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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와 에로스.. 제라르 작품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시인과 화가, 조각가등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불어 넣었다.
또한 서구 문화와 역사의 보고이면서 여전히 우리 생활에 영향력을 발휘한다.
신화 속의 신들의 모습은 인간의 생각과 삶을 반영하고 있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재미와 흥분의 세계로 초대된다는 느낌이 강렬하다.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땅을 중심으로 세계를 조망하고, 세계에 대한 인식을
확장해 갔다.
더불어 신화의 세계를 꿈꾸고 만들었으며 신앙의 경지로 이끌었다.
책의 서장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만든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 신화를 소재로 한 그리스
비극, 아폴론 신전과 신탁 등에 대해서 소개한다.
이후 14장에 걸쳐 제우스가 패권을 잡기까지의 신들의 전쟁, 프로메테우스, 아프로디테,
페르세우스, 헤라클레스, 테세우스, 트로이 전쟁, 오디세우스 등등 익숙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신화 속의 인물들과사건들에 대해 다룬다.
각 장의 끝마다 내용을 보충하거나 핵심을 정리하여 전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의 장점은 신화의 내용이 인간들의 삶을 반영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임에도 불구하고
신들의 복잡한 족보와 수많은 지명,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등장인물 등으로 인해 읽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던 단점들을 보완해서 이해하기 쉽게 만든 것이다.
각 장마다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신과 인간의 관계, 신들끼리의 관계를 나타내는 도표,
그림과 사진, 지도들이 들어 있으며 팁으로 신화 속의 말이 오늘날 어떤 용어로 변천되었는지
표시되어 있다.
광범위한 신화의 세계를 이 한 권의 책으로 다 드러낼 수는 없지만 신화의 내용들을 상상하면서
수준 높은 명화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그림들을 보다 보면 아름다운 신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결박당한 프로메테우스.. 야콥 요르단스 작품
결점이 많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줌으로써 제우스의 분노를 사게 된 프로메테우스... 그는
산 암벽에 쇠사슬로 묶여 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힌다.
후일 영웅 헤라클레스에 의해 구출될 때까지 그 고통에서 해방될 수 없었다.

제우스와 시녀 이오를 발견한 헤라.. 피터라스트만의 작품
제우스가 바람기로 인해 많은 자손을 두게 된 데에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
고대 그리스의 왕가와 귀족들이 자신들의 조상을 최고신인 제우스로 삼아 가풍의 권위를 세우려
했기 때문이다.
정실부인 헤라의 질투로 인해 제우스의 여인들과 그 자식들에 대한 복수 이야기는 신화 곳곳에
나온다.

헤라클레스의 죽음.. 귀도레니 작품
헤라의 시기심으로 광기에 들린 헤라클레스는 자식들을 모두 죽이게 된다.
신탁을 받은 그는 12가지 과업을 달성하고 자유를 찾지만 맹독이 섞인 '네소스의 피'를 바른
속옷을 입고 죽는다.
신들은 영웅인 그를 받아들여 그는 신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신탁의 예언대로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 자식들을 낳게 되는 오이디푸스...
사실을 알게 된 아내이자 어머니 이오카스테는 목을 매 자살한다.
그는 진실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의 두 눈을 찔러 장님이 되고 속죄의 고행을 떠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가장 비극적인 인물이라 여겨지는 오이디푸스는 신탁을 피하기 위해
버려졌지만 그 신탁을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슬픈 운명을 보여준다.
운명을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의 한계... 참 슬프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으로도 유명한 신화이다.

피그마리온과 갈라테이아.. 브론치노 작품
키프로스의 조각가인 피그마리온은 여성들을 혐오하여 독신을 고집하였다.
갈라테이아를 조각하면서 사랑에 빠진 그는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조각상에 생명을 넣어 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하여 소원을 이룬다.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마리온]의 소재가 되어 '마이 페어 레이디' 라는 뮤지컬과 영화의 원작이
되었다.
미국의 교육심리학자인 로젠탈은 "인간은 칭찬과 기대를 받으면 그 기대대로 된다."는 이론을
제창하고 '피그마리온 효과'라고 이름 지었다.
바라는대로, 기도하는대로 이뤄진다는 말은 맞는 것 같다.
조각상이 숨을 쉰다는데 살아있는 사람에게 숨을 불어 넣는 일이 뭐 그리 어렵겠는가...
자식을 키운다면 피그마리온 효과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신화 속의 수많은 인물과 사건, 신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사람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신화 속의 이야기들은 때로는 잔혹하고, 때로는 황당무계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의 가르침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불가능한 일인 것 같지만 끊임없이 바라고 구할 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피그마리온의
이야기, 온갖 고난과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을 뒤로 하고 20년 만에 그리워하던 고향에 안착하는
인간 오디세우스의 생애, 고통을 당하면서까지 인간을 위해 헌신한 프로메테우스나 모든 악들이
퍼져 인간이 불행하게 된 마지막 순간에도 포기할 수 없는 판도라 속의 희망을 붙잡는 일 등은
신화에서 보여주는 가르침의 절정이다.
책을 보는 내내 아름다운 그림들과 친절한 설명 덕분으로 눈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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