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싱커블 에이지 - 끊임없이 진화하고 복잡해지는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의 시대
조슈아 쿠퍼 라모 지음, 조성숙 옮김 / 알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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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키신저 협회의 최연소 멤버, 타임지의 부편집장, 골드먼삭스 고문, 중국 칭화대

교수 등의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수학, 물리학, 생물학, 생태학, 경제학, 미술, 손자 사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들을 넘나들며 주제에 근접해 간다. 

저자가 자신의 책을 통해 간곡하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책의 부제에 잘 드러나 있다.

"왜 새로운 세계의 불안이 우리를 계속해서 놀라게 만들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책 속에는 헤즈볼라, 소련의 붕괴, 소니와 닌텐도, 구글의 탄생, 제1차 세계대전,

이라크 전쟁, 중동전쟁, 베트남 전쟁, 서브프라임과 금융사태, 9.11 테러전쟁 등의

20세기 이후에 인류에게 기억될 역사적인 사건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한마디로 멋지다.

 

과학자 페르 박에 의한 모래탑 가설에 따르면 쌓아 올린 모래가 작은 원뿔을 형성하는

순간 모래탑은 불안정성을 향해 자기조직화한다.

이 때 위에 얹는 모래알 하나로도 탑은 무너질 수 있다.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모래탑 에너지는 그 역동성으로 인해 질서를 혼돈으로,

혼돈을 질서로 바꿀 수도 있다. 

저자는 모래탑 사태의 대표적인 예로 소련의 붕괴를 들고 있다.

소련 전문가인 코츠와 웨이어에 의하면 소련 붕괴의 원인은 공산 체제를 벗어나고자

한 민중들의 압박이 아니라 엘리트들의 기득권 유지와 고르바초프의 계산 착오이다.

군 장교, 교수, 공직자들로 이루어진 노멘클라투라는 1917년 혁명 이후 소련의 일상사를

관리해왔다. 이 엘리트 집단은 전체 인구에 비하면 굉장히 적은 수였는데 고르바초프가

그들의 권리와 특권을 보호하던 체제를 개혁하기 시작하자 소련의 분열이 자신들에게

득이 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나라를 버리게 된다. 

소련의 붕괴는 소련 내부에 스민 서구 사상이라는 단순한 원인이 아니라 보다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호작용들의 결과인 것이다.

거대한 제국의 붕괴를 설명하는 모래탑 가설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사건들에도

적용된다. 세계는 불안정성을 향해 자기조직화하고 있으며 매 순간 새로운 변수는 세계

질서라는 모래탑 위로 떨어져 내리고 있다.

 

오늘날 세계는 혁명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우리 시대의 지도자들이나 지성인들은 여전히 낡은 관점과 사고방식에

예속되어 세상에 대한 오판을 거듭 하고 있으며 시대가 요구하는 언어와 창의성,

혁명 정신이 결여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對)테러전은 테러 종식은 커녕 위험한 테러리스트의 수를

늘려 놓았다. 핵무기 확산을 중단시키기 위한 시도는 오히려 여러 나라로 하여금

핵폭탄 개발을 더욱 가속화시켰고 전 인류의 삶을 개선하고자 했던 글로벌 자본주의는

오히려 빈부의 격차만 심하게 벌려 놓았다.

금융 위기의 해결 방안이라는 것이 도리어 위기를 불러 오고 생물종 보호를 위한

친환경 기법들이 종의 멸종을 초래한다. 중동 평화 계획이 평화를 감소시킨다.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전통적 사고의 폐기처분은 필연적인 일이다.

테러리즘, 지구 온난화, 대량 살상 무기의 확산, 경제 혼란 등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먼저 복잡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고려한 다음 세계를 바라보는 색다르고 유용한

시각을 제시한다.

놀라움과 혁신이 가득한 시대에 혁명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미 새로운 질서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있다.

 

****** 창의적으로 생각, 틀을 깨는 방식을 적용, 성공한 사례들

* 스타인을 비롯한 사람들 ; 스타인은 제 1차 세계대전을 '입체파 전쟁'이라 부르면서

전쟁 외적인 모습 이면의 것을 설명하고자 했다.

피카소의 그림, 말러의 교향곡, 프로이트의 정신 상담 사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등은 역사와 문화, 과학에 대한 새로운 시선으로 20세기의 지도를 작성 하였다.

그들이 볼 수 있었던 신세계를 당시 권력가들 대부분은 현재의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낡은 사상에 사로잡혀 볼 수가 없었다.

20세기가 물리학과 회화와 저술에서 새로운 표현 방식을 요구하듯이 정치와 경제학에도

비슷한 요구를 하였지만 당시 지도자들은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오늘의 21세기 역시 시대에 맞는 정치와 금융 수단을 요구하고 있다.

 

* 레바논의 헤즈볼라 ; 헤즈볼라는 효율성과 조직력을 발휘하면서 거의 30년 동안

이스라엘과 국제 세계의 압력을 이겨냈고 적과 싸우기 위한 강력한 전술을 개발하였다.

그들은 레바논 시아파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역에 거주하면서 민간의 일상생활과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운영하며 집의 배관을 고쳐 주고 아이가 코란을 읽지 않으려

할 때도 나서서 해결해 준다.

헤즈볼라의 생존에는 거리의 자폭 테러도 큰 도움이 되었지만 이에 못지 않게 변기

수리와 초등학교 건설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레바논 안팎에서 가해지는 압박에도 불구하고 헤즈볼라가 20년 넘게 살아남은 것은

혁신에 대한 집념과 탄력성이라는 느린 변수에 대한 본능적인 대처방법이었다.

 

*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모리츠 ; 인터넷 회사를 발굴하는 모리츠는 다른 10여 개의

투자사들이 투자하지 않기로 한 신생 회사, 미숙한 스탠포드 대학생 둘에게 1250만

달러를 투자했다.

6년 후, 모리츠의 세쿼이아가 구글에 출자한 투자액의 가치는 수십억 달러로 불어 났다.

실리콘밸리는 80 %가 철저히 실패하는, 전쟁과도 같은 곳이다.

검색시장을 장악했던 야후는 구글로 인해 버려졌고 휴대전화용 마이크로 칩 시장을

지배하던 모토롤라는 인텔에게 시장을 잠식당했다.

모리츠의 구글 투자는 신화 창조였다.

그는 기술을 사고의 중심에 두지 않았다. 대신에 벤처 회사와 환경 모두를 관찰하고

필요할 때마다 신속하게 회사를 환경에 적응시켰다. 그의 투자철학은 속독법이다.

즉, 투자할 벤처회사들의 특징을 쪼개서 분석하지 않고 전체적인 맥락에서 조망한다.

그는 벤처 창립자들의 감정을 공유하는 능력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감정이입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수적인 요소이다.

부단히 변화하는 세계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위 환경과 상호작용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눈앞의 대상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파악하는 안목을 기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자녀든, 물리학이든, 세계 질서이든 예외가 없다.

안목을 기른 연후에야 진정한 창조의 작업이 시작된다.

 

* 이스라엘의 정보부장 파르카슈 ; 파르카슈는 전화 도청, 이메일 감시, 정교해진

위성사진 등은 중요한 것을 무시하는 치명적인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무관해 보이거나 처음 보는 사소한 문제가 가장 위험한 상황과

충격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사소한 문제들 즉, 베이루트의 시민들이 쇼핑하는 것을 보고 경제상태를 해석하고

다마스쿠스에서의 지식인 계층의 삶에 대한 관심, 시리아 내의 이라크 난민들이

어떻게 정착하는가와 같은 문제들을 통해 적을 관찰하였다.

또한, 상대 조직의 진화를 담당하는 네트워크의 핵심 중추를 제거해 수백 개의

이슬람 테러 단체들을 무너뜨렸다.

 

* 교토에서 게임 산업의 판도를 바꾼 혁신가 ; 닌텐도사의 미야모토는 기발함과

창의성의 대명사이다.

그의 유아용 행거는 천을 감싸고 말아 옷걸이 부분은 동물 머리 모양으로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창의성을 믿어 준 닌텐도사에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안겨 주었다.

값비싼 고성능 칩을 장착한 게임기가 아닌 닌텐도의 위Wii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값비싼 게임기를 가뿐히 추월하였다.

그는 상상과 꿈, 아이디어를 결합해서 엄청난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었다.

 

* 브라질 기업 셈코의 사업가 세믈러 ; 1980년대 브라질은 초인플레이션의 시대였고

세믈러는 930%의 이자율로 대출 받은 적도 있었다.

회사가 도산당할 막다른 골목에서 그는 이익분배율을 높이고 경영진의 연봉을 40 %

삭감하며 노조 대표가 회사가 발행하는 모든 수표에 공동결제하는 방식을 도입하였다.

결국 셈코는 최악의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이후 자유경쟁 체제를 도입, 직원들을 독립 계약자로 전환하여 스스로 연봉과 근무

시간을 정하게끔 했다.

경영진의 연봉이나 이익률, 기업비밀을 공개하고 신제품의 생산과 제품의 가격을

직원들이 결정하게 했다.

직원들은 파업을 줄였고 셈코는 브라질에서 가장 고속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되었다.

 

우리는 역사가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 도달하는 그런 순간에 살고 있다.

우리 역시 역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책은 희망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지금 할 수 있는 일, 스스로 할 수 잇는 일이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복잡한 변수들이 많아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적응력을 키우고 세계의 발전에 힘을

보태는 나만의 방법을 계발하는 일이다.

낡은 생각과 세습된 생각들을 버리고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전체적으로

통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저축률을 높이고, 아이들을 세계적이며 경쟁력 있게 교육시키고, 이웃과 새로운

친구에게 손을 내밀고 이기적이지 않은 지구인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등

개개인 모두 탄력적으로 살기 시작할 수 있다.

감정이입 능력을 강조하는 저자에게서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그 이면의 세계,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 보라는 어린 왕자의 말이 떠오르는 것은 우연한 것이 아니다.  

희생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미국은 9.11에 보복 공격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그들 나라의 학교나 병원에 똑같은

수준의 지출을 행할 수도 있다.

이러한 노력은 무역과 경제 정책에도 적용되는데 끝없는 인내심을 요구한다.

우리는 상상도 못할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키워야 한다.

빈곤한 나라를 보살피고 손을 내밀어 도와주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몇 년을

투자할 수도 있다.

모든 선한 노력들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정확하게 어디에서 진정한 열기가 등장하고,

어디에서 불꽃이 환하게 타오르며 그 불꽃이 무엇을 태울지 예측할 수 없다.

저자는 결국 이 책을 쓴 이유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선언한다.

 

"지금의 불안하고 두려우며 동시에 희망적이기도 한 새로운 질서 속에 살면서

우리가 매일같이 부딪치는 질문이다. 당신은 스스로를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음의 질문에 바로 답해야 한다.

이 시대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 ~ 336-3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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