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싱커블>은 고문 전문가 H (사무엘 L.잭슨), 핵폭탄을 설치한 피의자 유스프(마이클 쉰),

FBI 요원 브로디(캐리 앤 모스)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세사람의 심리묘사를 통해 인간의 양심과 위선, 선악, 정의란 무엇인가,

윤리적인 선택의 문제 등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스릴러 영화이다.

각자의 상황이 내게 주어진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다수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개인이 당하는 폭력은 윤리적인 책임 면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미국에 저항하는 테러리스트들이 마냥 부도덕한가.

미국이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응징을 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

 


 
피의자의 공포와 고통을 적나라하게 연기한 유스프.
죽음을 결심했기에 두려움은 없다.
다만 신념에 의해 죽을 뿐. 알라가 자신의 영혼을 구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미국 도시 3개 지역에 동일한 양의 핵폭탄 3개를 설치한다.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그는 미국의 대중동정책에 대한 환기와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일부러 잡혀 들어간다.
은밀한 곳에서 폭탄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한 고문이 시작되는데...

그의 조건은 대통령의 담화 발표이다.
첫째, 미국은 이슬람의 어떤 국가든 재정적. 군사적인 지원을 하지 않고 괴뢰 및 독재 정권을 세우지 않는다
둘째, 전 이슬람 국가에서 미군을 철수한다.
 


 
하바드 법대를 나온 유능한  FBI 요원 브로디는

제네바 협정을 언급하며 잔인한 고문으로부터 피의자의 인권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스프가 설치한 폭탄으로 쇼핑몰이 폭발(3개의 핵폭탄의 존재를 믿게 하기 위해 유스프가 설치한 폭팔력이 약한 폭탄),
 53명이 죽게 되자 유스프의 말이 사실(숨겨둔 핵폭탄의 존재)임을 믿게 된다.
처음에 고문을 반대했던 그녀는 폭탄이 폭발하면 수천만 명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생각에 이르고
유스프의 가슴을 찌르며 폭탄의 행방을 묻는다.
그녀는 아무 죄도 없는 쇼핑몰의 53명의 죽음에 대해 따진다.
그러나... 유스프는 미국이 매일 중동에서 그만큼,
그 이상의 인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살상하고 있다고 절규한다.
중동국가들이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중동국가의 평화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평화 상비군을 주둔시키고
그 이면에서 무기를 팔아 경제적인 이득을 챙기는 미국에 대한 그의 통렬한 외침은
강대국이 휘두르는, 평화를 위장한 폭력 앞에서 약소국의 설움과 고통이 얼마나 절실한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율배반적인 미국의 대중동정책을 논함이 없이
아랍국가의 테러 단체가 벌이는 테러행위의 부당함만을 논한다면
공평함에서 한참 동떨어진다.
어떤 상황이라 하더라도... 폭력은 절대적으로 옳지 않다.
테러 행위 역시 근절되어야 한다.
강대국이 자국의 이득을 위해 벌이는 폭력 행위와 약소국이 저항하는 형태의 폭력은 달라도 많이 다르다.
미국이 진정으로 평화를 사랑하고 실천한다면 아랍국가의 테러행위는 사라지지 않을까...
 



 
고문기술자 H.

그는 애초에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뛰어든 셈이다.
죽음을 결심한 사람은 어떠한 고문으로도 굴복당하지 않는다.
이미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 유스프와 그의 입을 열어야 하는 H.
H는 폭탄을 찾아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경험하면서도 고문을 가한다.
정신적인 고통이 극에 달한 그는 신경안정제를 계속해서 복용한다.
유스프의 입을 열기 위해 유스프의 아내를 죽이는 순간 그의 고통은 절정에 이른다.
고문을 반대했던 브로디는 H가 더욱 지독한 고문을 해서라도 폭탄의 행방을 알아내기를 원하고...
 
"내가 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것입니다.(unthinkable). 아이들을 데려와."
 
 
영화의 마지막에 발견된 폭탄의 존재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고문의 현장에서 어떤 모습을 취해야 했는지.
아이들을 위협해서라도 유스프의 자백을 받아야 했는지.
아이들에게까지 가하는 고문은 정의롭지 않아서,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이어서
터지는 폭탄을 그대로 두어야 했는지.
 
개인의 힘과 선(善)을 넘어서는, 집단과 국가의 이름으로 생각하지도 못할 일들은
지구상 어디에서고, 매시간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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