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릴리언의 위대한 선물
지미 카터 지음, 에버리치홀딩스 편집부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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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카터는 닉슨대통령의 스캔들 '워터게이트' 사건의 수혜자였다.

깨끗한 정치인을 원하던 미국민들의 바램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카터의

백악관 생활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 정치의 생리상 무능한 대통령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국제분쟁 해결, 정치적 갈등 해소, 민주주의의 확립, 인권보호,

질병과 고통에서의 해방을 위한 공공정책에 기여한 카터의 공로는 지대하다. 

인권외교를 천명했던 카터는 여러모로 우리에게 친근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박정희 정권을 군사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사형선고를 받은 김대중의

구명운동에 동참하기도 하였으며 퇴임 후에도 북한 핵위기 해소를 위해

김일성과의 회담을 가져 한반도 평화정착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아이티를 방문, 군부 정권 퇴진을 유도하고 선거감시활동에도 참여했으며

나토의 유고 공습에 대한 미국의 처사를 비난하는 한편 보스니아 내전 종식을

위한 중재 활동도 벌였다. 이후 그는 국제 해비타트의 자원봉사단장으로

매년 전 세계를 돌며 무주택자를 위한 주택건설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 사람들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수호에 앞장서온 그는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카터는 자신의 일에 대한 모든 사랑과 열정이 어머니 릴리안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라고 말한다.

책 <마더 릴리언의 위대한 선물>은 카터가 자신의 어머니인 릴리언의 삶을

바라보고 느낀 점을 회고 형식으로 써내려간 글이다.

책을 읽으며 훌륭한 사람의 뒤에는 반드시 훌륭한 엄마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카터는 자신을 키운 가치가 평화, 자유, 민주주의, 인권, 환경, 사람들의

고통 줄이기, 선의의 나눔, 사랑, 봉사, 법치 등인데 그것은

어머니 릴리언의 가치관과 동일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박애주의자이자 휴머니스트인 카터가 선택한 삶의 방식은 다름아닌

어머니 릴리언이 평생동안 추구한 것이었다. 

그녀는 평생 남부 흑인과 빈민을 보살폈으며 68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평화봉사단에 지원하여 인도 오지 마을의 열악한 환경에서 타인의 의료와

안녕을 위해 헌신했다.

참으로 용기있는 여성이며 지구인의 한사람으로 살았던 그녀의 삶은

자식들에게 훌륭한 본보기가 되었다.

카터는 자신의 어머니보다 더 경이로운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고 술회한다.

과연 나의 아들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나는 아들들의 눈에 어떤 사람이고 어떤 엄마일까... 

 

목차 

실천하는 사랑이 아름답다

천배로 돌려받는 삶

평등은 인간성에 대한 성찰이다

지혜는 가슴에서 샘솟는다

위대한 사랑의 근원은 가족이다

열정 없는 위대함은 없다

프로처럼 영화처럼

진실은 드러내지 않아도 빛난다

 

릴리언은 아들 카터가 대통령이 된 뒤로 정부를 대표해 여러나라를 순방했다.

그녀는 수행원들이 작성해준 원고를 무시하곤 했다.

정권이 자주 교체되고 공산당이 득세하고 바티칸과의 미묘한 외교적 관계가

겹친 이탈리아와의 외교는 미국에게 늘 골칫거리였다. 그녀는 로마에 도착해

"세가지 이유로 이곳에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첫째, 이탈리아 대통령께서는 남편과 사별한 후부터 만남을 꿈꿔 온 잘 생기고

젊은 대통령입니다.(페르티니 대통령은 그녀보다 두 살이 많았다)

둘째, 예정대로 교황 성하를 뵐 수 있다면 한때 감리교도였다가 침례교도가

된 나의 가장 큰 종교적 포부가 실현되는 셈입니다.

세째, 나는 지금까지 못생긴 이탈리아인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녀의 유머와 위트가 잘 살아있는 일화이다.

 

기자는 그녀에게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아드님께서 절대 거짓을 말하지 않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는데 믿으시는지요?"

"글쎄. 이따금 선의의 거짓말은 했겠지."

마이크를 든 기자는 의기양양하게 "선의의 거짓말은 어떤 거짓말이지요?"

"방금 현관에서 당신을 맞으며 이런 미인을 만나 반갑다고 한 말 기억나우?"

그녀는 거침없는 솔직함과 직설적인 화법으로 어려운 질문을 현명하게 피해갔다.

 

"어떤 아들 말이오?" ~ 카터의 대통령 취임식 후 "아들이 자랑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카터의 말썽꾸러기 동생 빌리는 다른 형제들에 비해 비교적 평범했다) 

 

"덥고 사람들의 살빛이 검고 간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보내 주세요. "

          ~ 평화봉사단 지원서를 쓰며

 

"이곳에 오면 내 수입을 나누어 굶주린 사람들을 먹이고 헐벗은 사람들을 입힐 수

있을 줄 알았다. 더 이상 이 끔찍한 잔인함과 무심함을 견딜 힘이 없다.

나는 기도했다. '저를 보내신 분도 당신이고 도와주실 분도 당신입니다.'"

~ 재정적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인도에서의 봉사활동의 현실을 개탄하며.

 

그녀는 오지에 들어갔을 때 인생이 남들과 더불어 살며 그들의 사랑을 귀중한 선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자식들이 용기있게 도전해 의미있는 삶의 목표를 이루고 최대한

베풀며 살기를 원했다. 

전 세계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카터에게 절대적 영향을 미쳤던 릴리런,

어머니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 당당한 릴리언의 삶에 대해 새삼 존경의 념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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