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기침이 심해지는 것처럼, 밤이 되면 산란한 마음도 짙어진다. 악플을 읽었을 때 그냥 싫어하는 것 같은데 그 싫음의 감정이 잘 이겨지지 않는다. 자신도 싫어하면 되겠다 싶지만 그 사람은 실체가 없어 마음만 어지럽다. 집이 어지러운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마음이 어지러운 것은 감당하기 어렵다.
그럴 때 해명하지 말고 조급해하지 말고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자신의 산란한 마음의 풍경을 응시하면 부서진 조각들이 가라앉아 고요해진다. SNS프로필 사진에 꽃을 올리면 최소 중년 이상이라고 한다. 꽃이 반갑다는 것은 나이를 먹었다는 말이다. ‘목련’은 나무에 핀 연꽃이라는 뜻이다. 연못위의 꽃을 나무위 올려놓은 하나님도 놀랍고 그 이름을 지은 사람도 대단하다. 봄은 바닥에서 올라오는 계절이어서, 땅바닥의 풀꽃에서 시작해서 키가 작은 관목을 거쳐서 목련처럼 높은 곳에서 끝난다.
그러니까 목련이 피었다는 말은 봄이 완연하다는 말이다. 봄은 일종의 메시지다. 저 고상한 연꽃이 스스로를 떨구면 하나의 이별이 시작되고, 새로운 계절이 열린다. 매번 맞는 봄이고 개화이고 낙화이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오고 감이 남 일 같지 않다. 이제는 봄은 사랑할 햇수가 봄을 사랑한 햇수보다 적다. 저자가 나태주 시인의 딸이라서 그런지 그냥 어휘책이 아니라 굉장히 시적인 단어책이다.
저자가 알려주는 오래 곁에 두고 싶은 말중에 처음 들은 말은 달뜨다, 물큰물큰, 객쩍, 몰랑몰랑, 홧홧, 멍멍히, 침잠, 선연, 눈부처, 홉뜨다, 일별하다, 결계, 동탕하다, 서머서머하다, 소담, 남우세, 허허롭다, 안거, 도반, 함초롬, 아청빛, 새물내, 조붓하다, 더께, 거스러미, 모로, 신열, 소슬히, 잠포록이, 조락하다, 해찰, 천착하다, 궁싯거리다, 설핏, 하마하마, 흔흔하다, 벙글다, 비비추, 우련하다이다. 왜 이렇게 모르는 단어가 많은지 또 한번 더 알게 되는 책이다. 단어를 통해서도 많은 사고와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