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은 전쟁 진행형인 나라이다.
여전히 휴전선 철책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이 대치중이다.
휴전선 부근의 비무장지대에서는 북에 의해서건, 우리 군의 내부 사건이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몇 명의 군인들이 자살했다.
젊은 그들의 죽음을 보며 이 나라, 이 민족이 대체, 무엇때문에 갈라진 시대를
살아야 하는지 묻고 싶다.

"밤이 되면 GOP를 따라 휴전선 투광등의 불빛이 지평선을 길게 밝힌다.
지평선 철책 너머에서는 금세 떠오를듯한 태양이 밤새 뜸을 들인다.
태양은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마침내는 떠올라 온대지를 환하게 비춘다.
지평선을 밝히는 저 불빛 또한 적을 찾기 위한 투광등이 아닌 화합의 장을 밝히는
아름다운 불빛이 되길 소망한다." ~ 120-121쪽

사진 속의 소대원들은 밝게 웃고 있다.
그러나 밝은 웃음 속에 숨겨진 고뇌와 자유를 향한 갈망이 느껴진다.
제한된 공간과 시간들,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통제된 삶에서 겪을 청춘들의
간절함이 짜안하다.
<푸른별 이야기>는 육군중위가 기록한 군대일기이다.
미치도록 자유가 그립다고 토로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군생활을 마친 젊은이의 고백이다.
타성과 관행에 젖은 군조직에 한알의 밀알이 되어 분위기를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매 순간 자신의 안위보다 소대원들의 안위를 먼저 챙기는 그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의 남아라면 거스를 수 없는 병역의 의무를 치루면서 그안에서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가는 인내의 도정에 있는 청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깊은 밤 보초를 서며 휴전선 철책 너머의 지평선을 보는 모습, 혹한기 훈련과
고되고 위험한 훈련을 거치며 동지애와 전우애를 느끼는 군장병들의 모습을 보며
몇번이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들이 시련을 딛고 강건한 모습의 사나이들이 되어 사회에 복귀해서 희망찬
대한민국의 미래를 창조해 나가기를...

책 속에는 재미있는 DMZ 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경사진들이 실려 눈이 즐겁다.
훈련병 시절 아들이 입었던 내의, 내무반 체육복, 군복을 입은 군인들과
그 일상이 담긴 사진들을 보는 재미가 크다.
눈 치우기, 혹한기 훈련 장면 등은 보기만 해도 힘들게 여겨지지만
여가생활, 군조직 내에서의 자잘한 에피소드들을 보며 군생활이 힘겹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위안을 받았다.
작은 아들의 일상이 그러하리라 여겨져 읽는 내내 어느 장면, 어느 글이라도
허투루 넘기지 못했다.

입대하기 전 작은 아들은 말하곤 했다.
군대는 30이 넘어서 갔으면 좋겠다고.
다시 오지 않을 인생의 황금기인 20대의 찬란한 시기를 군대에서 보내는 것은
절망스러운 일이라고...
이제 입대한지 4개월이 된 아들은 모기와 무더위를 싸워 이기고 겨울 추위를 앞두고 있다.
아마도 아들은 씩씩한 군생활을 할 것이다.
지금의 세상을 향한 갈망과 간절함을 기반으로 자유가 주어졌을 때 자유를 누리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리라.
책의 말미에는 '리더십 7계명'이 실려 있다.
수많은 군 장병들은 군에 대한 비전없이 의무감으로 입대하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하다.
그들을 자발적으로 조직에 참여시키고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조직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은 현명한 리더십에 의해서 가능할 것이다.
저자의 경험에 비춘 현실적인 계명들은 초급장교들이 숙지할만한 가치가 있다.
리더십 7계명
1. 비전을 제시하라 ~ '금주의 명언' 코너를 만들어 긍정의 메시지가 소대원들 사이의
관심사가 되게 하고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싹트게 한다.
2. 경계선 걷기 ~ 화를 낼 상황일 때 화를 내는 것은 정교하게 구성하고 치밀하게
의도한 행위여야 한다. 부하의 잘못을 대하는 나의 감정이 정제된 것인지 살피고
원망과 짜증에서 나오는 화가 아닌,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정당성에서 화를 낸다.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선입견 없이 대한다.
3. 신뢰 ~ 공부하지 않고 성실하기만 해서는 부하들을 지도할 수 없다.
자신의 발전과 조직을 위해 공부하는 리더가 부하의 신뢰를 얻는다.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되 지킬 수 없게 된 약속도 최선을 다해 지키려 노력하는 것이
부하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4. 듣기 ~ 40명의 소대는 10명씩 분대로 나눠 분대장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은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헌신적인 조직 참여를 끌어낸다. 단, 판단은 소대장이 한다.
소대원들의 가정환경, 삶의 관정, 비전 등에 대해 관심깊게 본다면 그 생각하는 바를
표정을 통해 읽고 들을 수 있다.
5. 프로세스의 정립 ~ 조직의 업무와 구성원들이 행하는 모든 일에 대해 기록하고
불필요한 과정을 없애 단순화시키고 반복훈련을 통해 조직의 프로세스를 구성원
각자의 것으로 만든다.
6. 솔선수범 ~ 부임하는 소대장은 '어항 속의 금붕어'로 묘사된다.
그 생활이 소대원들에게 늘 노출되어 있음을 비유한 말이다.
긍정적인 말과 밝은 인상, 단정한 외모, 열정을 발휘하기, 하기 힘든 일은 먼저 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몽테뉴가 인디오 추장을 만나 그에게 물었다.
"추장님, 당신의 특권은 무엇인가요?"
추장의 대답이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가장 앞에 서는 것입니다."
7. 진심으로 사랑하라.

군인들이 즐겨 먹는 뽀글이.
봉지 그대로 뜨거운 물을 넣고 한참 있다 먹는 라면이다.
한밤중에 근무를 마친 후 허기를 달래는 좋은 별미이다.
시간이 지나고 되돌아보면 눈물겨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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