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가?' '그렇다'고 이 책은 말한다.
공부의 미래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책 <너희는 하루공부의 가격이 얼마라고 생각하니?>
에서 저자 조안호는 통계 자료들을 예로 들어 공부의 미래 가치에 대해 논하고 있다.

연령대별 고졸자와 대졸자의 연봉 차이
고졸자와 대졸자의 연봉 차이는 30대~50대의 기간에 총 5억 6000만 원 정도이다.
고졸자가 대학을 가지 않아서 생기는 금액 1억 2000만 원을 제하면 약 4억 4000만 원의
차이가 생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에 입사한 사람의 연봉 차이
중졸자에 비해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하루 20만 원을 번다.
보통으로 공부한 결과가 중소기업의 연봉으로, 열심히 공부한 결과가 대기업의 연봉으로
나타난다면 고등학생의 하루 공부는 20만 원에서 60만 원, 그리고 120만 원의 값어치를
선택하는 셈이다.

제시되는 자료들은 숫자만으로 보여지는 의미 그 이상을 담기도 하고, 단지 숫자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는 등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 통계상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공부의 가치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논하는 것 또한 그 자체로 문제가 제기된다.
공부는 꿈을 이루고 자아를 실현하는 과정이면서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며
성실한 삶의 척도가 되는 것이다.
많은 가치들을 품고 있는 공부를 경제적인 가치로만 논하는 것은 충분치 않다.
아마도 공부의 미래가치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저자의 방식은 청소년들에게
그 필요성을 쉽게 인지시키려는 의도일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돈이 있어야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니 저자의 접근방식이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여겨진다.
중.고생들을 현장에서 지도해 온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상담 사례들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상담 사례들을 보고 공부하면서 느꼈던 자신의 어려움을 떠올리며
학습 태도와 방식에 대해 점검하고 적절한 학습 계획을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어느 정도 좋은 직업과
편안한 삶을 보장받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미래 경제적 가치로 공부를 논하는
이 책은 학생들이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다.
또한,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은 학생 세대의 입장과 사고방식 등에 대해 알게 되고
지도 방법을 재고하게 될 것이다.
저자의 글과 나의 생각을 섞어 나 나름대로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목록을 3가지로 나열해 보았다.
1. 꿈과 목표의식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참으로 안타까운 점은 아이들의 꿈과 목표의식의 부재이다.
스스로 '내가 왜 공부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 없다.
의문이 없다는 것은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공부 이외에 재미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주변에 유혹이 널려 있다.
흥미진진한 게임은 매일 업그레이드해서 나오고 텔레비전에서는 경쟁적으로 시청자들을
자극하고 즐겁게 만드는 예능 프로와 드라마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온다.
아무 생각없이 보기만 하고 듣기만 해도 눈에, 귀에 쏙쏙 들어온다.
생각하고, 집중해야 하고, 파고 들어야 하고, 반복해야 하는 공부가 지겹지 않겠는가.
스스로 묻고 그 답을 찾는 과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꿈을 세우면 그 꿈의 방향으로 자신을 채찍질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기게 마련이다.
현재의 고통을 견디고 순간적인 즐거움을 유보시킬 수 있는 강인한 힘이야말로 미래에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는 힘일 것이다.
"공부라는 기회가 주어져 있다. 문제는 이 기회가 너무 평범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지금 성공의 씨앗을 뿌려놓지 않으면 먼 훗날 수확할 것이 없게 된다." ~ 186쪽
2.공부해야 하는 이유
중.고등학교 때 배우는 내용들은 후일 사회를 구성하는 한사람으로서 여러 분야에
진출하는 데에 꼭 필요한 기초 지식이다.
열심히 공부하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많아진다.
직업의 종류는 약 1만 여 개이다.
오늘날은 다양한 사회를 구성하는 더 많은 직업의 분화와 분업이 이뤄지고 있다.
전문적이면서 필수적인 지식을 요하는 직업군들이 생긴 셈인데 전문직일수록 많은
공부를 요하는 반면 고소득 직종인 셈이다.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원하는 직업을 모두 가질 수는 없지만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원하는 직업을 가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직업은 생활의 방편이 아니라 생활의 목적이다. 일한다는 것은 인생의 가치요,
인생의 환희요, 행복이다." ~ 로댕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존경받으며
명예로운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들들 역시 그러한 직업을 가지기를 원한다.
아들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업을 택해 성취감과 명예, 그리고 경제적인 안정을
동시에 얻기를 바란다.
아마도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마음이 아닐까 싶다.
3.근면함과 용기
저자는 공부의 최대 적이 게으름이라고 지적한다.
맞는 말이다.
실제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이해력이 빠른 아이인데도 문제가 주어지면
풀려고 시도하지 않고 보고만 있는 아이가 있다. 다른 말로 '멍을 때리는 것'이다.
특히, 수학을 공부하면서 연필을 들고 문제를 정리하며 풀어 나가는 방식은
참으로 중요하다.
나는 이것을 성실함으로 본다. 문제에 임하는 자세인 것이다.
학습에 임함에 있어 단기목표를 세우는 능력 또한 효율적인 학습에 필요하다.
'이 문제집에서 이만큼을 집중하며 풀어서 실수를 줄이자'라는 마음가짐은
자신의 공부에 대한 확고한 의지이자 근면함이다.
눈앞의 마시멜로를 곧바로 먹는 것보다는 참았다가 후일 더 많이 먹도록
힘을 기르는 것 역시 공부에 적용되는 가장 좋은 예이다.
즐기고 싶은 순간을 유보시킨 후에 공부의 성취로 인한 더 큰 즐거움이나
만족감을 가질 수 있다면 노력한 땀의 열매는 충분히 보상받는 것이다.
"용기란 무서워서 거의 죽게 되었을 때도 그 자리에서 해야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 오마 브래들리 장군
오마의 말을 공부로 대치시킨다면 공부는 어떤 상황 하에서도 피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실패가 두려워서 공부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포기가 무서운 이유는 포기로 인해 얻은 안정감이 다음 번 포기를 더 빠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두려움에 맞서 싸우는 수밖에는 없다.
두렵지 않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 아니라 두렵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용기이다." ~130-131쪽

저자는 학생들의 공부를 방해하는 컴퓨터 게임이 '늑대의 칼날핥기'와 같다는 예를 든다.
북극의 에스키모인들은 날이 선 긴 칼에 동물의 피를 묻혀 땅에 거꾸로 세운다.
피 냄새를 맡은 늑대는 와서 핥아 먹는다.
피 맛을 본 늑대는 칼날에 혀가 베이면서도 멈출 수가 없어 결국 피를 많이 흘리고 죽는다.
섬뜩하지만 적절한 예이다.
실제로 가르치던 학생 중 하나가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어 고등학교 2학년 올라가면서
학교를 자퇴하였다.
끝내 마음을 돌릴 수 없었던 그 아이를 생각하니 2년의 시간이 흐른 뒤인데도 여전히
안타까움이 남는다.
중독성 있는 게임에 빠지는 것은 결국 몸도 마음도 황폐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시대의 흐름을 돌릴 수 없는 일이지만 한국에 컴퓨터의 보급이 지금보다 늦어졌다면...
아이들의 학업 능력은 지금보다 훨씬 커졌을 것이다.
공부는 어찌보면 가장 고독한 자신과의 싸움이다.
저자는 공부가 바닷가에 홀로 서 있는 등대와 같이 혼자서 감내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공감한다. 감동적인 비유이다.
"빛을 발할 수 있어야 한다. 멀리 비출 수 있어야 한다.
고독하게 우뚝 서 있어야 한다." ~ 141쪽 등대와 공부의 비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