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로도토스와 비교되는 또 한 명의 인물은 아테네 귀족 출신 투키디데스다. 그는 외국인이었던 헤로도토스에 비해 아테네인이고, 그가 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헤로도토스의 책이 온갖 잡다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데 비해 엄밀한 필체를 사용해 역사가들에게 칭송받는다. 이 책도 본래의 이름이 《히스토리아》였지만 앞의 책과 구별하기 위해 전쟁사가 되었듯이 진짜 전쟁 이야기만 온전히 말하고 있다. - <인생 전략을 위한 전쟁 이야기>, 안계환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09288 - P5

이 책에 관련한 유명 단어가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이다. 기존 패권자가 있는 상태에서 신흥국이 등장했을 때 두 세력 간에는 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페르시아가 그리스로 쳐들어왔을 때에는 스파르타 중심의 그리스 연합이 있었지만 이후 아테네가 델로스 동맹의 맹주가 되었고 신흥 패권자가 되었다. 결국 구세력 스파르타와 신흥국 아테네는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되었다. - <인생 전략을 위한 전쟁 이야기>, 안계환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09288 - P6

경영학 용어의 상당수가 전쟁에서 왔듯이 전쟁 사례는 조직 경영과 관련성이 높다. 전략, 혁신, 마케팅, 물류, 인사 조직 등등 모두 군대에서부터 시작해 현대의 기업에 적용되었다. 전쟁의 승리법과 기업 경영의 성공법이 다르지 않다. - <인생 전략을 위한 전쟁 이야기>, 안계환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09288 - P8

내 땅의 전쟁은 참혹하지만 과거에 일어난 전쟁 이야기는 재미있다. 여기에 경영에서도 개인의 인생 전략에서도 쓰일 만한 교훈이 있다. 가볍게 읽고 다른 이에게 전달할 기회가 있다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의 하나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인생 전략을 위한 전쟁 이야기>, 안계환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09288 - P9

보병, 기병, 발사병 이들 세 병종은 가위바위보같이 물고 물리는 관계였다. 창을 든 보병은 말을 타고 전진하는 기병에 강했다. 기병은 발사병을 공격할 수 있었으며 발사병은 보병을 꼼짝 못하게 만들 수 있었다. - <인생 전략을 위한 전쟁 이야기>, 안계환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09288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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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죽으면 어디에 묻혀 있는지가 중요할까? 더러운 구정물 웅덩이든, 높은 언덕 꼭대기의 대리석 탑이든 그게 중요한 문제일까? 당신이 죽어 깊은 잠에 들게 되었을 때, 그러한 일에는 신경쓰지 않게 된다. 기름과 물은 당신에게 있어 바람이나 공기와 같다. 죽어버린 방식이나 쓰러진 곳의 비천함에는 신경쓰지 않고 당신은 깊은 잠에 들게 되는 것뿐이다.

-알라딘 eBook <빅 슬립 (필립 말로 시리즈 1)>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중에서 - P5

10월 중순 오전 열한시경이었다. 햇빛은 비치지 않았고 선명하게 드러난 산기슭에는 거센 비의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나는 진한 청색 와이셔츠와 넥타이에 담청색 양복을 입고 장식용 손수건을 꽂았으며 검은 단화와 짙푸른 실로 수놓은 검정색 모직 양말을 신고 있었다. 단정하고 깨끗하고 말끔히 면도도 한 데다 머리도 맑았지만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말쑥하게 차려입은 사립탐정이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나는 사백만 달러짜리를 방문하러 가는 길이었다.

-알라딘 eBook <빅 슬립 (필립 말로 시리즈 1)>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중에서 - P6

스무 살 가량 되어 보이는 여자로 작고 섬세한 체격이었지만 튼튼해보였다. 연푸른빛 바지가 잘 어울렸다. 여자는 마치 떠다니는 것처럼 걸었다. 멋진 황갈색 곱슬머리는 요새 유행하고 있는, 머리 끝을 안으로 마는 페이지보이 스타일보다 훨씬 짧게 손질되어 있었다. 눈은 석판과 같은 짙은 회색으로, 나를 바라볼 때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그녀가 내게 다가와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이자 신선한 오렌지 껍질 속처럼 하얗고 도자기처럼 광택이 나며 육식동물을 닮은 작고 뾰족한 이가 드러났다. 이는 얇고 지나치게 팽팽한 입술 속에서 반짝였다. 여자의 얼굴엔 혈색이라고는 없었고 지나치게 건강해 보이지도 않았다.

-알라딘 eBook <빅 슬립 (필립 말로 시리즈 1)>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중에서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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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다정하고 살뜰한 양육자였느냐면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할머니에게 받은 가장 큰 유산, 지금도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유산은, 할머니가 치매로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시기 전에 명주로 곱게 싸서 큰손녀인 내게만 물려주신 은수저 한 쌍이 아니라, 바로 이야기들이다. - <소설의 쓸모>, 박산호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7163 - P6

나는 스스로의 적성과 취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저 성적에 맞추어, 그리고 어릴 때 본 인도 영화 『신상』에 나온 코끼리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선택한 인도어과가 나랑 너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러나 재수를 할 용기도 돈도 없었던 나는 술·연애·독서라는 치명적인 조합에 몰두하며 대학 생활을 보냈다. 그때 나의 유일한 야심은 졸업 전까지 천 권의 책을 읽는 것이었지만 결국 675권을 읽고 세상으로 나가야 했다. - <소설의 쓸모>, 박산호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7163 - P8

그래서 《밤의 동물원》 속 조앤의 선택은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 평범하고 이기적인 인간이었던 조앤은 케일린을 짜증스럽게 여기고, 마거릿을 부담스러워하지만, 결국 두 사람의 진가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사력을 다해 모두를 지켜냈다. - <소설의 쓸모>, 박산호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7163 - P130

다시 메이 엄마의 말을 생각한다. 너는 인생의 구경꾼이 되어버렸다는 그 말은 실로 옳다. 어떤 노동의 외주화는 결국 경험의 외주화로 이어진다. 한 번뿐인 인생을 오로지 돈과 효율에 중점을 둔 일로만 채우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자신을, 타인을 소외시키게 된다. - <소설의 쓸모>, 박산호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7163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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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열심히 하지 않은 걸로 하겠다"는 장그래의 가치관은 따져보면 모든 걸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잔혹한 논리이고 절대로 사회적으로 찬양되어서는 안 될 위험한 이데올로기다(누가 좋아할 논리겠는가). 그러나 저 말은 온몸을 내던지며 사회의 장벽에 맞서 싸워온 이가 자기 자신을 추스리며 했던 다짐이기에 정서적으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45

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재능이 적재적소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주의만 해도 먼저 자리를 차지한 이들의 탐욕과 벽 쌓기로 인하여 실현하기 어려운데, 맞춰야 할 과녁조차 무서운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인간의 능력들 중 상당수가 기계에 의해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72

부와 권력이 극소수에게 집중되고 인구의 대부분이 잉여인력으로 전락하게 되면 자본주의도 제대로 작동되기 어렵다. 노동자는 동시에 소비자이기도 하다. 노동자에게 구매력이 없으면 첨단 기업이 무엇을 생산해도 소비될 수 있는 시장이 없게 된다.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기업들의 생산성 경쟁이 인간을 생산과 소득에서 축출하여 결국 시장 자체를 붕괴시킬 수도 있는 딜레마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73

결국 1인 1표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자기파괴적인 자본주의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생명줄인지 모른다. 우리 중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쓸모없는 노동력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미래에 보통선거 원칙이 우리의 미래를 공동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마지막 밑천일 수 있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73

상상하는 김에 아예 더 미래로 가보면, 복지 서비스, 정서적 서비스, 문화 서비스 분야에서 타인의 행복을 창출할 경우 뇌과학적인 방법으로 자동 측정하여 그것이 새로운 화폐가 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행복 자체가 가치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남을 한 번 활짝 웃게 한 선행으로 획득한 행복 화폐로 아이스크림 한 통을 구매한다. 정부를 통하지 않아도 시장에서 교환가능한 것이다. 뭐, 보통 이런 공상은 SF영화에서 이상한 부작용으로 이어져 재앙이 되곤 하지만 상상은 자유니까.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76

유토피아는 믿지 않는다. 다만 확실한 것은 뿔뿔이 흩어진 개인으로 살아가면서 시대의 흐름을 보지 못하고 가만히만 있다보면, 상상보다 훨씬 나빠질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미래를 스스로 공동구매하지 않으면 강제배급받게 될 테니 말이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77

불편하다는 이유로 실재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없는 것처럼 취급하는 것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85

인류는 자연 상태의 폭력성을 문명화 과정을 통해 극복하여 현대적인 평화를 이루고 있다. 자연은 그 자체로 옳고 그른 것이 아니다. 옳고 그른 것의 기준은 지금의 발전한 문명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에 따라 옳은 것은 더욱 북돋우고 그릇된 것은 제어해야 한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83

상대를 몰살시키는 전쟁이 아닌 이상 중간에서 타협하는 게 현실적이다. 당파적 진영 논리는 이런 복잡하고 힘든 과정을 생략하려는 게으름이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85

문제의 다층적인 구조를 직시하자고 하면 대뜸 비겁한 양비론이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양비론 아니라 삼비론 사비론이더라도 맞는 건 맞는 거고 아닌 건 아닌 거다. 재판도 양비론이다. 손해배상 책임을 정할 때 피해자측의 과실도 참작한다. 책임의 비율을 달리할 뿐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어느 한쪽만이 전적으로 옳고 전적으로 틀린 경우는 없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85

아름다운 윤리와 당위만으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 인간의 이기심, 욕망을 있는 그대로 일단 인정하고 그걸 출발점으로 타협할 지점을 찾는 냉정함이 현실적이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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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빌리가 겉으로 멍해 보이는 것은 위장이었다. 겉보기에 멍한 모습으로 흥분하여 쉬익쉬익 번쩍번쩍 움직이는 정신을 감추고 있었다. 그의 정신은 비행접시, 죽음의 하찮음, 시간의 진정한 본질에 관한 편지를 쓰고 강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 P236

반향언어증상이란 주위에 있는 건강한 사람들이 하는 말을 즉시 되풀이하는 정신적 질병이다. 하지만 사실 빌리는 그런 병에 걸린 것이 아니었다. 럼포드는 그냥 그래야 자신이 편하기 때문에 빌리에게 그런 증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한 것뿐이다. 럼포드는 군사적인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불편한 사람, 실리적인 이유에서 죽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역겨운 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방식이었다. - P239

도살장에 도착했을 때 빌리는 마차에서 일광욕을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기념품을 찾으러 다니고 있었다. 세월이 흐른 뒤 트랄파마도어인들은 빌리에게 인생의 행복한 순간에 집중하라고, 불행한 순간은 무시하라고 예쁜 것만 바라보고 있으라고, 그러면 영원한 시간이 그냥 흐르지 않고 그곳에서 멈출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런 선별이 빌리에게 가능했다면, 그는 수레 뒤에서 햇볕에 흠뻑 젖은 채 꾸벅꾸벅 졸던 때를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 P242

하느님, 저에게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차분한 마음과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언제나 그 차이를 분별할 수 있는지혜를 주소서. - P258

트랄파마도어에서는 예수그리스도에 별 관심이 없다, 빌리 필그림은 그렇게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트랄파마도어인의 정신으로 볼 때 가장 매력적인 지구인은 찰스 다윈이다-그는 죽는 사람들은 원래 죽게 되어 있으며, 주검은 나아졌다는 증거라고 가르쳐주었다. 뭐 그런거지. - P260

빌리 필그림이 트랄파마도어에서 배운 것이 사실이라 해도, 즉 우리가 가끔 죽은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영원히 사는 것이라 해도, 나는 그리 기쁘지 않다. 그럼에도 이 순간 저 순간을 찾아다니며 영원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면, 멋진 순간이 그렇게 많다는 것이 고맙다. - P260

빌리와 나머지 사람들은 어슬렁어슬렁 걸어 그늘진 거리로 나갔다.
나무들이 낙엽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바깥에서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않았다. 거리를 오가는 것은 전혀 없었다. 탈것이라고는 딱 하나, 말 두마리가 끄는 마차가 버려져 있을 뿐이었다. 마차는 녹색에 관 모양이었다.
새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새 한 마리가 빌리 필그림에게 말했다. "지지배배뱃?"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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