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오!오! 오페라 - 초등학생을 위한 재미있는 오페라 여행 ㅣ 명진 어린이책 13
코엔 크루케 지음, 정신재 옮김 / 명진출판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오! 오! 오! 오페라!>는 친숙한 예술 장르가 아닌 오페라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풀어쓴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유명한 오페라 가수이자 무대 연출가이면서 클래식 음악
방송을 진행하는 코엔 크루케이다.
다재다능한 그는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클래식은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을 깬 지휘자 금난새를 연상시킨다.
저자의 친절한 글은 오페라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부드러운 스케치와 고운 색상으로 표현된 잉그리드 고돈의 그림들이
오페라에 대한 흥미를 더해준다.
이 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오페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다.
"<오! 오! 오! 오페라!>는 전문지식의 무게로 짓누르려는 책이 아니라
그 무게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는 책이다. 무언가로부터 자유로우려면
그것에 대해 알아야 한다." ~ 7쪽
알아야 자유롭다.
알아야 보는 것이 즐거워진다고 생각하니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을 보고 구별하기 어려운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를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오페라는 대사가 전부 노래로 되어 있고 뮤지컬은 대사에 말과 노래가
혼합되어 있으며 오페라 가수는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뮤지컬 가수는
마이크를 사용한다.
또한, 소재면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오페라는 문학 작품이나 역사적인
사건들을 다루는데 비해 뮤지컬은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소재를 다룬다.
한번도 접하지 않은 오페라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그 감동면에서 뮤지컬과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본 <지킬 앤 하이드>는 소재면에서 뮤지컬이라고
하기보다는 오페라 쪽에 가까운 작품이다.
원작이 탄탄한 고전이기도 하지만 가사와 대본이 예술적이고 한국어 번역도
시적이고 무척 아름답다.
장면마다 적합한 무대의 구성과 배치, 조명, 배우들의 연기, 노래, 진행과 극의
흐름 등등 모두 매끄럽고 기가 막힌 하모니를 볼 수 있었다.
무대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지킬과 하이드의 영혼을 창조한 브래드 리틀을 보며
그가 진정한 예술가라는 생각을 했다.
'영혼을 일깨우는 감동'을 받았고 그것은 음식을 편식하듯이 문화 장르에서도
편식이 심한 나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기회도 없었고 만들지도 앟았지만 오페라 역시 관심을 가지고 접한다면
엄청난 감격과 흥분을 경험할 것 같다.
책의 구성은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오페라의 아역으로 등장하는 주인공 토마스와 리사의 이야기이다.
오디션과 리허설, 공연 과정을 통해 오페라에 필요한 기본 용어의 의미와
성공적인 오페라 공연을 위한 수많은 스텝들의 역할, 무대장치,
무대에 서는 배우들의 설렘과 떨림까지 세세한 부분을 알려 준다.
2장은 오페라의 역사, 오페라 극장, 오페라 즐기기, 오페라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에 대해 다룬다.
2장에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 초기의 오페라 극장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관객들은 공연 도중에 떠들고, 공연장을 드나들고, 음식을 먹는 등
멋대로 행동했다. 발코니의 칸막이 방에는 커튼이 달려 있어서 커튼을 닫고
음식을 먹거나 카드놀이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 아름다운 음악이 연주되거나
오페라 가수가 멋진 아리아를 부르면 커튼을 열고 공연에 집중했다.
인기가 많고 실력 있는 오페라 가수가 출연할수록 커튼이 많이 열려 있었다.
커튼은 출연자의 인기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
* 런던 로열 오페라 극장에서는 18세기부터 관객이 '오페라와 디너'라는 메뉴를
고르면 공연 1시간 전에 전채요리와 수프가, 첫번째 휴식 시간에 메인 요리가,
두 번째 휴식 시간에 디저트와 차가 나온다.
멋진 공연과 맛있는 식사,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 한다면... 얼마나 멋진가.
* 영국 왕립 오페라 극장은 해마다 오페라 페스티벌을 연다.
공연 중간의 휴식 시간에 사람들은 극장 밖 잔디밭에서 직접 준비한
음식을 즐긴다.
* 대부분의 오페라 작품은 처음 만들어진 그대로의 언어로 공연된다.
이탈리아어 공연이 많은 이유는 유명한 오페라 작품들 중에 이탈리아어로
작곡된 작품이 많은데 <아이다>, <라 트라비아타>, <나비부인>, <토스카>,
<라보엠> 등이 있다.
* 옛날에는 오페라 가수 중에 뚱뚱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뚱뚱한 사람들이
더 깊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공연이 다가오면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 살이 찌게 했다.
오늘날에는 인식이 바뀌어 노래는 몸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성대로 부르고
성대 근육에 지방이 많으면 노래 부르기가 힘들어 일부러 살을 찌우지 않는다.
3장에서는 가장 인기 있고 유명한 오페라 작품의 줄거리와 주요배역을 소개하고
맛보기로 실제 공연 장면의 사진들을 실었다.
말미에 CD가 있어 5개 오페라 작품들의 아름다운 선율을 감상할 수 있다.
저자는 공연을 보기 전에 오페라 음반을 구입해 대본과 함께 감상하라고 조언한다.
작품 내용을 미리 알고 음악을 귀에 익히고 관람하면 작품이 주는 재미와 감동이
더 커진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책에서 소개하는 유명한 오페라 <나비부인>, <라 체네렌톨라>,
<마술 피리>, <카르멘>, <아이다> 등의 작품을 꼭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