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열심히 하지 않은 걸로 하겠다"는 장그래의 가치관은 따져보면 모든 걸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잔혹한 논리이고 절대로 사회적으로 찬양되어서는 안 될 위험한 이데올로기다(누가 좋아할 논리겠는가). 그러나 저 말은 온몸을 내던지며 사회의 장벽에 맞서 싸워온 이가 자기 자신을 추스리며 했던 다짐이기에 정서적으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45

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재능이 적재적소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주의만 해도 먼저 자리를 차지한 이들의 탐욕과 벽 쌓기로 인하여 실현하기 어려운데, 맞춰야 할 과녁조차 무서운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인간의 능력들 중 상당수가 기계에 의해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72

부와 권력이 극소수에게 집중되고 인구의 대부분이 잉여인력으로 전락하게 되면 자본주의도 제대로 작동되기 어렵다. 노동자는 동시에 소비자이기도 하다. 노동자에게 구매력이 없으면 첨단 기업이 무엇을 생산해도 소비될 수 있는 시장이 없게 된다.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기업들의 생산성 경쟁이 인간을 생산과 소득에서 축출하여 결국 시장 자체를 붕괴시킬 수도 있는 딜레마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73

결국 1인 1표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자기파괴적인 자본주의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생명줄인지 모른다. 우리 중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쓸모없는 노동력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미래에 보통선거 원칙이 우리의 미래를 공동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마지막 밑천일 수 있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73

상상하는 김에 아예 더 미래로 가보면, 복지 서비스, 정서적 서비스, 문화 서비스 분야에서 타인의 행복을 창출할 경우 뇌과학적인 방법으로 자동 측정하여 그것이 새로운 화폐가 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행복 자체가 가치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남을 한 번 활짝 웃게 한 선행으로 획득한 행복 화폐로 아이스크림 한 통을 구매한다. 정부를 통하지 않아도 시장에서 교환가능한 것이다. 뭐, 보통 이런 공상은 SF영화에서 이상한 부작용으로 이어져 재앙이 되곤 하지만 상상은 자유니까.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76

유토피아는 믿지 않는다. 다만 확실한 것은 뿔뿔이 흩어진 개인으로 살아가면서 시대의 흐름을 보지 못하고 가만히만 있다보면, 상상보다 훨씬 나빠질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미래를 스스로 공동구매하지 않으면 강제배급받게 될 테니 말이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77

불편하다는 이유로 실재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없는 것처럼 취급하는 것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85

인류는 자연 상태의 폭력성을 문명화 과정을 통해 극복하여 현대적인 평화를 이루고 있다. 자연은 그 자체로 옳고 그른 것이 아니다. 옳고 그른 것의 기준은 지금의 발전한 문명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에 따라 옳은 것은 더욱 북돋우고 그릇된 것은 제어해야 한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83

상대를 몰살시키는 전쟁이 아닌 이상 중간에서 타협하는 게 현실적이다. 당파적 진영 논리는 이런 복잡하고 힘든 과정을 생략하려는 게으름이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85

문제의 다층적인 구조를 직시하자고 하면 대뜸 비겁한 양비론이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양비론 아니라 삼비론 사비론이더라도 맞는 건 맞는 거고 아닌 건 아닌 거다. 재판도 양비론이다. 손해배상 책임을 정할 때 피해자측의 과실도 참작한다. 책임의 비율을 달리할 뿐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어느 한쪽만이 전적으로 옳고 전적으로 틀린 경우는 없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85

아름다운 윤리와 당위만으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 인간의 이기심, 욕망을 있는 그대로 일단 인정하고 그걸 출발점으로 타협할 지점을 찾는 냉정함이 현실적이다.

-알라딘 eBook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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