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헤이트 발렌타인데이 - I Hate Valentine’s Da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발렌타인 데이를 겨냥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헤이트 발렌타인 데이>는 아무 부담없이
영화관에서 웃다 오면 되는 영화이다.
달콤한 발렌타인데이에 ‘헤이트’라는 역설적인 표현이 있어 살짝 호기심이 생기고,
두 남녀의 밀고 당기는 게임이 있다지만 이미 헤피엔드를 예감하며 보는 것이라
조금은 싱겁기도 하다.
<나의 그리스식 웨딩>에서 사랑에 둔한 노처녀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였던
니아 발다로스가 각본, 감독, 주연까지 1인 3역을 맡아 열연하고 그녀의 상대역이던
존 코벳이 상대역인 그레그를 맡았다.
연애 방식과 남녀간의 생각 차이가 한국적인 정서와 그다지 다른 것 같지 않아
익숙하게 느껴진다.


유능한 플로리스트 제네비브는 연애박사로 주위의 사람들에게 연애에 대한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만나는 남자들과 5번의 데이트만 하고 쿨하게 헤어지는 그녀는 자타가
공인하는 연애고수이다.

언제나 이벤트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꿈꾸고 새로운 연애 상대를 찾는 그녀는 겉으로
보기에는 밝고 자신만만하다. 그런 그녀가 임자를 만난다.
여자를 잘 모르는 순진남 그레그를 만나면서 그녀의 원칙이 와르르 무너진다.


그레그는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멋진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마시며 분위기를 만들고
빨간 부츠를 선물하기도 한다.
바에서는 임의로 뽑는 좌석 번호에 따라 즉석 노래방이 펼쳐지는 경험도 공유하고,
집으로 초대하고 로맨틱한 2박 3일을 보낸다.
( 아~~ 그런데 왜 이벤트는 남자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순진한 남자들이 언제까지
여자들의 요구를 다 들어줘야 할까... 아들 둘을 키우는 나는 왠지 손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일요일 밤, 개그콘서트에서 남자들의 반란에 깊이 공감하는 아들 둘 가진
엄마인 나로서는 다소 치사하기는 하지만... 손익계산을 하게 된다.)
5번의 만남이 끝난 후, 그녀는 원칙과 룰은 아니지만...그와의 만남을 지속하고 싶다.
그레그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는 소심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머뭇대고...
그녀는 자존심과 두려움 때문에 다가서지 못하고 그레그 주위를 맴돈다.


그녀는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상대와 가까워지는 것이 두렵다.
아빠의 바람기로 이혼한 엄마를 바라보며, 울며 매달리던 엄마를 보면서 결혼과 사랑에
대한 실체를 부인한다.
과거의 상처 때문에 아버지에 대한 사랑, 미움과 원망이 뒤섞여 있으며 자신은 엄마와
같은 생을 되풀이 할 수 없다는 의식이 깊이 새겨져 있는 탓이다.
그녀의 안에 도사린 두려움은 과거와의 화해, 아버지에 대한 용서 없이는 제거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과거의 상처와 아픔 때문에 고통을 겪는다.
과거에 대한 화해와 용서가 있어야만 인간은 비로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아내의 입냄새와 아이들의 울음소리, 지지고 볶는 일상이지만 돌아갈 집이 있다는
아저씨의 말을 듣고, 그녀는 아버지를 찾아가 과거의 상처와 화해하고 아버지를 용서한다.

뉴욕의 마천루와 그레그가 모험을 즐기는 컨셉으로 찾아갔던 바의 모습, 우아한 레스토랑,
독특한 전시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추상적인 그림들, 제목과 그림의 연관성을 아무리
찾아 보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다)를 보는 재미가 있으며, 제네비브의 의상은 무척이나
화려하다.
평화로운 공원의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