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 - 모나리자부터 몽유도원도까지 마음을 뒤흔든 세계적 명화를 읽다
전준엽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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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절대적인 아름다움에는 이유가 있다고 했는데 그 말에 꽂혀서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상대적인 아름다움이라면 비교를 해서 덜 아름답거나 아름답지 않게 될 수도 있는건데 절대적이라는 건 영원히 굳어지고 항상 아름답다.

비교하거나 상대할 수 없고 모든 것을 초월하고 변하지 않을 수 있는 아름다움이라는 건데 그런 아름다움의 경계나 그런 아름다움의 기준이나 그런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어떤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그런 아름다움을 명화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하는 게 이 책의 요지같다.

미술은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분이 소개를 해주면서 그림을 보면 정말 이해가 잘되고 와닿는 것들도 사실은 많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많지가 않다.

내 친구도 미술로 석사까지 공부해서 그림얘기를 좀 할라치면 감정적인 요동이 너무 치니까 종잡을 수가 없다.

밀레의 이삭줍기는 학교교과서에 자주 나와서 아는 거고 고야의 옷을 입은 마하는 시험에 나와서 아는 거다.

옷벗은 마하가 옷입은 마하보다 더 야하게 느껴지는 건 붓 터치와 생기발랄한 색채때문이라고 한다.

밀레의 이삭줍기는 고급스러운 색채의 덕분에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그림이지만 농민의 궁핍한 삶을 다루는 슬픈 그림이라고 한다.

화가들이 누드를 많이 그린다.

난 여자들의 가슴 파인 상의나 하체실종, 남자들의 나시, 짧은 반바지 입은 걸 보면 내 눈을 버렸다고  생각한다.

난 남의 살을 보고 싶지 않다.

그런데 마네한테 묻고 싶다.

왜 누드를 그리는 거냐구,,

사실 자기 몸이랑 다 똑같은데말이다.

전철통로에 뭉크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 걸 지나가면서 보는데 공포심이 느껴졌다.

뭉크의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그런 우울함이 그림에 투영되는 거라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까지도 우울함과 공포심을 느끼게 한다.

 

고흐에 대한 책은 많이 읽었고 슬슬 지겨워지려고 하니까 다른 작가들에 대해서 읽고 싶었다.

그렇게 좋았던 고흐에 대한 마음도 식는다.

항상 새로운게 좋은 것이다.

인간의 자유로운 영혼을 최고 덕목으로 삼는 예술계에서 남성 우월주의는 강하다.

남성보다 훨씬 더 감성적인 여성이 예술을 주도하지 못하는 것은 예술계에 남성 중심주의가 얼마나 경고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서양 미술사에서 여성의 이름을 찾기는 쉽지 않다.

나도 몇명 못 들어 봤다.

이 책에 나오는 여성이 거의다이다.

몇 명 안 되는 여성 작가도 생의 심각한 고난 속에 겨우 이름을 남겼다.

여성으로서 서양 미술사 최초로 이름을 올린 바로크 시대 천재 작가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아버지 친구로부터 당한 성폭행의 고통을 평생 짊어져야 했고 로댕의 연인이자 모델로 이용당한 카미유 클로델은 재능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정신병원에서 삶을 마감했다.

아,,,,열받는다,,,

얘기만 들어도 화가 나는 여성화가들의 삶이다.

왜 여자는 항상 당하는 입장이냐,,

당하지만 말고 좀 투쟁을 해야지,,

젠텔스키의 얘기도 다른 책에서 읽었는데 어마어마한 재판을 했었다.

프리다 칼로는 죽음이 오히려 편안할 수 있는 고통의 삶 속에서 예술을 완성하는 인간 승리를 보여주었다.

프리다 칼로의 삶도 다른 책에서 읽어서 아는데 너무너무 힘들었던 삶이다.

프리다 칼로의 삶을 보고 난 고통의 '고'자도 못 꺼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아는 화가들 말고 새로운 화가들의 얘기를  알고 싶다.

오가타 고린<홍백매도병풍> 가쓰시카 호쿠사이<파도 뒤로 보이는 후지산>의 그림은 고흐가 참고를 했다고 한 그 그림같다.

난 요즘 우리나라를 보면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동남아는 더워서 안 될 것 같고 알래스카는 또 너무 추워서 안 될 것 같고 영국 프랑스도 이슬람인구가 더 많아졌다고 한다.

일본이 그나마 가장 나을 것 같다.

요즘은 문화시대라서 자동차 수천 대를 만들어 파는 것보다 잘 만든 영화 한 편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금세기 문화 전쟁 대열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여주고 잇는 나라는 일본이다.

21세기 벽두는 자포니즘으로 물들었다.

세계 각국은 일본적인 문화 취향을 세련되고 좋은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런 현상은 장기 침체에 빠져 있던 일본 경제를 되살리는 촉매제가 되었다.





자포니즘은 19세기 중반 유럽에서  바람이 불었다. 

유럽인들은 일본 문화의 이국적인 장식성에 매료됐다.

자포니즘을 끈 것은 도자기와 우키요에였다.

160년이 지난 지금 자포니즘을 이끄는 것은 애니메이션, 패션, 음식, 레저, 일상 문화, 문학, 종교, 음악, 책, 정신문화도 있다.

자포니즘의 주동력이 일본의 전통 정서에 기반을 둔 시각 문화이다.

일본은 11세기부터 모노가타리를 두루마리식으로 그리는 이야기 그림이 나타났고 이런 전통이 17세기의 우키요에와 이후 만화. 애니메이션으로 이어지면서 오늘날 세계적인 만화 왕국을 일군 것이다.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뉴욕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이 자랑하는 대표적 소장품이 일본 에도 시대 화가 오가카 고린의 작품이다.

일본 미술의 가장 큰 특징은 장식주의이다.

일본 미술의 장식성은 아름다움 자체에 가치를 두고 이를 추구하는 경향에서 시작해 궁극적으로 강한 집착으로까지 이어진다.

이런 것이 탐미주의이다.

이런 성향은 20세기에 들어와 일본을 디자인 강국으로 만들어내는 원동력으로 발전했다.

세계적으로 확산된 자포니즘의 밑바탕에도 이런 장식주의가 깔려 있다.

오늘날 일본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한몫 거든 예술성 때문에 오가타 고린이 일본의 국민 화가로 추앙받는 것이다.

그의 장식중의는 빈 센트 반 고흐와 구스타프 클림트의 예술 세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고흐의 대표작 반열에 들어가는 <붓꽃>은 오가타 고린의 대표작 중 하나인 연자화도 병풍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림트의 화려하고 장식적인 화면 역시 오가타의 회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다.

클림트의 상징적 색채로 통하는 금색과 다양한 문양은 오가타의 회화에서 온 것이 분명하다.

그런 까닭에 많은 서구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본 화가로 오가타 고린을 꼽는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홍백매도병풍>은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작품이다.

두 개의 병풍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금지위에 그린 것으로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이 금색과 짚은 갈색의 격조있는 대비다.





깔끔하고 강한 선이 선명한 이미지를 드러내는데 매화나무의 복잡한 선과 강물의 유려하면서도 리드미컬한 선이다.

둘로 나뉜 화면은 강물로 연결된다.

검은색으로 보이는 짙은 강물은 깊고 큰 강이라는 느낌을 준다.

강물 속에는 부드러운 문양의 물결이 너울거린다.

강물 속의 작은 너울이 모여 큰 강을 이루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긴 세월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 그림은 장식성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왼쪽에 그린 매화는 횐 꽃이다.

고목의 기운이 역력한 둥치는 부드러운 굴곡이 강조돼 있다.

화면 밖으로 나간 고목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듯  늙은 가지를 화면 안에 늘어뜨린다.

백매를 피운 가지는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며 구불구불 내려오고 있다.

그러다 가지 끝에서 힘차게 솟구친다.

이는 인생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었던 작가의 생각을 대변한다.

그 생각은 젊은 날을 그리워하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백매의 끝 가지 하나가 화면 중앙 부분으로 이어지면서 오른쪽으로 시선을 끌어간다.

싱싱하게 기운이 오른 홍매다.

힘 좋은 무사가 버티고 서있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젊은 날 작가의 모습도 그랬을 것이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가지에서는 인생의 성공을 향한 야망이 읽힌다.

누구나 젊은 날에는 욕심과 야망으로 성공을 설계한다.

그것이 삶의 에너지가 된다.

세월은 그 에너지를 숙성시켜 인생의 연륜으로 키워낸다.

이런 세월의 지혜를 터득하는 것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우리의 삶이다.

가쓰시카는 에도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로 우키요에를 발전시켰다.

후지 산을 주제로 한 연작 목판화<후카쿠36경>이 대표작이다.

가쓰시카를 서양인들이 세계적인 인물로 뽑았다.

그 이유는 우키요에와 인상주의 미술때문이다.

19세기 유럽에 자포니즘 물결을 일으민 우키요에는 도시의 통속적 생활상을 다룬 것으로 대중 소비를 맞추기 위해 목판화로 제작됐다.

상품 포장지로 유럽에 입성한 우키요에는 인상파 화가들을 매료시켰다.

인상파 화가들이 우키요에를 통해 동양의 새로운 조형 원리를 배우게 된 것이다.

간결한 선으로 사물의 특징을 잡아내는 방법, 색채의 독자적인 장식미, 입체감과 원근감 없이도 공간의 느낌을 표현하는 방법, 극적 구성과 익살스럽고 풍자적인 표현 방법 등이다.

풍경을 주제로 한 가쓰시카의 우키요에는 고흐, 고갱을 비롯한 많은 화가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줬다.

그는 형체가 없거나 움직이는 것을 표현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줬는데, 이러한 표현 방법은 후에 만화적 표현 기법으로 발전한다.

그의 파도는 극적인 긴장미와 함께 섬세함과 간결함 그리고 장식미까지 담아 일본적 탐미주의 미학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유럽에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가쓰시카의 파도 그림은 도쿄주변의 바다를 소재로 한 우키요에다.

일정한 형체 없이 순간순간 변하는 파도를 간결하고 명확한 선을 이용해 극적으로 구성한 이 그림은 유럽의 화가뿐 아니라 드뷔시 같은 음악가에게도 영감을 줬다.

그림 속 파도를 보고 있으면 굉음이라도 들리는 듯하고 파도의 거품은 야수의 발톱 같다.

거친 파도의 흐름에 몸을 맡긴 사람들은 자연의 기세에 눌린 듯 배에 납작 엎드려 있다.

생뚱맞게도 파도 저 너머에는 후지 산이 솟아 있다.

솟아 있지만 큰 파도 아래다.

이 그림의 주제는 파도가 아니라 후지 산이다.

거대하고 사납게 밀려오는 파도 아래 조그맣게 그린 후지 산은 의연해 보인다.

작가가 그렇게 보이도록 처리한 것이다.

후지 산은 일본인의 정신적 상징이다.

거대한 파도는 아마 일본에 물밀듯 들어온 서구 문명일 것이다.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는 일본일의 자세는 파도의 흐름을 타고 있는 배로 나타냈다.

작가는 문명은 받아들이되 정신까지는 내주지 않겠다는 생각을 파도 뒤에 보이는 후지산으로 표현함으로써 동도서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일본은 20세기에 경제대국을 이뤘고 금세기 문화대국을 꿈꾼다.

후지 산에서 시작된 가쓰시카의 파도는 지금 서구인의 심장에 제2의 자포니즘을 새기고 있다.

정말 발전된 건 빨리빨리 받아들여야 안 뒤쳐진다.

이번에 머그컵을 사는데 또 고흐시리즈로 전부 샀다.

고흐는  벗어날 수 없는 계속 좋아할 수 밖에 없는 화가인가보다.

동양화가를 찾아서 봤는데 그 화가가 또 고흐와 연결되어 있었다.

난 일본헤어스타일, 길고 헐렁한 니뽄패션스타일이 너무 편하고 좋다.

그게 자포니즘과 탐미주의에서 왔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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