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마더 -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의 엘리트 교육법
에이미 추아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다면 타이거 마더가 되라...

글쎄... 과연 그럴까?

10년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혹은 20년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아이들이 공부도 잘하고 뭐든 잘하면 좋지만 그것이 사람을 더욱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젊은 엄마로 돌아간다면 예전과는 다른 민주적인 방식으로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하며 양육할 것 같다.

아이들의 교육기간(정확하게 말하면 초.중.고 시절)이 끝난 것이 다 자라

허전하기도 하지만 편안하다.

요즘은 자녀와 부모의 행복한 관계에 마음이 쓰인다.

아침에 나가 저녁에 들어오는 아들의 이마 정수리에 대고 뽀뽀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 사실이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

 

많은 부분에서 제이미 추아를 따라가기에 턱도 없이 부족하지만

나 역시 아이들이 어릴 적에 강압적인 방식으로 피아노를 치게 했고 

공부를 시켰다. 

무엇이든 열심히 한다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 이상의 힘을 발휘할

것이며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만큼 아이가 따라주고 잘할 것이라고 믿었다.

힘이 들어도 노력하는 것 이상의 결실을 맺을거라고 생각했다.

자유롭게 놀고 싶었던 아이들의 고통이 참으로 컸을 것이다. 

작은 아이는 곧잘 말하곤 했다.

엄마와 아빠가 덜 배우고 덜 가진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자라면서

덜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부하라고 하지도 않을 것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간섭하지도

않았을 것이다고...

재작년 큰아이 생일날, 강압적으로 공부를 시켰던 엄마를, 좀 더 민주적으로

양육하지 않았던 엄마를 용서하라고 말했다. 큰아들이 

"엄마가 그만큼 애를 써서 제가 이만큼이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라고 말했을 때 나는 콧날이 시큰했다. 

눈을 쳐다보며 진지하게 말하는 아들의 얼굴을 보면서... 정말 힘들었을텐데도..

엄마의 충심을 알아주는 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일렁였다.

부모가 가장 좋은 선생님이라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생각이다.

그러나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참된 부모됨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행동하기,

자식에 대해 욕심부리지 말고 마음을 비우기,

자신을 잘 통제하기...

 

저자 제이미 추아는 예일대 로스쿨 교수라는 자신의 일을 가지면서 아이들의

음악적인 재능을 확실하게 키워준 원더우먼 엄마이다.

그녀 자신도 이민세대인 중국인 부모의 열성적인 교육을 받고 미국에서

인텔리가 되었다.

그녀는 누구나 수학 영재와 음악 신동을 배출하는 중국인 부모처럼 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단, 자녀에게 안되는 것을 확실하게 금지시키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훈련을 거듭 시킨다면 가능해진다는 것이니 그녀의 말처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는 싫어도 강하고 지독해져야 하고 아이들은 일정 부분 어린

시절을 희생해야 한다.

어쩌면... 아이와 부모는 피투성이의 싸움을 벌여야 할지 모른다.

 



 

저자의 큰딸은 엄마의 바램과 계획에 맞춰 큰 어려움 없이 피아니스트로 자랐지만

자의식이 강한 둘째딸 룰루는 결국 자신의 의지에 따라 테니스를 치게  된다.

물론 진행중인 룰루의 삶이 어떻게 바뀌고 변화될지 모르는 일이다.

엄마의 바램대로 다시 바이얼린 연주자가 될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신의 교육관과 양육방식이 중국인 부모들의 사고방식이라고 말한다.

서양식과 중국식,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교육관의 차이는 아이들이 다른 방식으로

양육됨을 의미하고 아이들이 어떤 사람으로 살게 될지를 결정짓는다.

그녀는 전형적인 중국인 엄마들이 다음과 같이 믿는다고 말한다.

1.언제나 학교공부가 먼저다.  

2.A-는 낮은 성적이다.

3.우리 아이는 수학에서 동급생들보다 두 학년은 앞서 가야 한다.

4.남들 앞에서는 절대 아이를 칭찬하지 않는다.

5.아이가 교사나 운동 코치와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 언제나 교사나 코치의 편을

들어야 한다.

6.특별활동은 메달을 딸 수 있는 것만 허락한다.

7.그리고 그 메달은 반드시 금메달이어야 한다.

과연 그녀의 말대로 서양식 엄마들의 자유방임은 엄마 자신들에게 쉬운 방식일까?

중국식 교육방식은 과연 아이의 재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일까?

혹시 강압적인 교육방식이 아이에게 보다 창의적인 어떤 길을 막아버리는 것은 아닐까?

목표를 세우고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그녀의 노력 앞에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다 찬성할 수만은 없는 개운치 못한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자식을 올바르게 교육시키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것은 물처럼, 공기처럼, 아이가 부모의 자양분을 먹고

자라는 일이다.

올바른 교육관과 양육의 방식에는 부모 자신의 철학이 깃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행착오가 많았던 나는 좋은 양육의 태도를 견지했더라면...

하는 젊은 날에 대한 후회의 감정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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