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명쾌한 철학 간단 명쾌한 시리즈
고우다 레츠 지음, 이수경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가를 고민하던 젊은 시절,

철학은 나를 매료시키는 학문이었고 철학 공부를 하면 시대와 현실을

직시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써클에서 알던 철학과 선배와 함께 커리큘럼을 짰고 얼마의 기간동안 선배와

몇 권의 책을 읽었다.

기초없이 철학자의 오랜 사유의 결과물들을 알려고만 했던 탓일까?

당시의 짧은 공부가 수박 겉핧기 식이기도 했지만 부족한 내 지적 능력으로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새삼 알게 되었다.

 

저자에 의하면 철학은 책상 앞에 앉아서 머리를 싸매고 옛날 책을 읽는 학문이

아니다.

저자는 살면서 어느 순간 불안에 사로잡히고 의지할 곳을 잃고 세상에

내던져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삶의 의미를 되묻기, 

당연시되는 상식에 대해 의심하고 우리를 둘러싼 외부세계와 우리 자신의 참모습을

생각하는 것이 철학이 시작되는 순간이며 그러한 사유들이 인생을 훨씬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생활과 삶 속에서 질문을 찾아내고 거기에 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철학이다." ~ 23쪽

 

시대를 관통했던 철학과 철학자들의 자취, 고대로부터 복잡한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철학의 역사는 실로 광범위하다.

과거의 철학은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오늘날 우리 삶의 지표가 되고 있으며

철학자들의 언어와 사유를 통해 계승되고 발전해 나간다.

어느 시대에 어떤 철학자의 사유와 사상, 사조가 그 시대를 대표했는지의

흐름을 알게 하는 이 책은 각 사상들에 대해 깊이있게 다루지는 못하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철학사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는 미덕을 지닌다.

사실 각 철학자들의 삶과 사상의 태동, 사회 분위기, 그 이전의 철학자로부터

받은, 혹은 후대 철학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한 권의 책에 담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책은 철학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개론서의 성격을 띤다.

 

철학의 역사

1. 고대 그리스 철학은 '만물의 근원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

'만물의 근원을 묻는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발전해 간다.

대표적인 철학자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있다.

2. 중세 철학은 380년에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기독교 교의를 철학적으로

증명하고자 했다.

대표적인 철학자로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우구스티누스가 있다.

3. 근대 철학의 주제는 신을 향한 시선에서 인간을 향한다.

르네상스와 신대륙 발견, 종교 개혁 등으로 근대의 문이 열리고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관계가 철학의 주요 주제가 된다.

대표적인 철학자로 데카르트, 칸트, 헤겔이 있다.

4. 니체로부터 출발한 현대 철학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과학기술의 발전,

잇따른 민족분쟁 등으로 주제가 한층 복잡해졌다.

자신과 세계의 단순한 관계뿐만 아니라 언어와 문화의 구조, 이문화를 통한

만남, 환경 문제 등 전 지구적인 과제 등이 철학의 대상이 된다.

5. 동양 철학은 종교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발전한 각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다룬다.

인도 철학은 만물의 근원을 탐구했는데 그것은 서양 철학처럼 논리적.

이성적으로 사물을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 고통의 원인을 알고

종교적인 깨달음을 얻기 위한 것이다.

이슬람 철학은 가혹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을 결속시킬

종교로 탄생했고 신의 계시인 <코란>의 해석을 둘러싸고 전개된다.

춘추전국 시대에 철학이 생겨난 중국은 제자백가 시대를 거쳐 유교를 국교

이념으로 삼게 된다. 

6. 현대 사회의 철학

- 인류가 유한한 자연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미래 세대와 동식물을

포함한 생물의 생존을 생각하는 환경윤리(환경철학)를 확립한다.

-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묻는 철학, 페미니즘의 대두는 여성의 지위 향상을

가져왔다.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남녀의 자유와 권리의 보호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이다.

- 의학기술의 발달은 생명 탄생의 과정을 밝혔고 인류는 네가지 죽음에

(인공 임신 중절, 신생아 안락사, 말기 환자의 안락사, 장기 이식)

직면하게 되었다. 이것은 '생명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철학의 근본 물음을 재고하게 한다.

 

"정보의 파도 속에서 우리는 쉽게 떠밀려가고 편견에 쉽게 좌우된다.

그렇다고 해서 생각을 멈추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휩쓸리면 기쁨이 없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일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삶에 신선한

기쁨과 감동을 준다. 지금까지 알던 세계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던 것이 보이고, 멋지다고 생각하던 것이 빛을 잃는다.

이처럼 철학은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로 가는 길을 열어준다." ~ 416쪽

 

철학은 스스로 묻기를 거듭하고 의문에서 출발, 깊이 생각하는 활동이다.

왜? 라는 질문을 하는 것. 그것이 철학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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