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꿈을 꾸고, 누군가는 꿈을 이루고 누군가는 이루지 못한 꿈으로 슬퍼한다. 인생의 길은 여러 갈래라 다른 길을 걸어갈 확률이 훨씬 많아 자신의 꿈과 멀어져 있지만 그래도 자신의 삶이 최선이고 이 상태로도 만족스럽고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간다. 꿈꾸었던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고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는 시절이 있다. 저자는 친구들과 지나왔던 청소년 시절을 되새기며 그 시절의 풍경을 간절히 잡아내고 싶어 이 책을 썼으며 그때의 강렬한 추억을 가능케 했던 서태지와 그 세대에 책<YO>를 헌정한다고 밝힌다. 격정의 청춘을 지나온 한 젊은이의 자전소설 <YO>는 90년대 혜성처럼 나타나 가요계를 장악하고 새로운 문화 코드를 창조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1992년의 '난 알아요'이후 가요, 패션, 드라마, 영화 등등 문화 전반에 변화의 조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뉴 키즈 온더 블록'이 전부라고 생각하던 아이들은 댄스가요와 문화 대통령 태지의 회오리춤에 열광했다. 모든 문화의 중심에 서태지가 존재했다. 서태지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으로 문화 빅뱅 현상을 일으켰고 수많은 청춘들은 기성세대의 삶에 의문을 품고 반기를 들었다. 주류 질서에 순응했던 청춘들은 하나 둘 "난 알아요"하고 외치기 시작했고 세상은 그들을 'X세대'로 규정했다. 미군 항공여단이 있던 의정부에서 헐리우드 영화와 빌보드 차트를 접하며 마이클 잭슨에 열광하던 주인공 봉재는 어느날 청소시간에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를 듣고 놀라운 감동을 경험한다. 봉재는 같은 반 친구인 규호와 선재와 함께 그룹 '세미터리 보이즈(공동묘지 아이들)'를 결성, 춤의 세계에 빠져든다. 소피 마르소를 닮은 여자친구의 마음에 들기 위해 전국대회에 출전하고 독창적인 춤을 만들고 댄스대회도 출전하는데... 아버지는 봉재의 열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공부하라고 다그친다. 마침내 아이들은 서태지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가출을 결행한다. 소설은 서태지와 만나며 끝을 맺는다. 아이들은 꿈을 이루었을까? 그동안 어디에서고 '세미터리 보이즈'에 관한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정봉재는 현재 게임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도시전쟁 소설을 집필중이라고 한다. 한때 그가 꿈꾸었던 댄스가수는 되지 못했지만 그의 산 경험들이 빛을 발해 씌여진 이 책 <YO>는 오늘날 아이돌 연예인들의 원조인 서태지를 중심으로 한, 90년대 유행처럼 한 시대를 휩쓸었던 문화와 청소년들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저자의 해박함과 맛깔스러운 글솜씨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는 정말이지 새하얀 화선지와 같아 먹물이 스며들면 먹물이 되고 쪽빛이 스며들면 쪽빛이 되는 열일곱 살이었다." ~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