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생활의 충격 때문에 붕어빵이 비루하고 재미없어졌다. 전역 후 두달쯤 방에 붙어살았다. 방바닥에도 달라붙어보고 벽에도 달라붙어보고 집 안에 굴러다니는 먼지들과 사이좋게 친구처럼 지내다가 아버지가 집에 오면 잽싸게 구석으로 굴러갔다가 하여간 방에서 나가지 않았다. 보다 못한 아버지가 나를 불렀다.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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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레 씨 내외가 평생 보살핀 사람이 먼 극동에서 온 조그만 독문학자 한 명 뿐이겠는가. 그 댁에 머물던 때, 그 집에 쌓인 수많은 편지를 보고 여러 일화를 들으면서 그의 생애가 얼마나 아름다워 보였던지.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1285 - P8

중한 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으면서도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배려해주었던 친구 에리카. 그녀는 아름다운 글라디올러스 밭을 내게 보여주려고 아픈 몸을 이끌고 온 힘을 다해 걸었다. 그리고 꽃을 지고 가는 내 뒷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선물로 보내주었다. 그 자신은 골수암 말기 환자로 며칠을 더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형편이었다. 무엇일까, 마지막 문턱 앞에서 사람에게 그런 초인적인 배려와 아름다움을 부여한 힘은.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1285 - P8

삶 자체로 기쁨이고 선물인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얼마나 든든한지. 그들의 아름다운 삶을 전하고 싶은 욕심, 어쩌면 그것이 이 책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1285 - P9

"맑은 사람들을 위하여, 후학을 위하여, 시詩를 위하여"
그것이 맑은 사람들의 집, 여백서원의 모토이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1285 - P12

작은 쪽지를 유리병에 담아 망망대해에 띄워보는 심경이다. 누구에겐가 가닿을 수 있을까. 그러기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이 쪽지 같은 글을 쓰며 내 나름으로 깨친 작은 삶의 지혜들이, 귀한 사람들의 마음의 해안에 가닿았으면 좋겠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1285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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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입술을 가지려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가지려면
사람들 속에서 좋은 것을 발견하라.
날씬한 몸매를 원하면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라.
아름다운 머릿결을 가지려면
하루에 한 번 아이로 하여금 그 머릿결을 어루만지게 하라.
균형 잡힌 걸음걸이를 유지하려면
당신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걸으라.
물건뿐 아니라 사람도
새로워져야 하고, 재발견해야 하며,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어떤 사람도 무시되어선 안 된다.
당신이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할 때
당신 역시 팔 끝에 손을 갖고 있음을 기억하라.
나이를 먹으면서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이 두 개의 손을 갖고 있음을.
한 손은 당신 자신을 돕기 위해,
그리고 나머지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 오드리 햅번 -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16434 - P6

에꾸아무는 ‘바람’이라는 뜻입니다. 내가 아는 에꾸아무는 케냐의 투루카나에 살고 있는 일곱 살짜리 소녀입니다. 수줍게 웃을 때마다 보조개가 패이는, 정말 사랑스런 아이입니다. 사금 캐러 간 엄마를 대신해 동생을 돌보고 있습니다. 동생은 어디가 아픈지 계속 칭얼대며 누나를 힘들게 합니다. 에꾸아무는 그런 동생을 안아주었다가 힘들면 도로 뉘었다가 하고 있습니다. -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16434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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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가업을 물려받는 일은 흔치 않다. 아버지가 무슨 회장님쯤 된다면 모를까. 가업이란 아무나 이을 수 없는 귀하디귀한 것이다. 어디 가서 "가업을 물려받을 계획이야"라고 말하면 나를 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8

"네, 아버지처럼 저도 풀빵을 굽는데요?"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13

"붕어빵이 무슨 죄가 있냐. 틀에 박힌 사고가 문제지. 그리고 붕어 대신 팥앙금이 들어가질 않느냐? 붕어빵에 팥이 들어간 건 일종의 사고의 전환이라고 보는 게 옳지. 막상 붕어빵에 붕어가 들어가면 끔찍할걸. 이름과 실제가 같은 게 좋기만 한 건 아니다. 같지 않아서 좋을 때가 더 많지. 아, 쥐꼬리만 한 문어 조각에 타우린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니."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16

배가 아파 화장실로 급히 뛰어갔는데, 한바탕 시원하게 쏟아낸 것 같은데, 분명히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온 게 맞는데, 쏟아낸 게 부족한 것 같지도 않은데, 여전히 미묘하게 배가 아프고 밑을 닦으려니 찝찝한데, 하지만 더이상 나오지 않고, 결국 심각한 표정으로 변기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 이 상황은 내가 타꼬야끼의 세계로 입장하면서 해결되었다.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17

아버지가 빚는, 아니 굽는 붕어빵은 이거 완전 붕어빵이네! 할 정도로 똑같았다. 팥앙금의 양이 다를 수 있지 않느냐고? 명인의 손은 모든 붕어빵에 공평한 팥앙금을 부여했다. 공평하게 구워진 수백개의 붕어빵을 보면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는 것 같았다. 게다가 오병이어는 다섯개의 떡과 두마리의 물고기고 붕어빵은 빵이면서 물고기니, 어린 내 눈에 아버지가 만든 수백개의 붕어빵과 수천년 전 기적은 다르지 않았다. 과자를 받기 위해 교회에 나갈 때라서 그랬을까.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18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붕어빵을 구웠다. 정확히 말하면 수능시험을 보고 나서 곧바로 붕어빵을 구웠다. 점퍼를 껴입은 학생 서넛이 모여 군고구마를 파는 아마추어와는 달랐다. 용돈을 벌 생각이 아니라 평생직장으로 붕어빵 장사를 시작했다. 친구들이 대학교를 탐방하고(그래봐야 점수 맞춰 쓸 거면서) 전공과 진로를 탐색하고(그래봐야 점수 맞춰 쓸 거면서) 배치표를 사다가 자신이 지원할 대학을 결정하고(그래봐야 점수에 맞는 대학 몇군데 중에서 고를 거면서) 입학원서를 쓰고 합격과 불합격의 기로에서 허우적댈 때(그럴 줄 알았지), 나는평화롭게 붕어빵을 구웠다.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18

하고 싶은 걸 하는 것과 쓸데없이 노는 건 언뜻 같아 보이지만 분명 다르다. 그런데 사람들은 젊은 애가 독특한 일에 평생을 바치겠다고 하면 은근히 속으로 비웃는다. 상대방의 노력에 대한 건 관심이 없고 뜨거운 열정은 철이 덜 든 것으로, 치기 어린 몰입으로 치부한다.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19

"깨달았다니 다행이구나. 이제라도 올리브유로 굽는 타꼬야끼는 버리고 붕어빵의 보금자리로 돌아오거라. 붕어빵은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너를 기다리고 있다. 아버지와 붕어빵이 눈물로 지낸 날들이 깊다."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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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보다 더 긴 시간 동안 똑똑한 사람들은 이야기를 그저 오락의 한 종류로만 생각했다. 이야기가 주는 커다란 즐거움(좋은 이야기가 남기는 순간적 기쁨과 깊은 만족감 같은 것)을 제외하면 이야기 자체에는 어떠한 목적도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야기가 없었다면 우리의 삶은 훨씬 더 지루했겠지만, 어쨌든 그럭저럭 살아남는 데 큰 지장은 없었을 거라고. -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81544 - P4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강력한 이야기는 독자의 뇌를 재설계할 수 있는 힘(예를 들면 공감을 느끼게 하는 힘)을 지녔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05 이것은 왜 작가들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이며, 왜 언제나 그럴 수밖에 없는지에 관해 설명해준다. -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81544 - P6

글쓰기에서 불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것은 모든 이야기의 첫 번째 재료다. 열정은 우리로 하여금 쓰게 하고, 뭔가를 말하고 싶은 짜릿한 기분을 느끼게 하며, 그럼으로써 최종적으로는 변화를 이끌어낸다. -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81544 - P7

이야기란 본래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정보를 여럿이 공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겨났다. -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81544 - P9

좋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작업은, 지금 눈앞에 어떻게 이리도 강력한 환상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묻는 우리 뇌의 영역을 완전히 마비시키는 것이다. 좋은 이야기는 환상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말 그대로 진짜처럼, 삶처럼 느껴진다. -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81544 - P10

이 문장을 읽는 몇 초 동안, 당신의 감각은 11,000,000개가 넘는 정보를 받아들인다. 인간의 의식은 그중 40개 정도를 기록할 수 있다. 실제로 집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어떨까?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로 본다면 컨디션이 좋은 날엔 일곱 개, 나쁜 날엔 다섯 개다.01 몹시 아픈 날엔 거기서 세 개 정도를 더 빼야 할 것이다. -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81544 - P16

모든 살아 있는 유기체가 그렇듯, 인간의 두뇌 역시 단 하나의 중요한 목적을 갖고 있다. 바로 생존이다. 신경과학자들이 ‘적응 무의식’, 혹은 ‘인지적 무의식’이라 부르는 뇌의 잠재의식은 아주 세밀하게 조율된 악기와 같아서, 무엇이 중요한지 중요하지 않은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당장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곧바로 알아차린다. -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81544 - P147

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이 모든 지혜를 어떻게 이해시키고, 전달하며, 설득하고, 강요할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에 직면했고, 해법을 찾아냈다. 스토리텔링이 답이다. 이야기야말로 뇌가 은연중에 자연스럽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81544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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