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에서 깊이로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윌리엄 파워스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10년 동안 인류는 더 빠르고 빈틈없는 디지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확장시켜 왔다. 포만감을 모르는 사람들의 갈망으로 인해 디지털 기술에 대한

업그레이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과 노력을 덜어주며 여러가지

일상생활을 손쉽게 해결해 주는 반면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에 있어서 실시간으로

타인과 함께 공유하며 살게 만든다.

책 <속도에서 깊이로>의 저자 윌리엄 파워스는 디지털이 가져다 주는 마법과도 같은

일로 인해 세상은 더 가까워졌지만 우리 내면의 중요한 것은 잃어 버렸다고 말한다.

바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느끼고 생각하는 내면의 깊이이다.

 

앨빈 토플러가 70년대에 이미 <제 3의 물결>에서 언급한대로 사람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사람들은 어디 있거나 홀로 있는 것이 아니고 익명의 다수에 의해 둘러 싸여 있고

찾고 싶은 수많은 정보들을 검색할 수 있다.

사람들은 마치 아편이나 알코올에 중독되는 것처럼 디지털 기기들의 편리함에

중독되어 가는 듯하다.

단란한 저녁 식사 자리가 "띠리링..."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방해를 받고

마음이 가는 벗과 깊이있는 이야기를 하다가도 울리는 핸드폰 신호음에 분위기가

식는 것을 경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와 더불어 바쁘다.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필수적인 일이지만 

기기들과 시간적인 공백과 적절한 거리를 두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디지털 기술에

압사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든다.

 

디지털 기기들의 노예가 된 나의 모습들이다.

행여 내게 오는 문자와 전화를 놓칠세라 핸드폰을 수시로 확인한다.

대체 언제부터? 10년 전 쯤에 그렇지 않았다.

중요한 연락이 날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외출했다가 핸드폰을 놓고 온 기억이 나서 가던 길을 되돌려 가지러 들어간다.

딱히 연락할 곳이 있는 것도, 연락올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여행지에서 숙박할 곳에 인터넷 설치가 되어있지 않으면 마치 절해고도에

갇힌 것처럼 서운하다.

운좋게 인터넷 시설이 갖춰져 있으면 숙박료가 다소 비싸더라도 감수한다.

하루에도 여러 계정의 메일함을 수시로 들락거리며 확인한다.

메일의 대부분은 대출, 상품 선전 등의 스팸메일이고 읽지도 않고 삭제한다. 

습관적으로 켜둔 인터넷에서는 수십 개의 기사들이 선정적인 제목을 달고 읽어주기를

기다리고 여러 개의 광고들이 동시에 커서를 반짝거리면서 빨리 클릭하기를 재촉한다.

 

저자는 디지털 세상에 필요한 철학을 과거의 현자들에게서 찾으라고 조언한다.

혼란과 격변의 시기는 과거의 매순간 존재했으며 사람들을 더 쉽고 빠르게 연결해

주는 도구는 역사의 어느 순간에나 있었다.

새로운 네트워크 도구의 등장으로 인간은 창조성을 발휘하고 번영할 수 있었으며

인류 전체가 진보했다.

하지만 내적인 삶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자각 또한 언제나 존재했다.

일곱 철학자들은 지혜와 통찰력을 가지고 자신들의 세상을 바라 보았다.

그들은 분주함을 멀리 하고 만족스럽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내면의 깊이를 추구했다.

플라톤의 <대화>에서 소크라테스와 파이드로스는 성벽 밖을 거니는 것으로 아테네의

분주함을 뒤로 했다. 저자는 휴대전화를 잠시 멀리 하고, 즉 물리적 거리를 가지고

산책하거나 여행하라고 조언한다.

세네카는 한 가지 생각이나 한사람에게 집중하고 나머지 세상을 무시함으로써

내적 거리를 확보했다. 저자는 친구, 가족과 대화를 나누거나 장작 패기, 뜨개질,

요리, 자전거 손보기 등의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구텐베르크는 성찰을 위한 위대한 도구인 책을 보다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게 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의 필기구인 '테이블'로 새로운 도구가 야기하는 정보의 홍수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분주한 마음을 가라앉혔다. 

20세기 중반 이후에 미래학자들은 종이가 곧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종이는 여전히 우리에게 유용한 도구이다.

가상의 삶이 우리를 짓누를 때 책을 읽으며 기록하고 사색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깊이있는 삶에서 중요한 일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긍정적인 목표를 지향하는 규범으로 혼란스러운 삶에 질서를

부여했으며 삶의 균형을 찾았다.

19세기 중반을 살았던 소로는 분주함을 극복할 방안으로 평화의 장소를 만들었다.

저자는 누구나 자신만의 '월든존'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한다. 

맥루한은 분주한 디지털 세상에서도 개인이 각자의 경험을 통제할 수 있으며

디지털 분주함이 자기 삶에 어떤 소용돌이를 일으키는지 연구하고 자기만의 창조적인

탈출 방법을 마련하라고 제안한다.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은 선택의 문제이자 철학의 문제이다.

깊이있는 삶을 위해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이전의 세대에서 바보상자로 불리우던 TV가 가족을 불러

모으는 매개체가 되고 구식사양인 핸드폰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보다 덜 치명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미래 어느 시점에는 더 발달한 기기가 나와 인간을 더욱 분주하게 만든다면 

무엇이 인간의 내면을 보호하는 안전망이 될 수 있을까...

훨씬 더 빠르고 더 다양하고 더 광범위한 기기들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해

줄줄이 대기상태라는 불길한 소식이 들린다.

일곱 명의 현자들은 충분한 조언을 주었다.

선택은 나자신의 문제이다.

디지털 기기의 홍수 속에서 나자신을 보호하는 것은 무엇일까... 곰곰 생각해본다.

 

저자는 우리에게 조언한다.

"인터넷을 꺼라. 스크린에서 눈을 떼라. 휴대전화도 꺼라.

멈추고, 호흡하고, 생각하라.

그러면 전세계가 당신의 마음과 함께 속도를 늦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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