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페이스풀 - Unfaithfu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2002년에 개봉한 영화 <언페이스풀>은 1969년 아내의 불륜을 그린

끌로드 샤브롤 감독의 리메이크작이다.

<위험한 정사>와 <은밀한 유혹>의 에드리안 라인이 연출을 맡았는데

단순한 내용인데도 리차드 기어와 다이안 레인의 뛰어난 연기와  

순간적인 감정들의 섬세한 묘사가 빛나는 영화이다. 

영화는 아내의 불륜을 다룬 한국영화 <해피엔드>와 비슷하지만 몇가지

차이를 보인다.

해피엔드에서는 남편이 아내를 죽이기위해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극히 우발적으로 아내가 아닌, 아내의 정부를 죽이게 된다.

해피엔드의 전도연은 코니보다 훨씬 독한 엄마이고 양심의 가책 면에서도

코니보다 자유롭게 여겨진다.

(전도연이 젖먹이 아이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정부를 만나러 가는 장면은

충격 그 자체이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내의 불륜을 덮는 에드워드에 비해 최민식의

아내에 대한 증오는 아내를 계획적으로 살해할 만큼 크다.

 

영화의 결말 그 이후가 궁금하다.

에드워드는 자수해서 정상참작이 되어 짧은 형기를 마치고 아내와 아들과

함께 다시 행복하게 살것인가.

멕시코로 가서 모두 잊고 아내를 용서하며 행복하게 살 것인가.

신뢰를 깨뜨리고 불륜을 저지른 아내를 용서하지 못하고 괴로워할 것인가.

그리하여 결국 헤어질 것인가.

영화는 열린 결말로 처리, 각자의 상상에 맡겼지만.

내 느낌은... 행복하게 사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이불에 오줌을 싼 아들에게 "누구나 실수할 수는 있는거야."라고 말하는

코니에 비해 에드워드는 회사 직원이 다른 회사 관계자와 미팅하는 것을

알고 "신뢰를 깨면 안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불륜이 운명일까... 선택일까... 선택마저 운명에 포함되는 것일까...

불륜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 물론 영화의 남녀 배우처럼 멋지고

매력적이지는 않다 하더라도- 일이기는 하다.  

만약 사회적, 도덕적으로 죄가 아니고 행위에 따른 책임에서 자유롭다면,

영화처럼 멋진 불륜을 저지르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할 것이다.

사랑의 유효 기간이 2~3년이라는 말이 맞다면, 평생을 한사람만 바라보고

사는 것은 어쩌면 지겨운 일인지도 모른다. 

백 년도 못 사는 인생인데 좀 즐기면서 살아도 되지...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사람이 살면서 지키고 지켜져야 할 미덕이 있다.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약한 인간의 삶... 그래서 소중한 몇가지 원칙들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결혼의 순결과 가정 역시 소중히 지키고 보호함으로써 행복이라는 파랑새를

내 옆에 두게 되는 것이 아닐까.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일수록 가지고 있을 때는 흔한 것이고 평범하다.

그러나 한번 깨진 이후에는 아무리 복원하려 해도 원상태로 돌려 놓기는

불가능할 것이기에...

 



 

뉴욕 근교에 사는 에드워드 서머(리차드 기어)와 코니 서머(다이안 레인) 부부는

8살의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중년의 부부이다.

열심히 일하는 자상한 남편 에드워드.

 



 

아름다운 코니. 가정에 충실하고 자선 단체의 일에도 열심이었던 그녀는

뉴욕의 거리에서 부부의 행복을 시기하는 운명의 바람을 만난다.

 



 

코니는 어느날 우연히 만난 매력적이고 젊은 남자 폴 마텔 (올리비에 마르티네즈)에게

정신없이 빠져든다.

 



 

다이안 레인은 관능적인 노출과 표정으로 정염에 싸인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한다.

목욕탕 장면, 열차에서 폴 마텔과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는 리얼한 표정연기,

남편의 범죄 사실을 알고 슬퍼하는 장면 등에서 그녀의 연기는 빛난다.

 



 

에드워드는 코니가 젊은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음을 알게되고 고통스러워한다.

헐리우드의 섹시 가이인 리차드 기어가 이 영화에서는 남편의 역할을 맡아 열연한다.

 





 

수정구슬은 아내에게 결혼 25주년이 되면 열어 보라고 구슬 아래에 편지를 넣은

특별한 선물이다.

그는 폴 마텔의 집에서 아내에게 선물했던 구슬을 아내가 폴에게 선물했다는 것을

알고 분노한다.

소중하게 지키던 가정을 깨버린, 코니와 자신과의 관계를 너무나도 태연하게,

아무 주저함이나 죄의식 없이 털어 놓는 폴에게 그는 분노한다.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격심한 분노로 떨고 있는 에드워드를 연기하는 리차드 기어는

역시 최고이다. "더이상 참을 수 없어, 더이상은...")

평생 후회하게 될 순간이 흐르고.......

자동응답기에 아내의 음성이 들려온다.

"폴, 이제 그만 만나야겠어요. 미안해요."

 



 

코니는 남편의 주머니에서 자신과 폴의 사진이 들어있는 것을 보게 된다.

 



 

자신이 폴에게 주었던 수정구슬을 집의 거실에서 발견한 코니는 모든 사실을 알게 되고...

 



 

모든 일의 후회는 항상 한 발 늦게 찾아온다.

코니가 그날 뉴욕의 소호 거리를 걷지 않았더라면...

무릎이 다치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공중전화를 걸어 그를 만나자고 하지 않았더라면...

그가 그녀에게 커피를 대접한다고 할 때 그녀는 마시던 커피를 슬며시 전화기

위에 올려 놓는다.

(그 감정의 떨림을 그녀는 표현했고 감독은 섬세한 연출로 화면에 잡았다)

그만 만나자는 코니의 자동 응답 전화가 조금 더 빨리 울렸다면...

끝까지 에드워드가 코니를 믿어 주었더라면...

 

거부할 수 있었다면 바람이 아니었을텐데...

바람 또한 운명일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어도 한번만 더 참았다면 그 가정은 행복해졌을까?

인간의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생기는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 결과를 알 수 있다면,

그래서 인생에서 실수하지 않을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훨씬 행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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