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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대작전 1 - 고蠱의 부활을 막아라! ㅣ 고슴도치 대작전 1
이기규 지음 / 여우고개 / 2009년 2월
평점 :
<고슴도치 대작전> 시리즈는 <삼국유사>의 도깨비 길달과 비형랑의
이야기를 모티브 삼아 쓴 판타지 소설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범생이라기 보다는 문제아 쪽에 가깝다.
가끔 멍해지는 가이, 뚱뚱하고 소심한 성격의 우솔, 말썽대장 나루,
존재감이 없는 나예, 험한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하늬, 씻는 것을 싫어하고
지저분한 왕따 소녀 수리, 긴장하면 물건을 고장내는 도담, 우등생 은새 등
8명의 아이들이 벌이는 모험 가득한 이야기는 일단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떼기 어려울 정도로 무척 재미있다.
사물들과 친구가 되어 대화하고 고양이와 식물, 벌레들과 사람 사이의 소통,
다른 존재의 마음을 읽는 이야기들은 엉뚱하고 기발하면서 흥미진진하다.
소설 속의 이야기들은 벽을 세우고 한계를 긋는 어른들과 달리 주변의 모든
것들과 경계없이 마음을 여는 아이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아이들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 각자가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고 동기를
부여해서 잘 계발시키는 경우 의외의 결과를 가져온다.
끊임없는 격려와 칭찬은 아이들의 능력을 배가시키는 으뜸 가는 조건이다.
인권교육을 강조하는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놀라움을 느낄 때가 많다고 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은새를 제외한 7명의 주인공들은 개구쟁이, 겁쟁이,
왕따들이지만 각자의 재능을 발휘, 힘을 모아 악의 세력을 물리친다.
1500년 동안 학교의 수호신으로 살아온 도깨비 길달은 세상을 집어삼킬
고(蠱)가 살아나자 친구 비형랑의 부탁대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고는 인간이 만든 독충이다.
항아리 안에 맹독을 지닌 생물들을 한꺼번에 넣고 인간의 욕심과 미움,
증오를 함께 넣으면 그 안에 있는 온갖 벌레들이 서로 싸우다가 결국
한 마리만 남게 되는데 그 존재가 바로 고이다.
1500년 전 신라에서 증오와 슬픔, 그리고 분노로 가득찬 사람이 신라의 모든
사람들을 지옥에 떨어뜨리겠다는 생각을 하고 고 항아리 다섯 개를 만든다.
비형은 다섯 개의 고 항아리가 열려 사람들이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을 보고
자신의 생명을 희생해 항아리들을 봉인하기에 이른다.
비형은 죽기 전에 고 항아리가 다시 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도깨비
길달에게 자신이 죽으면 영혼을 일곱 개로 나누어 어린이들에게 넣어주고
항아리가 열릴 때 자신의 영혼을 나눠 가진 일곱 명의 어린아이들을
모아달라고 한다.
고 항아리 한 개가 열리고 세상은 위기에 봉착하는데...
길달은 아이들의 능력을 키우도록 돕고 서로간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요술 고슴도치를 아이들에게 나눠 준다.
아이들과 고슴도치들은 이제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데......
저자는 앞으로 순수함이 가득한 판타지의 세계 안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희망과 감동이 있는 이야기들을 쓸 계획이라고 한다.
그가 더욱 좋은 작품들로 어린이 독자들을 만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