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섬 피어나는 삶 - 포토테라피스트의 보령 섬 이야기
백승휴 지음 / 어른의시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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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등장하는 "뭐 찍어요? 찍을 건 있슈?"라는 이 정겨운 충청도 사투리는 단순한 방언이 아니라, 섬사람들의 소박한 마음과 따뜻한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삶의 언어입니다.

포토그래퍼이자 인문학 저자로 알려진 자신을 '포토테라피스트'라 칭하며, 고향 보령의 104개 섬들을 직접 발로 뛰며 기록한 사진과 글을 선보입니다. 단순한 여행 에세이를 넘어서, 섬과 사람,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삶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한 책입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저자의 시선입니다. 섬의 웅장한 풍광만을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소박한 이야기를 세심하게 포착해냅니다. 사진과 글이 조화로워 마치 직접 섬을 여행하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다와 자연,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져,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와 위로를 줍니다.

특히 충청도 특유의 언어유희와 해학이 곳곳에 묻어나는데, 이는 읽는 내내 미소를 짓게 하며 따뜻한 정서를 불러일으킵니다. 섬에 가본 적이 없더라도, 저자의 포토테라피스트다운 사진과 세심한 시선 덕분에 섬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게 됩니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이 책이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저자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을 펼치며, 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기록하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고향과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저자의 진심 어린 시선과 공동체에 대한 애정이 깊이 전해져, 지역 공동체와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메시지로 이어집니다.

『섬섬 피어나는 삶』은 결국 섬이라는 공간을 통해 우리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섬의 고요함과 섬사람들의 소박한 삶,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가 잔잔한 울림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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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피 누가 쓴 거예요?
이태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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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의 실전 노하우와 마케팅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한마디로 “실무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카피라이팅 입문서”입니다. 단순히 멋진 문장을 만드는 법을 넘어, 진짜 ‘팔리는 한 줄’을 쓰기 위한 10가지 공식과 그 배경 논리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가장 큰 장점은 ‘현장감’입니다. 실제 광고회사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저자의 경험담이 가득해, 마치 광고회사 회의실 한복판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가상의 스타트업 ‘편하게사자’를 무대로, 독자가 직접 마케터가 되어 카피를 써보는 체험형 구성은 몰입도를 높입니다.


무엇을 쓸 것인가 (What to say) - T형 마케터의 논리적 접근

팩트 - "숫자는 힘이 세다"
구체적인 수치와 데이터를 활용해 신뢰성을 높이는 기법입니다. 막연한 표현보다는 정확한 숫자로 고객을 설득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선택"보다는 "100만 명이 선택"이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선긋기 - "2등은 2등답게"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명확히 하는 포지셔닝 전략입니다. 1등과 2등 사이의 격차를 분명히 하거나, 자신만의 고유한 영역을 확보하는 메시지 구성법을 설명합니다. 시장에서의 위치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선도성 -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업계 최초, 혁신적 기술, 트렌드 리더십을 어필하는 기법입니다. 고객에게 "이 브랜드가 앞서간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선택의 확신을 주는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을 다룹니다.

대세감 - "꺼진 이슈도 다시 보자"
사회적 트렌드나 화제성을 활용해 관심을 끄는 기법입니다. 시의성 있는 이슈나 대중의 관심사를 카피에 연결시켜 화제성을 만들어내는 전략을 설명합니다.

위협소구 - "지금 잠이 옵니까"
고객의 불안감이나 위기의식을 자극해 행동을 유도하는 기법입니다. "놓치면 후회할 것",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긴박감을 조성하여 즉시 행동하게 만드는 메시지 구성법을 다룹니다.


어떻게 쓸 것인가 (How to say) - F형 마케터의 감성적 접근

반복 - "어깨에 힘을 빼는 최고의 방법"
핵심 메시지를 반복해서 기억에 각인시키는 기법입니다. 단순 반복이 아닌 리듬감 있는 반복, 변주를 통한 반복 등 다양한 반복 기법을 통해 메시지의 임팩트를 강화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말장난 - "의미×재미=미미"
언어유희나 말놀이를 통해 재미와 기억점을 만드는 기법입니다. 단순히 재미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와 재미가 조화를 이뤄야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배민의 "빵원(0원)"처럼 중의적 표현을 활용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격차 - "낯설수록 반가워진다"
예상과 다른 의외성으로 주목도를 높이는 기법입니다. 고정관념을 깨뜨리거나 예상치 못한 조합을 통해 신선함을 주는 메시지 구성법을 설명합니다. 친숙한 것과 낯선 것의 조합으로 새로운 매력을 창조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반전 - "기대를 꺾어야 비로소 펼쳐지는"
처음 기대와 다른 결말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기법입니다. 앞부분에서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뒤에서 예상치 못한 메시지로 전환하여 기억에 남는 카피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베네핏 - "나도 몰랐던 내 마음"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혜택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기법입니다. 표면적인 기능보다는 고객의 감정적, 심리적 니즈를 파악해서 "나를 위한 메시지"라고 느끼게 만드는 방법을 다룹니다. 고객 스스로도 몰랐던 욕구를 깨우치는 메시지 구성법을 설명합니다.


이 책은 딱딱한 매뉴얼이 아닙니다. 유쾌한 구어체와 생생한 현장 에피소드가 마치 선배가 옆에서 들려주는 비법처럼 술술 읽힙니다. "아, 그래서 그 광고가 그렇게 인상적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의 순간들이 계속 찾아옵니다. 특히 각 장 말미에는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습과 팁, 현장 노하우가 정리되어 있어, 책을 읽고 바로 자신의 업무나 글쓰기에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광고, 마케팅, 브랜드, PR 등 ‘팔리는 문장’이 필요한 실무자뿐 아니라, 자기소개서, SNS, 블로그 등 설득력 있는 글이 필요한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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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격 - 옳은 방식으로 질문해야 답이 보인다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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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또 듣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 질문이 ‘옳은 방식’이었는지 되묻는 일은 드뭅니다. 유선경 작가의 『질문의 격』은 바로 그 지점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책입니다. 질문은 그 자체로 답을 결정짓는 방향타이며, 나아가 삶의 질과 태도까지 결정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담담하지만 단단한 언어로 짚어냅니다.

“질문하지 않으면 답을 들을 수 없다. 옳은 방식으로 질문하면 옳은 답을 찾는다. 잘못된 방식으로 질문하면 잘못된 답을 찾는다. 옳은 방식으로 질문하면 제대로 문제를 찾아 해결할 수 있고, 잘못된 방식으로 질문하면 엉뚱한 데서 문제를 찾아 잘못된 답을 하고 잘못된 결정을 한다.”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답을 묻지 말고, 어떻게 답을 구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는 대목에서, 얼마나 많은 ‘잘못된 질문’을 던졌는지, 또 그로 인해 어떤 오판과 착오를 겪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의 표현이 아니라, 사고의 방향을 틀고 결정의 질을 높이며 나와 타인을 연결하는 지적 행위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좋은 질문’은 단순한 기교가 아니라 진심에서 출발합니다. 의도와 목적이 분명한 질문은,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배경과 맥락을 먼저 설명하고, 알고 싶은 내용을 핵심 어휘 중심으로 정제해 묻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다듬어진 질문은 한 번의 생각으로는 나오지 않습니다. 여러 차례 스스로를 향해 되묻고, 생각을 다듬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 중심에는 ‘솔직함’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무엇보다 작가 특유의 세련된 문장과 구성 덕분에 지루할 틈 없이 읽힙니다. 복잡한 개념도 어렵지 않게 풀어내는 저자의 역량 덕분에, 자연스럽게 질문의 세계로 빠져들게 됩니다. ‘질문을 잘하는 법’은 결국, ‘잘 살아가는 법’과 깊이 맞닿아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나는 오늘 어떤 질문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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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씽킹 Core Thinking - 일의 본질을 꿰뚫는 생각의 기술
김범섭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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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섭 저자의 '코어 씽킹'은 창업 현장에서 체득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고 체계를 제시합니다. 이론적 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검증된 통찰을 담아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가벼운 시작, 강한 지속력'은 현대인들이 놓치기 쉬운 핵심을 짚어냅니다. 완벽한 준비보다는 꾸준한 실행이, 거창한 계획보다는 지속 가능한 습관이 결국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진다는 메시지는 설득력이 있습니다.

"결정을 미루는 것도 하나의 결정"이라는 부분은 우리가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선택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결정의 주체로서 책임을 받아들이고, 그 결과를 온전히 감당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명료하게 전달합니다.

현상과 본질을 구분하는 능력, 트렌드에 휘둘리지 않고 핵심을 꿰뚫는 시각은 가장 중요한 사고 도구입니다. 특히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변하지 않는 원리를 찾아내는 능력의 중요성을 잘 보여줍니다.

실패에 대한 건전한 관점도 인상적입니다. 실패를 회피하기보다는 학습의 기회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더욱 견고한 사고 체계를 구축하는 방법론은 실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회의 문화 개선, 아이디어 관리, 조직 내 소통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들은 일터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성공할 때까지 하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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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 존재의 연결을 묻는 카를로 로벨리의 질문들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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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혼자 사는 곳이 아니라는 걸,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카를로 로벨리의 물리학자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과 시인 같은 문체로, 우리가 얼마나 깊고 섬세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인지 차근차근 보여줍니다.

단순히 과학의 언어로만 말하지 않습니다. 철학, 예술, 역사, 시, 심지어 종교와 신화까지 자유롭게 넘나들며 “연결”이라는 하나의 본질을 향해 나아갑니다. 로벨리는 양자역학의 복잡한 개념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내며, 우리 삶 깊숙이 과학이 가진 시적이고 철학적인 의미를 심어줍니다.


“정답이 없는 질문을 던질 때, 기존 세계의 오류를 벗어날 수 있다.”

이 책의 진가는 질문에 있습니다. 로벨리는 단 하나의 답보다 다양한 시선을 통해 세계를 다시 보길 권합니다. 장자의 고사를 인용하며 “물고기의 기쁨을 인간이 알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대목에서는, 과학과 동양철학이 결국 같은 본질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에 깊이 감동하게 됩니다.

“청년 여러분, 세상은 군벌의 것이 아닙니다. 세상은 여러분의 것입니다. 군벌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이 미래 세계입니다. 여러분은 많고도 많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여기 로마에도, 베이징에도, 샌프란시스코, 리우데자네이루, 이슬라마바드에도 있습니다. 지구는 여러분의 것입니다.”

이 문장은 마치 선언처럼 들렸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거대한 변화의 일부이며,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연결 속에서 의미를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기후 위기, 전쟁, 불평등 등 불확실성과 고립감이 짙게 드리워진 이 시대에, 로벨리의 글은 하나의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그 방향은 거창한 해결책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입니다.


“우리는 만물의 주인이 아니고, 불멸의 존재도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로벨리의 글은 겸손함과 유연함,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깊은 존중을 담은 과학서이면서 철학 에세이이고, 동시에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인간성과 관계성에 대한 회복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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