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보이네 - 김창완 첫 산문집 30주년 개정증보판
김창완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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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보이네"는 50년 넘게 음악과 예술의 길을 걸어온 김창완님의 깊은 통찰력이 돋보이는 에세이 모음집입니다. "내가 아직 기억하고 있는 아버지 말씀은 단 한마디 '더 수너, 더 베터'(The Sooner, The Better)이다"라는 구절에서 시작되는 그의 회고는 삶의 가치를 담담하게 풀어냅니다.

특히 "삶을 완성하는 건 오랜 세월의 집적이 아니라 찰나일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을 담고 있다면 어떤 시간이든 다 좋은 것 아닐까요?"라는 문장은 화려한 수식어 없이도 인생의 본질을 꿰뚫는 문장으로 마음에 와닿습니다.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해 보편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그의 담백한 문체는 '돌아봄'과 '비움'의 미학을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추억은 향기일 뿐이라서, 꽃이 피기 전에는 맡을 수 없다"라는 구절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삶을 보는 시각을 보여줍니다. 이는 마치 그의 음악처럼, 시간이 흐른 후에야 비로소 그 가치가 온전히 드러나는 삶의 진실들을 포착합니다. 시적인 문장과 예리한 관찰력이 어우러진 이 책은 인생의 원숙함을 맞이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동시에, 삶의 전환점에서 방향을 고민하는 모든 세대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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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채근담 - 인생의 고비마다 답을 주는
홍자성 지음, 유키 아코 엮음, 박재현 옮김 / 부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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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채근담 - 인생의 고비마다 답을 주는)은 삶의 지혜와 통찰을 담은 동양 고전 (채근담)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명나라 말기의 혼란한 시대를 살아간 홍자성이 쓴 이 잠언집은 일상 속에서 평온과 품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책 속의 여러 구절들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아무 일 없이 평범한 하루가 곧 행복이다"라는 말은 일상의 소소한 평온함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으라고 일깨웁니다. 이는 현대인의 바쁜 삶 속에서 잊기 쉬운 단순한 진리입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일어나는 착각"이라는 구절은 우리의 마음 상태가 세상을 어떻게 왜곡할 수 있는지 보여주며, 내면의 평정을 유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초역 채근담)은 역경과 성공에 대한 균형 잡힌 태도를 권합니다. "타인이 친절을 베풀거나 후한 대우를 해 줄 때 생각지 못한 해로운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구절은 성공 속에서도 겸손과 자기 성찰이 필요함을 역설합니다. 한편 "초라한 집도 말끔하게 쓸고 닦고, 가난한 사람도 차림새를 정갈하게 하면 겉모양은 분명 화려하지 않아도 나름의 멋이 있다"는 말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포자기하지 않고 존엄성을 유지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알려줍니다.

철학적 교훈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침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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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말들의 편 가르기, 차별의 말들 - 무심코 쓰는 말에 숨겨진 차별과 혐오 이야기
태지원 지음 / 앤의서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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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매일 사용하는 언어가 어떻게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강화하는지 날카롭게 분석한 책입니다. '정상', '등급', '완벽', '가난', '권리', '노력', '자존감', '공감'이라는 8개의 친숙한 단어를 통해 언어가 어떻게 사람들을 구분하고 소외시키는 도구로 작용하는지 보여줍니다.

주목할 점은 '정상'이라는 개념이 특정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비정상'으로 낙인찍는 방식과 '등급'이라는 단어가 사회적 계층화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런 언어적 습관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차별적 사고를 내면화하게 만듭니다.

현대 사회에서 긍정적 가치로 여겨지는 '자존감'과 '공감'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흥미롭습니다. 자존감이 외부의 인정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 생기는 불안정성과, 공감이 때로는 자신을 소진시키거나 감정적 부담이 될 수 있는 양면성을 짚어냅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개념들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차별적 언어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판적 사고와 환대의 언어를 제안합니다. 단어가 가진 사회적 맥락을 꼼꼼히 살피고,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는 포용적 대화 방식을 통해 더 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전합니다.

일상의 말 한마디가 어떻게 차별을 강화하거나 해체할 수 있는지 성찰하게 함으로써, 언어 사용에 대한 새로운 책임감과 가능성을 느끼게 합니다. 평범해 보이는 단어들 속에 숨겨진 이데올로기를 발견하고, 더 정의로운 언어 사용을 고민해 보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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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혁명, 미래 지도 - 데이터, 노동, 시스템이 바뀐다
강정한 외 지음 / 포르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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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와 네트워크가 세상을 재편하는 오늘날, 『초연결 혁명, 미래 지도』는 우리가 마주한 격변의 본질을 파헤치는 탁월한 안내서입니다. 단순한 기술 발전의 예측이 아닌, 사회와 기술이 함께 진화하는 '사회기술시스템'이라는 관점에서 미래를 조망합니다.

책의 구성은 크게 초연결 사회기술시스템의 거버넌스 논의 배경을 다룬 1부와 그 거버넌스를 둘러싼 쟁점을 분석한 2부로 나뉩니다. 1부에서는 사회와 기술의 공동 진화, 불확실성과의 공존, 데이터와 진실의 관계라는 철학적 토대를 다지고, 2부에서는 노동의 변화, 규제 패러다임, 정부-기업 관계, 체계성과 유연성의 균형, 혁신 정책의 공동 생산 등 구체적인 쟁점들을 다룹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노동의 미래에 관한 논의입니다. 기술 발전이 노동의 생물학적, 물리적, 시간적 경계를 허물어가는 현상을 분석하며, 자동화와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직업을 창출하는 양면성을 균형 있게 조명합니다. 원격 근무와 같은 새로운 노동 형태는 물리적 제약을 해소하지만, 동시에 노동과 여가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문제도 제기합니다.

데이터가 새로운 자산으로 부상하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넘쳐나는 정보가 오히려 '탈진실' 시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역설적 상황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객관적 데이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그것을 의미 있게 해석하는 서사와 맥락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책은 또한 초연결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규제 패러다임과 정부-기업 관계의 재정립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합니다. 인공지능 영향평가 제도와 같은 혁신적 정책 제안은 기술 발전과 사회적 안전 사이의 균형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특히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기업과 정부 간의 상호협력적 관계를 분석한 장은, 초연결 사회에서 공공과 민간의 경계가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불확실성과 함께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가치를 조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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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가 주는 힘
M. J. 라이언 지음, 이주영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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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하철이 10초만 늦어도 짜증을 내고, 음식이 조금이라도 늦게 나오면 불평하며, 웹페이지가 2초 이상 로딩되면 참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인내가 주는 힘"은 이런 '조급증(hurry sickness)'에 걸린 우리 시대에 인내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귀중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인내는 단순히 기다리는 능력이 아닙니다. 책에서 정의하듯, 인내는 꺾이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끈기', 스트레스 받지 않는 '평온함', 그리고 어려움을 받아들이는 '수용'의 3가지 차원을 모두 아우르는 다면적인 덕목입니다.

라이언은 인내가 부족하면 결국 어떤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인내심이 없으면 삶이 던져주는 가르침으로부터 진정으로 배울 수 없다. 성숙할 수가 없다." 인내심 없이는 우리는 "짜증 내는 아기 단계에 머무르며" 진정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인내가 부족할 때 우리가 현실을 왜곡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이것은 앞으로도 영원히 이렇게 계속 될 거야", "평생 혼자 살겠군"과 같은 생각들은 불편한 상황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항상 변한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더 쉽게 현재의 어려움을 견딜 수 있습니다.

인내를 기르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는데, 그중 "스스로에게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하라"는 조언이 와닿았습니다. 우리가 "이럴 시간이 없다"고 느낄 때마다 잠시 멈추고 "시간은 충분하다"로 생각을 바꾸는 작은 습관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통찰입니다.

또한 인내심 부족이 완벽주의의 한 증상이라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우리가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에 완벽함을 기대할 때, 불완전함이 드러날 때마다 인내심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내를 기르기 위해서는 완벽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함을 시사합니다.

인내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리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분노를 억제하고, 공감 능력을 키우는 등 인내는 삶의 여러 영역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옵니다. 이는 인내를 단순한 덕목이 아닌,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격상시킵니다.

"인내가 주는 힘"은 빠른 결과와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를 되찾게 해주는 책입니다. 인내는 고리타분한 덕목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 이 시대에 더욱 필요한 생존 기술입니다. 라이언의 말처럼, "인내의 힘을 활용한다면, 우리가 결국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습니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달리기 위해, 스프린터가 아닌 인내하는 장거리 주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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