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심도 사랑을 품다 - 윤후명 문학 그림집
윤후명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이청준의 '이어도'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서 그리운 섬이었다면 

윤후명의 '지심도'는 마음만 먹는다면 갈 수 있어서 그립다.

 



 윤후명 섬과 새와 꽃

 

지심도는 거제도에 딸린 섬으로 외도만큼 유명한 섬은 아니지만

'2008년 휴양하기 좋은 섬 best 30'에 선정된 아름다운 섬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핀다는 동백꽃섬, 상상 속의 새 팔색조와 

지천에 깔린 엉겅퀴 꽃을 보기 위해 그 섬에 가고 싶다. 
 
고향, 나의 섬...

'신지도'는  아버지와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그 이전 세대가 

살았던 바닷가 마을이다.

새벽 차가운 해풍에 볏잎이 섞인 벼를 키질하던 풍경 너머로 멀리 보이던

수평선, 빈 고기잡이 배들, 모래밭, 파도를 타고 밀려 온 미역과 파래 줄기,

아무리 쳐다봐도 질리지 않던 바다,

동구 밖 커다란 돌에 기대어 기다리던 젊은 아버지,

병으로 누워 있던 할아버지의 욕창과 끝도 없는 피고름이 어제 일처럼 선명하다.

그 고통을 덜어 드릴 수 있다면... 

그시절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시간을 거슬러 한번만 돌아갈 수 있다면...

아버지의 학춤을 보고 육덕진 엄마 품에 안겨 볼 수 있다면...

추억은, 그리움은... 어제처럼 내 기억 속에 선명하게 살아 있다.

 



 

 장태묵 지심도

 

이 책은 저자 윤후명의 문학과 사랑, 기다림과 그리움에 관한 고백서이다.

'지심도(只心島) - 다만 마음뿐인 섬'을 주제로 한 윤후명의 시, 소설, 동화,

자전 에세이에 화가들의 아름다운 그림이 만나 탄생한 이 책은 독특하다. 

이전에 시도되지 않았던 것으로 아름다운 글과 그림이 서로 어우러져

더욱 풍성하게 되는 문화 장르간의 경계허물기를 보여준다.

"이 책과 함께 오직 자기만의 사랑을 깨우쳐 얻는 사람이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하늘의 닻줄이며 바다의 돛줄인 수평선에 바라는 마음이다.

섬의 기돗소리가 수평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 11쪽 서문 윤후명

 



 김해성 팔색조

 

사랑을 품은 섬, 바람과 파도를 맞으며 속으로 속으로 깊어간 섬 지심도.

저자는 말한다. 사랑도, 문학도 간절하다고. 그의 지심도 사랑은 각별하다.

1983년 지심도를 처음 발견한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섬이 알려지면 사람들의

손길발길에 섬이 망가질까봐 내놓고 이름 부르기를 망설였다고 한다.

"자기 마음에 섬 하나를 갖지 못하는 사람은 얼마나 공허하겠는가." ~ 187쪽 

그는 늘 자신에게 묻고 대답을 생각하며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정의한다.

진실한가... 나는 진실한가... 라는 물음과 '사물과 인간을 향한 끝없는 갈증,

항상 막막하여 근원을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윤후명의 삶과 문학의 본질인 셈이다.

팔색조와 엉겅퀴의 작가 윤후명.

상상의 새 팔색조는 정착하지 않고 이동하는 새의 속성을 지녔다.

엉겅퀴의 꽃말은 '고독한 사랑', '독립'이다.

그 둘을 통해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그의 고독한 작가정신과 예술세계를

엿볼 수가 있다.

그는 남과 북의 상처를 절절하게 담은 거제도의 상흔, 포로수용소의 녹슨

철조망 아래 선연하게 핀 엉겅퀴꽃을 보며 이전과는 다른 엉겅퀴를 만난다.

"비극의 그날에도 저 꽃은 말없이 피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저 꽃은 말없이 피어 있다.

그날의 일들을 저 꽃만큼 생생하게 알고 있는 것은 이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그날의 일들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어떻게 된 노릇이란 말인가." ~ 184쪽

 



 엄윤영 꿈으로의 산책

 

동화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

"네가 알아냈으니 그게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 ~ 55쪽

에서는 김춘수의 꽃이 생각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어린 왕자 역시 자기 별에 두고 온 장미꽃을 애타게 그리워했다.

나한테 와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된 그것은 내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다.

내 아이들이 내게 와서 꽃이 되고, 보석이 되고, 인생이 되었다.

 



 이인 팔색조-비스듬히

 

"새가 파도를 타고 기다리는 사이로

 새가 구름을 타고 기다리는 사이로

 가장 멀고 빠른 몸짓이

 비스듬함의 간절함을 배우고 있다." ~ 22쪽 시'비스듬히-지심도를 바라보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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