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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어드 2 - Missing Transer
김상현 지음 / 시공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미래의 지구 행성 어스는 모든 종의 망명지이자 정치적인 중립지역이다.
종과 종의 의사를 전달하고 다른 종들의 기억, 의지, 감정을 공유하고
의사전달의 매개체인 트랜서는 행성 어스에서 가장 필요한 존재이다.
주인공 메이런은 트랜서이다.
그는 하이어드(청부업자)인 쿨란의 지시하에 다른 종들이 맡긴 사건들을
해결하는 일을 돕는다.
연방정부나 경찰, 군에서 해결하지 못한 일들도 하이어드 손에 오면
해결이 되는데...
사건은 그만큼 위험하고 목숨을 걸어야 한다.
하이어드 쿨란은 전쟁터에서 뼈대가 굵은 용병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그의 삶은 무기력해졌고 새로운 목표가 생겨야 했다.
하이어드 일은 많은 금덩이가 생기게 했고 그는 생의 목표를 금덩이를
모으는 것에 두지만...
금덩이는 그의 허무를 채워주지 못하고 다시금 용병으로 돌아가게 된다.
"나는 돈이 최고라고 생각했어. 다른건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지.
그리고 돈이 모이면 모일수록 점점 더 허망해지는 걸 느꼈어." ~ 164쪽
2권의 마지막에 밝혀지는 쿨란의 정체는 복제인간이다.
"휴먼 레이스는 전 우주에서 가장 흉폭하고 강인하다.
그들은 행성 밖으로 비행할 수 있는 기술도 만들기 전에 행성을 날려
버릴 수 있는 폭탄을 만들어냈고 복제인간 기술로 전쟁을 준비했다.
몇 대의 시행착오를 거쳐 몇 가지 형태의 군인 클론들을 뽑아냈다.
강하고, 사악하고, 죄책감 따위는 느끼지 않는 전쟁 기계..." ~ 340-341쪽
저자는 시간과 공간의 배경 설정에 자유로운 판타지 장르의 묘미를 살려
온갖 종들에서 가장 잔인한 휴먼 레이스가 전쟁을 만들었다고 고발한다.
지구상에 존재한 종 중에 생존을 위한 목적 이외의 목적을 가지고
다른 존재를 해친 종이 있었던가...
전쟁을 일으키는 인간만큼 잔인한 종이 있을지 의문이다.
한정된 자원의 지구에서 더 가지려 함은 결국에는 남의 것을 빼앗는
행위이기도 하다.
숨막히게 돌아가는 사건들 속에서 하이어드 쿨란,
트랜서인 메이런, 미싱 트랜서인 키티 본이 선택한 삶을 보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고 삶의 의미를 묻게 만드는 소설의 주제의식은
매우 신선하게 다가온다.
주인공 메이런은 다른 종들간의 기억을 너무나 많이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두통에 시달리고 기억이 앞서는 데쟈뷰 현상 등의
'미싱'공포를 겪는다. 선택은 두가지이다.
키티 본처럼 트랜스 상태에 머물러 있는 멈춤 상태,
아니면 구르는 바퀴처럼 끊임없이 달려 나가는 삶을 택하는 것이다.
인간은 행복했던 시절에 머무르고 싶거나,
이율배반이지만 어두운 기억 속에 잠겨 자신을 잊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기억 속에 담가 두거나 멈추기에는 너무 아깝다.
시간이 유한하고 구르는 것의 끝을 알지만...
그러기에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존재이다.
주인공 메이런이 힘겹게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질 3, 4권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트랜서는 동전같아. 굴리면 굴러가지만 멈추면 쓰러져버리거든." ~ 16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