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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혁명, 미래 지도 - 데이터, 노동, 시스템이 바뀐다
강정한 외 지음 / 포르체 / 2025년 3월
평점 :
데이터와 네트워크가 세상을 재편하는 오늘날, 『초연결 혁명, 미래 지도』는 우리가 마주한 격변의 본질을 파헤치는 탁월한 안내서입니다. 단순한 기술 발전의 예측이 아닌, 사회와 기술이 함께 진화하는 '사회기술시스템'이라는 관점에서 미래를 조망합니다.
책의 구성은 크게 초연결 사회기술시스템의 거버넌스 논의 배경을 다룬 1부와 그 거버넌스를 둘러싼 쟁점을 분석한 2부로 나뉩니다. 1부에서는 사회와 기술의 공동 진화, 불확실성과의 공존, 데이터와 진실의 관계라는 철학적 토대를 다지고, 2부에서는 노동의 변화, 규제 패러다임, 정부-기업 관계, 체계성과 유연성의 균형, 혁신 정책의 공동 생산 등 구체적인 쟁점들을 다룹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노동의 미래에 관한 논의입니다. 기술 발전이 노동의 생물학적, 물리적, 시간적 경계를 허물어가는 현상을 분석하며, 자동화와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직업을 창출하는 양면성을 균형 있게 조명합니다. 원격 근무와 같은 새로운 노동 형태는 물리적 제약을 해소하지만, 동시에 노동과 여가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문제도 제기합니다.
데이터가 새로운 자산으로 부상하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넘쳐나는 정보가 오히려 '탈진실' 시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역설적 상황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객관적 데이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그것을 의미 있게 해석하는 서사와 맥락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책은 또한 초연결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규제 패러다임과 정부-기업 관계의 재정립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합니다. 인공지능 영향평가 제도와 같은 혁신적 정책 제안은 기술 발전과 사회적 안전 사이의 균형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특히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기업과 정부 간의 상호협력적 관계를 분석한 장은, 초연결 사회에서 공공과 민간의 경계가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불확실성과 함께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가치를 조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