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나무같은 사람 - 식물을 사랑하는 소녀와 식물학자의 이야기
이세 히데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인 이세 히데코는 화가이며 그림책 작가이다.

'미야자와 겐지'와 '고흐'에 대한 연구를 평생의 화두로 삼은 저자는 여행을 하면서

만나고 느낀 것들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어느 날 우연히 들른 파리의 식물원에서 나무와 꽃과 새싹들을 보게 된다.

그 경이로움과 감동을 되살려 어느 봄 날, 집 뒷마당 한 귀퉁이에 처음으로 해바라기 씨앗을 심는다.

날마다 싹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흙에 이마를 바짝 대고 들여다보게 되었다.

식물원, 공원, 묘지, 정원은 작가에게 신기함으로 가득 찬 세계가 되어갔다.

<커다란 나무같은 사람>은 풀과 꽃, 돌연변이, 나무와 뿌리와 가시 등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다.

식물원을 배경으로 식물학자와 소녀 사에라가(사에라는 '이곳 저곳'이라는 뜻) 

마음을 나누는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투명수채화의 부드럽고 담백한 그림들은 감동을 더해준다.
 





 

초록동굴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오솔길이다.

 



 

나의 연구실, 30년 넘게 책을 읽고, 세상의 나무와 사람들의 관계를 연구해 온 곳.

나는 지금도 이곳을 여행중이다.

 



 

꼬마 소녀 사에라는 이곳 저곳을 다니며 말썽을 피운다.

"거기는 들어가면 안 돼! "

 



 

아이가 꽃을 뽑았다.

"이 해바라기가 뽑혀 있었단 말이예요!"

 



 

"왜 그랬니? 그건 해바라기가 아니란다."

"할아버지께 생신 선물로 드리려고요."

 



 

"400살 먹은 아카시아 나무란다."

 



 

"해바라기 씨앗이란다."

"나무야, 내 해바라기도 너처럼 크게 자랄까?"

 



 

"이 가시로 호랑가시나무 꽃 속을 살짝 찔러 보렴.

수술이 놀라서 한데 모여 들거야. 곤충 다리인 줄 알고 말이야."

사에라는 식물학자처럼... 그럴듯하게 설명한다.

 



 

플라타너스는 250년 동안이나 뿌리를 내려왔다.

빛이 쏟아진다. 바람이 가지 끝을 헤엄친다. 봄에는 움이 트고, 여름에는 짙은 그늘을 떨어뜨린다.

숲처럼 커다란 나무. 별빛 쏟아지는 밤에도, 눈 내리는 날에도,

이 나무를 지탱해 주는 뿌리가 있었다. 250년이나 이렇게.

 



 

초록 동굴 어느 나무 아래 사에라의 그림이 있었다.

'고맙습니다' 이 한 마디와 함께.

 

사에라는 떠났다.

커다란 나무야. 말 없이, 언제까지나 기억하는 나무야.

네가 보아 온 것들을 들려다오.

네게서 나온 말은 나의 이야기가 된단다.

부드러운 햇살 사이로

그 아이의 웃음소리가 작은 방울 소리처럼 들려온다.

 



 

사에라의 그림을 여기저기에 걸어 두었다.

겨울 빛깔 속에서 사에라의 봄꽃과 여름 꽃들이 알록달록 빛나고 있다.

 



 

내년에는 사에라가 키운 해바라기의 씨앗을 아이들에게 나눠 줘야지.

여름이 되면 거리 이곳저곳에 사에라의 웃는 얼굴이 활짝 피겠지.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나무 한 그루를 가지고 있다." ~ 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