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는 간곡하게 말하고 있다.
풍요의 경제학에서 행복의 경제학으로!
GDP, GNP에서 GNH (Gross National Happiness~국민행복지수)로! 넘어가야 한다고.
'물건이나 돈의 양'에서 '행복한 정도'로 그 기준을 옮기자는 말이다.
경제학이 경제 그 자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 아닌,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는
'행복의 경제학'을 만들자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개인들이 먼저 행복한 세상에 대한 꿈을 꾸고 행복한 세상이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해야 할 것 같다.
물건을 정리하고 버릴 때마다 나는 죄의식을 느낀다.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다고 느껴진다.
이렇게 불필요한 물건들을 많이 지니고 살 필요가 있는가 라고 항상 묻고 반성해 보지만
버릴 물건들이 자꾸만 쌓여 간다.
지구인의 한사람으로 살아야 하는데...
화석연료를 아끼고 걸어 다니고 덜 쓰고 아끼고, 나로 인한 소비, 내 가족의 소비를 최소화하자...

여태까지는 부와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해 많이 가질수록 행복해진다고 믿어져 왔다.
한 나라가 생산한 재화와 용역을 모두 합한 GNP의 수치가 올라가면 행복도가 커진다는 단순한
믿음이다.
GNH는 부탄왕이 1973년 "경제적인 대차대조표 대신 국민들의 행복도를 기준으로 나라의 발전도를
측정하겠다."는데서 처음 나온 말이다.
부탄에서의 삶은 TV, 인터넷, 자동차 등의 편리한 문명에서 벗어나 불편하고 느리지만 살아
있다는 생생함과 즐거움이다.
부탄에서는 자연의 순환에 따라 흘러가는 시간이 인간의 일상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의 옛날 선조들의 삶의 모습도 부탄의 그것과 비슷하다.
뚜렷한 사계절의 절기에 따른 농사를 지었고 자연의 순환에 맞춰 가며 살았다.
이른 새벽에 일을 하고 해질 무렵이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비록 보릿고개 흉년으로 배는 고팠지만 지금처럼 험한 세상살이로 고달파하지는 않았다.
자연에 순응하고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순박하게 한평생을 살아 갔던 선조들의 삶이 오늘날
우리들의 삶과 비교하여 더 행복했던 것 같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많이 가지는 것이 행복과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말이 맞는 셈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땅과의 조화,
주변 사람들과의 깊은 유대감, 그리고 얼마나 느린 시간을 살아 내느냐에 달렸다고 한다.
부유한 삶이 아니라 충만한 삶을 말하는 것이다.
영국에서 2006년 조사한 178개 국의 행복도 조사에서 한국은 103위, 일본은 90위, 부탄이 8위인
것을 보면 경제성장의 정도가 그나라 국민의 행복 만족도에 끼치는 영향력이 거의 없다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경제성장이 사람들을 풍요롭게 하고 보다 부유하고 행복하게 한다고 생각되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정치가의 인기와 높은 경제성장률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클린턴, 부시가 그랬고 이명박 대통령도 7% 경제성장률을 공약으로 걸어 압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저자는 GNP의 상승= 경제성장에서 표방하는 부와 자유의 이면에 숨겨진 강제와 폭력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경을 파괴하는 물건들, 건강에 해로운 물건들, 사람을 폭력적으로 만드는 물건들이 주변에
넘쳐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람들 각자가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미의식으로부터 '가지고 싶은 물건 목록'
뿐만 아니라 '있어도 없어도 좋은 물건 목록' 나아가서는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물건 목록'을
만들기를 권한다.
세상이 더 좋은 곳으로 변화하기 위해서...
경제학자 슈마허는 진정한 경제학은 "보다 적은 소비로 보다 큰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의하면 오늘날 요구되는 것은 수단의 연마가 아니라 목적 그 자체를 새롭게 세우는 것이다.
물질적인 풍요라는 이제까지의 목적을 진정한 풍요로 바꾸어 놓는 것이다.
정신적인 풍요, 대자연의 풍요,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의 풍요,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솟아나오는 행복의 풍요...

저자의 결론은... 사랑, 그리고 시간이다.
어린 왕자에게 여우는 말한다.
"너의 장미가 그토록 소중하게 된건 , 바로 네가 그 장미꽃에게 많은 시간을 들였기 때문이란다."
"인간이란 놈들은 이젠 그런 사실을 눈치챌 여유도 없단 말이지."
저자는 '슬로 라이프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는 것이 진정한 부이자 풍요라고 생각하는 삶이다'
라고 정의한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내 자신도 돌아볼 여유가 생기고 남의 아픔과 고통도 훨씬 잘 보일 것이고
사람들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게 되고, 존중과 배려의 마음도 훨씬 커질 것 같다.
느리게 살기, 느리게 가면서 주위를 둘러 보며 살기, 느린 삶을 살아야겠다.
느린 삶의 선택은 순전히 나의 선택이자 결단이다.
꼭 꼭 느리게 살기...그래서 행복해지기...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서로의 손을 잡고, 서로를 인정하며, 서로 나누고 서로 도우며
사는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며 행복이다. 그런 소중한 관계를 위해 우리는 시간을 듬뿍
쏟는 작업이 필요하다. 낙낙히 쉬는 시간, 즐거운 시간, 유쾌한 시간, 포근한 시간,
마음 편한 시간, 로맨틱한 시간, 창조적인 시간, 몰입하는 시간, 가슴 설레는 시간...
경제성장이나 효율성과는 무관한 '시간의 소비' 를 우리들 삶 속에 늘려 나가는 것.
돈 부자가 아니라 시간부자. 그것이 슬로 라이프가 말하는 '풍요'이다.~~ 230-2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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