부터 질러댔다. 네티는 절대 그러지 않았다. 네티의 무지와 무능은 이 건물에 사는 다른 여자들과 친목을 다지고 유대를 형성할 다리가 되었을 것이며 잘만 활용했다면 그들의 세상에 자연스럽게 발을 들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75

네티와 리처드는 엄마와 아들이라기보다는 난데없이 고아가 된 두 아이인 것처럼,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77

하지만 나에게 그 아파트는 마치 네티라는 인물처럼 약속과 매혹이 숨 쉬는 공간이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77

우리 집 창문 아래로 보이는 누추한 다세대주택 앞 골목은 암흑과 침묵에 의해 완전히 다른 형태로 바뀌었다. 밤공기는 더 맑고, 온화하고, 밀도 높고, 설명할 길 없이 달콤하기도 했으며 그 공기는 내가 찾던 마법 같은 고립감을 더욱 증폭시켜주며 내 백일몽의 마침맞은 전달자가 되어주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84

나와 창녀와 네티, 우리 셋이 작은 레이스 조각을 어설프게 뺨에 대고 있는 이미지가 보였다. 우리 중 누구도 길고 풍성한 레이스를 갖지 못하고 그저 작은 자투리 조각 몇 개를 붙들고, 우리의 서글픈 얼굴을 그 자투리에 대고 있을 뿐이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87

그래, 아주 잘하고 있어, 매디.
한 차례의 질문과 대답이 오간 후 우리의 공통 화제는 바닥나고 말았다. 우리는 전화번호를 교환한 뒤 꼭 연락하자고 약속하고, 앞으로 서로 다시 만날 일은 없다는 것을 예감하며 헤어진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91

눈물은 바닥에 떨어지고 샘물처럼 솟아올라서 복도를 가득 메웠고 부엌으로 흘러 들어갔다가 거실로 흘러들어 두 개의 침실 벽에 부딪혔고 우리 모두를 떠내려가게 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94

사력을 다한 엄마의 비탄은 다른 평범한 애도를 닦아세웠다. 우리 집의 비극은 며칠 전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99

그래도 부엌이 그나마 이 집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소이긴 했다. 부엌에 늘 상주하던 여자들은 세라 이모와 지머먼 아줌마였다. 둘 다 남편에게 사랑과 애착을 느끼지 않는 편에 속하는 여자들로 결혼을 인생의 고난으로 여겼다. 그럼에도 두 여자는 우리 엄마의 경이로운 공연 옆에서 침묵을 지켰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101

네티의 눈은 고양이 눈처럼 홀연히 불투명한 색으로 변했고 목은 더 길어졌고 팔다리는 제자리로 거두어졌다. 나는 이제 식탁을 떠날 수 있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106

내가 속한 사람은 엄마였다. 엄마와 함께 있으면 여러 가지 확실한 문제가 있다. 숨이 막힌다. 그래도 안전하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106

엄마는 말할 것이다.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니? 이 안에 내가 모르는 게 뭐가 있냐고? 나는 삶으로 다 살았어. 나는 다 안단 말이다. 작가라면 내가 알지 못하는 걸 말해줘야 할 거 아니니. 그런 게 하나도 없더라.너한테나 재밌었겠지. 난 어땠냐고? 그 책이 무슨 수로 재밌을 수가 있겠니?"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109

침묵, 길고 긴 침묵이 흐른다. 우리는 또 한 블록을 같이 걷는다. 침묵. 엄마는 가까이도 멀리도 아닌 허공을 바라본다. 나는 길을 인도하며 엄마의 걸음에 발을 맞춘다. 말을 하지도 엄마에게 말을 시키지도 않는다. 또 한 블록 침묵이 흐른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111

마치 그날 저녁의 우울, 마지못해 견뎌야 하는 일상의 여정이 끝날 때까지 엄마를 배신하지 않고 기다려준 이 절망을 얻기 위해 하루 종일 그렇게 일을 하고 오는 사람처럼.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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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내 이야기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지난 4월 교통사고를 당했다. 차에 부딪힌 나는 3미터를 날아가 땅에 떨어졌다고 한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내 부서진 치아 조각들을 손에 들고 무릎을 꿇고 땅에 앉아 있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구급차와 경찰차가 달려왔다. 꼭 크리스마스 캐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한 구절처럼 사방이 고요했다.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8157 - P5

스페인 내전에서 총상을 당한 뒤 조지 오웰이 한 말이 생각났다. "따지고 보면 마음에 드는 것이 많은 세상이었다." 회복되려면 슬플 정도로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앞으로 또 슬픈 일을 겪게 되겠지만, 그러나 우리는 기쁨을 위해 태어났다. 나는 이 상처투성이 지구를 엉뚱하게도 회복의 장소로 경험한 셈이다.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8157 - P6

돌이켜보면 교통사고가 난 날은 겸손을 배우기 딱 좋은 날이었다. 내가 무엇을 누리든 그것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었다. 많은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또 한 번 주어졌다.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가, 변화하는 것이 중요한가. 나를 통해 묻는 사건이 일어난 것만 같다. 경이롭게 재생할 수 있다면 나를 위해 슬퍼해준 분들에게 은혜를 갚는 일이 될 것이다.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8157 - P6

그러나 그 시간도 소중했다. 밀란 쿤데라의 말이 생각났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인간적인 것이다."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8157 - P7

따지고 보면 모든 이야기는 관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내가 쓰던 책 『삶의 발명』은 창조의 에너지와 관계의 에너지가 균형 있게 만나 기쁘게 이 세계의 일부분이 되는 존재 방식을 찾고자 하는 이야기였다.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8157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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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 그래도 1~2년은 아프실 줄 알았던 우리 가족오빠, 나, 동생,
며느리, 사위 모여서 막 회의를 했었다. 장기 계획도 세우고 단기-간호 당번 순서를 짜고, 지금 생각하면 생쇼를 했다. 아니 각오를 다지고 막 힘을 주는데 사람 무안하게 사흘 만에 싹 가시나 무정하기가, 쿨하기가 참 엄마답지 않은가. 아 뭔 시간이라도 좀 줘야지…) - P166

미워할 수 있나?
나는 그럴 수가 없다.
미쳤나?
누가 미쳤나?
미워하라고 하는 당신들의 알량함이 싫다.

내 엄마의 과부하를 알겠는가?
광증과 싸워가며
너무나 외롭게
자기 과업을 감당해야 했던
운명을 모르겠는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다 자청한 거라고?
나도 안다!
말하긴 쉽다.
그러나 생이란, - P170

우리가
태어나겠다고
맘먹고 태어난 게 아니듯이,

그렇게 쉽게
판단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 엄마가 행복했다면,
‘자신의 안위를 위해 자기 노력을 기울일 수 있었다면,
좀더 요령이 있었다면
편안했다면
다른 인생을 꿈꿔볼 기회가 있었다면

엄마를 미워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놓아라.
미워할 순 없어도 놓을 순 있지.

놓아버리리.
놓자. - P171

그런데 정말 저기 펄펄 눈보라 속에서 엄마가 왔다.

엄마……

난 뭐든지 할 수 있었다.
정말 뭐든지.

죽일 수도, 밟을 수도, 날려보낼 수도.

......!

눈보라 속에서 날아오던 엄마가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다.

‘엄마 이리 와!‘

순식간이었다.
엄마는 아주 작은 아기가 되었고,
나는 나의 전부로
엄마를 껴안았다. - P172

나는 엄마를 삼켜버렸다.
정말이다.
(아,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눈발이 멈추고
지극한 평화가 찾아왔다.
…… - P173

어느 날, 난 엄마의 받을 빚 8000만 원에서 한 푼도 받지 못한 채로,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기도 한 도원동을 야반도주하듯 떠났다. 연기처럼 말 한마디 없이. 빚쟁이(빚 받을 사람)가 하루아침에 증발해버린 것이다.
나는 서대문구 연희동 산 밑, 연희초등학교 후문 쪽 언덕 위에 있는 작은 연립주택 꼭대기 층으로 이사했고, 이후 단 한 번도 도원-용문동에 가지 않았다. 나는 딸아이와 밝고 평화로운 새세계를 건설하기를 바랐다. - P182

내가 성형수술을 하거나 보톡스를 맞는 일은 없을 거예요. 누군가 내 얼굴을 보고 "정상과 계곡과 균열이 있는 ‘국립공원‘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나는 그 말이 정말로 좋습니다.
(프랜시스 맥도먼드, 1957~) - P193

엄마의 얼굴을 떠올리다보면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떠는 얼굴 말고, 좀 멍때리는 듯한, 아주 고요하고 가만한 표정도 있다. 그 멍청하고도 좀 걱정스러워하는 듯한 얼굴과 눈빛을 떠올리면 좀 쓸쓸해지기도 하지만 이내 마음이 안온해진다. - P195

지난해 3월에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피해갈 줄 알았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까지 받게 되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투병인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A.C, 즉 에이디 마이신과 사이클로포마이드라는 약을 투여하자 소문대로 머리카락, 속눈썹 등 온몸의 털이 싹 빠졌고, 탁셀을 맞자 심한 근육통과 손발의 감각 이상이 발생하며 손톱 발톱이 까맣게 변해갔습니다. - P201

치료를 견디는 긴 과정은, 자신의 생을 돌아보며 생활 환경과 태도, 패턴을 재정립하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난감하기도 했지만, 저는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어리석고 나약한 내가 내 힘으로 바꾸지 못하자, 하느님께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시는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제대로 살 준비와 제대로 죽을 준비가 다르지 않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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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 곤경과 괴로움은 겉으로 드러나 있고 만져질 듯 생생해서 그분이 영악한 열두 살 소녀 둘의 조롱과 무지에도 당신의 마음을 온전히 열어젖히면 누군가 내 심장을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처럼 또렷하게 느껴졌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42

자잘한 일상 경험과 주워들은 이야기는 서사를 만들어내는 기적 같은 힘에 의해 모양이 갖춰지고 의미가 생겼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44

그분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건 인간의 감정이었고 당신의 예술적 도구인 음악, 그림, 문학을 통해 그 순수한 감정을 전달하려고 했다.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는 감정을 느낄 줄 아는 문화적인 사람들과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44

그 격렬하고 격정적인 동작은 과격했고, 상호적이라는 걸 단박에 알수 있었다. 어떤 신열과 두려움이 내 목에서부터 사타구니까지를 훑고 지나갔다. 격정은 내게까지 전해질 만큼 상호적이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47

엄마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더니 입도 닫는다. 이제 어떤 말을 할지 머리를 굴리는 중이다. 아, 찾았다. 승리의 미소와 비난조를 장착한 엄마는 말한다. "요즘 사람들은 불행이 너무 생생해."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49

("우크라이나 출신 빨간 머리 여자가 유대인하고 결혼을 다 했네." 이삼 일 전 엄마가 무심하게 말하고 지나간 적이 있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52

보아하니 그는 언제나 혼자였고 살고 싶은 곳을 스스로 자유롭게 택해왔으며 이번에도 자진해서 자기에게 특별히 이익이 되거나 자비를 베풀 리 없는 노동자 계층 유대인들 틈에서 살기로 선택한 듯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55

남편이 온 뒤로 네티의 외모도 눈에 띄게 변모하기 시작했다. 피부는 광채를 내뿜었다. 아몬드 모양의 초록빛 눈은 보석처럼 빛났다. 몸짓에도 새로운 우아함이 깃들었다. 걷는 자태, 손짓, 머리칼을 쓸어 넘기는 동작마저 우아해졌다. 갑자기 그의 온몸에서 귀족적인 기품이 풍겼다. 매일매일 더 신비롭고 아름다워졌다. 이제는 감히 접근하기도 어려운 존재가 되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56

나는 그를 열망했다. 그는 내가 도무지 눈을 돌릴 수가 없는 어떤 가능성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나는 원해…… 나는 원해…… 내가 원하는 게뭔지는 모르겠지만.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57

네티는 순식간에 우리 가족의 일상에 스며들어 나중엔 옆집 사람일 때 어땠는지를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58

그러나 실로 예기치 않게 과부살이를 하게 된 네티는 무해하게 가여운 사람, 안전한 타인이 되었다. 마치 남편이 죽기 훨씬 전부터 우리 엄마에겐 절대 일어나지 않을 방식으로 자기도 특권이 박탈되리라는 것을 알려왔던 것처럼. 엄마와 비슷한 환경에 잠시 잠깐 걸터앉아 있다가 운명처럼 릭이 죽게 되자 진실이 드러난 것이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59

엄마가 한번 의리를 갖기로 하면 그 의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의리가 있다고 해서 네티를 판단하지 않은 건 아니다. 편한 사람에게는 넌지시 의구심을 드러내곤 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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