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렌이 스코트 니어링을 만날 당시에 그는 자본주의에 정면으로 대항하고
반전운동을 벌인 명목으로 주류사회에서 배척당하고 있었다.
그들 부부는 1932년 버몬트의 낡은 농가로 이주한다.
50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그곳에서 필요한 먹을거리는 스스로 경작하고 최소한의
것으로 자족하며 풍요로운 삶을 누렸다.
저자의 삶은 평생을 내가 꿈꿔 오던 삶이기에 그녀의 글에서 많은 가르침과
감동을 받을 수가 있었다.
자연과 함께 조금씩 먹고 덜 쓰면서 욕심없이 자족하는 생활... 내가 가장 바라는 삶이다.
그들은 삶의 매 순간을 치열한 각성 속에서 살았고 오늘날 나같은 사람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스코트는 100세 되던 해에 음식을 서서히 끊음으로써 자신의 목숨과 작별했다.
죽음을 택하는 방식 역시도 깊은 감동을 주었다.
삶에도, 죽음에도 연연하지 않는 의연한 자세가 무척 존경스럽다.

이 책은 요리책이지만 단순한 요리책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소박한 식탁을 통하여, 단순하고 소박한 요리법을 통하여 과식과
육식에 찌든 현대인들의 식습관을 고칠 것을 제언한다.
자연 친화적인 음식,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와 깊은 통찰력에 가르침을 받고 싶은 모든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그녀는 책에서 나오는 요리법들을 전해주기 위해 수많은 요리책들을 읽고 지혜로운
옛 인용문을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책 속에는 야채를 이용한 각종 수프, 샐러드, 허브와 양념, 야채와 과일 주스,
각종 저장 음식, 남은 재료로 만드는 캐서롤 등의 단순하면서도 재료의 영양 가치를
최대한 살려 주는 요리법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쉬우면서도 몇가지는 주변에 있는 간단한 식재료들로도 당장에 만들 수가 있어
복잡한 서양요리를 두려워하는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무척 유용한 요리정보들이다.
가족의 건강과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우리가 무슨 권리로 자연의 경이를 소비할까? 식물은 땅에서 중요한 존재이다.
나는 나무를 자를 때면 나무에게 인사를 보낸다. 데이지나 팬지꽃을 뽑을 때나
사과나무를 깨물 때면 내 마음은 오그라든다.
내가 뭐길래 그들의 생명을 뺏는단 말인가? 우리는 지상의 모든 것에 연민을 갖고,
최대한 많은 것에 유익을 주고, 최소한의 것에 해를 끼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 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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