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야구 도전기인 책 <마흔, 마운드에 서다>는 아들이 왜 그렇게 야구에 열광하는가를 알기 위해 읽은 책이다. 큰아들은 지금 야구와 열애중이다. 토요일, 일요일도 모자라 주중에도 야구장비를 챙겨들고 연습장으로 향하는 아들을 보며 야구의 마력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 월드컵 이전에도 조기 축구회나 꿈나무 축구단이 있어서 축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알고 있었지만 사회인 야구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나는 아들 덕에 많은 사람들이 야구를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프로 선수들처럼 리그를 하며 야구 시합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회인 야구단의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2010년 제1회 사회인 야구대회를 개최한 '머니투데이'는 기사에서 국내 사회인 야구팀이 3만 개가 넘는것으로 추산했다. 천하무적 야구단 이외에도 연예인 야구단과 직장인 야구단이 많이 생기고 이에 따라 야구용품점도 활황을 누리고 있다. 저자는 2008년 K 드래곤즈 팀에 가입한 후 처음 경기를 한 감동을 "제가 드디어 필드에서 머리를 얹었습니다." 라고 표현한다. 팀의 연하들 사이에 '야구 못하는 형'으로 통하던 그는 야구교실에 등록해 기술을 배우며 폼과 멘탈의 부족함을 채우고 야구일지를 작성,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기록한 결과물들이 <마흔, 마운드에 서다>로 세상에 나온 셈이다. 사회인 야구팀에게는 한가지 딜레마가 있다. 이기기 위해 경기를 하는 프로야구는 아니지만 사회인 야구단 역시 '즐기는 야구'와 '이기는 야구' 사이에서 갈등하게 마련이라고 한다. 처음엔 누구나 즐기는 마음으로 야구를 시작하지만 사람 마음이 처음같지 않게 욕심이 생기고 더 잘하고 싶어하며 경기에서 패배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기기 위해 잘하는 선수를 계속 출전시켜야 하고 실력이 뒤처지는 선수들은 벤치를 지킬 수밖에 없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정답은 '즐기는 야구'와 '이기는 야구'의 조화이다. 사회인 야구단 운영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조화와 균형인 셈이다. 야구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경기를 치르며 매순간 두려움과 맞서며 기록과 승률에 연연하게 된다. 가장 힘든 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신체조건과 체력에 맞춰 폼과 밸런스와의 균형을 맞춰 나가야 하는 점이다. 경기에 섰을 때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서른 아홉의 나이로 사회인 야구에 뛰어든 저자는 헤드퍼스트슬라이딩, 선발 1승, 그리고 홈런을 목표로 그라운드에 선다고 한다. 저자의 목표들과 부산 사직구장에서 시구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그는 서문에서 고백한다. "사랑과 추억과 자존심 같은 것들로 뒤범벅돼 있는 게 나의 야구이다. 나는 야구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이렇게 말하니 가슴까지 시릴 정도다. 나는 사회인 야구 선수로 이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이 책은 인생과 사랑과 꿈과 도전에 관한 책이다." 가슴까지 시리게 야구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이 참으로 감동적이다. 아마 큰아들의 심정도 이와 같을 것이다.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 이승엽 선수의 좌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