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아상 엄마 - 딸이 읽고 엄마가 또 읽는 책
백은하 지음 / 동아일보사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그녀의 엄마는 도둑이 화분에서 화초를 뽑아 간 것을 보고 편지를 써서

화분들 사이에 꽂아 두었다.

"사람도 집을 바꾸면 적응하는데 힘 드는 것처럼 화초도 그래요.

다음에 가져갈 땐 화초째 가져 가세요."

젊은 날, 남편을 보내고 홀로 4자녀를 키운 지은이의 엄마는 소녀처럼 감성적이고

태권도를 배우고 싶어할 만큼 호기심도 많다.

 



 

지은이는 꽃잎그림 작가이다. 꽃잎으로 사람을 표현하는데 독특하면서도 아름답다.

책의 갈피 갈피에는 엄마의 사랑 만큼이나 따스하고 정감 넘치는 그림들이 가득하다. 

다양한 색색의 꽃잎들과  일상의 모든 것들을 재료로 작품이 된, 책 속의 풍경들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자는 세상에서 제일 만만한 엄마에게 우습게 보고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신경질내고

함부로 무시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세상에서 가장 정다운 일은 엄마를 가슴에

꼭 껴안는 일, 엄마를 사랑하는 일이라고 고백한다.

지은이는 몇 해 전 엄마를 바다에 모시고 갔다고 한다.

햇살이 부서지는 바다를 향해 엄마의 한마디 "네가 할 효도는 다 했다."

나는 그런 효도를 못해서 참말 슬프다...

나는 엄마 살아 생전에 무엇으로 엄마를 기쁘게 해 드렸을까...

 



 

지은이는 일이 힘들고 지치면 엄마가 사는 춘천으로 간다고 한다.

찾아갈 수 있는 엄마가 지척에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나는 작가가 부러웠다. 나는 엄마에게 기억에 남는 효도를 한 적이 없다.

지금은 할 수 있을것만 같은데 계시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껏 효도할 수 있는 작가가 부럽고 찾아가는 엄마가 있는 것이

부럽고 젊은 나이인데도 효도하는 것이 부럽고 엄마에게 이 책으로 헌사를 할 수 있는

것이 부러웠다.

엄마가 계시지 않아서 효도를 할 수 없는 나는, 대신 아들들에게 효도하라고 말한다.

내가 가고 난 뒤 자식들이 회한으로 슬퍼할까 봐 안스러워서이다.

"너네는 다행인줄 알아. 효도할 엄마가 있으니. 나는 너네들이 제일 부러워.

엄마가 아직 살아 있잖아.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이 엄마한테 잘해. 알았지?"

 



 

어머님이 저하고 마주 긴 의자에 앉아 어머님의 양말 끝을 코바늘로 뜨고 계시게만

된다면 저는 제 삶의 절반이라도 내놓겠어요." ~~ <인간 카잔차키스>중에서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 나절 반 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단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의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 정채봉의 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