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면 세상이 보인다 - 개정판
텐진 갸초(달라이 라마) 지음, 공경희 옮김 / 문이당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2차대전 중에 중립을 유지하던 티베트는 1951년 중국에 합병되었다.

결국, 1965년에 중국 정부는 티베트를 자치구로 만들고 말았다.

우리는 티베트 국민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의 억압 아래에 있던 36년의 세월 동안 한국민들이 물질적으로 얼마나

처참하게 착취당했는지, 한국의 민족문화가 얼마나 황폐하게 되었는지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민족 대이동을 실시하여 티베트의 중국화를 가속시키고 '종교는 아편'이라는

공산주의 교육을 실행하였다.

아마 이대로라면 티베트 고유의 문화 유산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1959년, 인도로 망명한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비폭력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그것은 그가 인류 전체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강한 믿음 때문이다.

티베트어로 '큰 지혜를 가진 스승'이라는 뜻을 지닌 달라이 라마는 평화주의를 표방,

환경 보호 운동과 비폭력 반전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였다.

이러한 그의 노력이 인정되어 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다.

"티베트로부터 슬픈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제 즉각적인 반응은 커다란 슬픔입니다.

하지만 사랑과 자유, 진리, 정의를 향한 인간의 근본적인 성향이 마침내 널리

퍼질 것이라는 전체 맥락 안에서 현 상황을 살피고 나 자신에게 새삼 일깨움으로써

슬픔을 합리적으로 다스립니다." ~ <달라이 라마 자서전> 415쪽 참조

조국을 지척에 두고 들려오는 소식에 슬퍼하는 망명지도자의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어찌할 것인가. 힘이 없어 쫓겨난 처지로 무슨 일을 어떻게 도모할 것인가.

강자에게 짓밟힌 약소국의 비애가 느껴진다.

 

달라이 라마는 전 세계를 향해 문화의 다양성을 주장한다.

이 책에서도 여러번 언급하고 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종교인이어야 한다고 믿지 않듯이 불교가 모든 사람에게

가장 좋은 종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종교보다 상위의 가치가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타심과 연민, 사랑, 자비, 자기 개발 등의 정신적 덕목들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정당한 티베트의 해방을 위한 투쟁에서 평화와 비폭력만을

주장하는, 소극적인 그의 저항이 답답하게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불교의 틀마저도 넘어서는 그를 통해 어쩌면

자기 혁신에 대한 가능성을 보게 된다.

 

이 책에는 그가 쓴 매일의 글이 실려 있다.

365개의 글들은 어느 구절이 됬건 하루의 묵상 주제가 되고 마음이 가 닿는 

글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그는 산속에서 선승으로 가부좌하고 참선하는 모습이 아니라 망명국가의

지도자로서 사람들과 함께 세상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간다.

이 책의 여러 부분에서 '아!! 그도 인간이구나' 싶어지는 진솔한 글들을

만나게 된다.

글 속에서 그의 내면에 숨은 어린 아이를 볼 수 있다는 나의 느낌이

순전한 착각일까.

 

* "연민 키우기 ; ... 보기만 해도 짜증나는 사람을 만나거든 자기 분노와

   대면하고 연민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삼아라. 하지만 그 짜증스러운 마음이

   너무 크다면, 그 사람이 너무나 혐오스러워서 함께 있는 것조차 참을 수 없다면,

   혼자서 분노를 가라앉히고 연민을 키우라." ~ 326

 

* "절망적일 때 ; ... 사람은 절망적일 때 신에게 의지한다.

   그리고 신은 절망적일 때 거짓말을 한다." ~ 334

 

* "나는 슬픔에 압도당하지 않는다 ; ... 이제 나는 쾌활한 사람이 되었다!

   스스로 수행과 훈련을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라를 잃었고,

   결국 다른 이의 선의에 온전히 의존해 사는 존재로 전락해 버렸다.

   또 어머니를 잃었다. 스승들 대부분이 세상을 떠났다.

   물론 이런 일들은 비극적인 사건이고, 그 생각을 하면 슬프다.

   하지만 나는 슬픔에 압도당하지 않는다.

   오래된 익숙한 얼굴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얼굴들이 나타나지만,

   나는 여전히 마음의 행복과 평안을 계속 간직하고 있다."~ 336

 

치열한 매일의 수행과 구도, 자기점검이 엿보이는 글이다.

* "매일매일 자기점검하기 ; ... 매일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기를 점검하면,

   생각과 동기와 그것들이 행동으로 표현된 것을 검토하면 변화와

   자기 발전을 이룰 가능성이 우리 안에서 활짝 열린다." ~ 331

 

* "착하게 살자 ; ... "우리 모두는 지구에 여행자로 와 있다.

   여기서 영원히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오래 산다 해도 기껏해야 백 년이다.

   그러니 있는 동안 착한 마음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동물과 환경에 해악을 끼친다면 진정 슬픈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인간이 되는 일이다." ~ 328

 

이래도, 저래도, 한 번 밖에 못 사는 인생... 착하게 살다 가자는 이 말이

참으로 사무치다.

달라이 라마는 집착의 끈을 놓아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하지만 그가 집착하는

주제 한가지가 있다. '연민'이다.

365개의 글 가운데 '연민'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만도 20여 개가 넘고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글만 해도 10여 개가 넘는다.

어쩌면 연민은 인간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정신의 덕목 가운데

으뜸의 덕인지도 모른다.

예수가 라자로의 죽음을 보고 참담함에 눈물 흘리는 바로 그것, 과부의

외아들을 살리고 병자들과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에게 측은지심을 가졌던

그 사랑 또한 연민이다.

존재하는 모든 생명에 대한 연민, 그것은 타자에 대한 우주적인 사랑이다. 

 

* "우주적 애타주의 ; ... 진정한 연민이란 단순한 감정상의 반응이 아니라

   이성에 기초한 굳건한 헌신이다. 타인을 향해 진정으로 연민 어린 태도를

   갖는다면 상대방이 부정적으로 행동한다 해도 그 연민의 마음은 변화하지

   않는다. 진정한 연민은 다른 이의 번뇌를 알아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타인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도록 도우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 35, 330

 

* "존재의 아름다움 ; ... 이 지구에 사는 생물은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의

   아름다움과 번영에 기여하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가 편안하게 살도록

   여러 생물이, 홀로 혹은 여럿이서 수고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 입는 옷은

   하늘에서 거저 떨어지지 않는다. 여러 생물이 그것을 만들기 위해 애쓴다.

   우리가 모든 동료 생물에게 감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240

 

"중국인으로 인해 우리의 신성한 땅엔 재밖에 나은 게 없지만,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이 잿더미 속에서 티베트는 우뚝 일어설 것이다." ~ 306

 

달라이 라마의 믿음 그대로 티베트의 해방과 독립이 꼭, 꼭... 이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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