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자전거와 나와 길, 그리고 여행.

눈으로 스며 가슴에 남는 조국 산하의 풍경들과 아름다운 사계가 담긴

이 책을 읽다 보니 저자처럼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뭉클 뭉클 솟아난다.

 

<자전거 여행>은 언어의 연금술사 김훈이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자신의 애마

'풍륜'을 타고 강원도에서 섬마을 진도까지 산하 구석 구석을 순례한 길과 땅의

노래이고 이 땅에서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진도 섬마을에서 살고 있는 이들의 노래가락이며 이순신과 이황, 김시습의 삶,

이름모를 무덤과 농부들, 섬진강 분교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 <남한산성>과 <칼의 노래>에서 등장, 땅과 흙의 묘사만큼 가슴 뜨겁게 하던 

민초들, 민중들의 모습은 오늘 우리 산하의 곳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임을 알 것 같다.

한 점에서 시작, 여러 지류로 나뉜 산들과 결국은 모든 흐름을 하나로 합치는

물의 하류가 둘러주는 자연을 배경으로 고난의 세월을 이기고 강인하게

살아낸 우리 민족의 뿌리, 그 뿌리를 그는 길 위에서 자전거 바퀴와 한축이 되어 

길과 하나 되면서 느꼈을 것이다.

그는 이 땅을 찾아 온 철새들, 홍매화와 동백꽃,

농사일을 배우기 위해 얼마의 기간을 맞아야 하는 소,

분교의 어린이들을 따라와 아이들과 같이 집에 가는 개들을 보며

따뜻한 시선으로 글을 써내려간다.

땅에 대한 사랑, 사람들에 대한 사랑은 그의 글에서 장엄함을 끌어낸다.

현학적으로 여겨지는 부분에서조차 그 감정에 몰입될 수 있음은

필력의 설득력이 강함이다.

그 강함의 이유를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그의 우리 사람들과 우리 땅에 대한 사랑...

그것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
 





2000년. 1월. 눈덮인 겨울 도마령을 홀로 넘는 김훈.

 



만경강 갯벌의 도요새.

 

도요새는 풍문처럼 와서 풍문처럼 가지만, 그들의 날아가는 생애는 처절한 싸움의 일생이다.

 



구룡포 해안의 바닷가 무덤

 

바다에 나이가 고기잡던 사람들은 죽어서 바닷가에 묻힌다.

물가에 가까운 무덤은 파도에 쓸려가 버렸다. 

 



의풍 마을의 매맞는 소

 

밭일을 처음 배우는 소는 주인의 말을 듣지 않는다.

대가리를 내두르고 뒷발을 엉버티며 주인의 고삐를 따라오지 않는다.

이 소는겨울의 빈 밭에서 일을 배우며 겨우내 매를 맞아야 한다.

 



벼랑끝에 선 두 자전거와 두 사람. 김훈과 이강빈

 

"길은 끝나고, 가을빛 찬란한 저편으로 갈 수 없었다." ~ 250쪽

 



김훈과 그의 자전거 풍륜(風輪)

 

"노령산맥을 넘다 잠시 풍륜에 기대어 쉰다.

인간의 육신은 그와 함께 하는 모든 사물과 정한(情恨)을 나누게 되는가.

긴 여행 끝에 어찌할 수 없이 망가진 풍륜과의 작별,

잘 가거라. 나의 풍륜이여, 나의 늙은 연인이여." ~ 3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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